
제목 : 아기 노리와 오두막 할머니
글•그림: 김정숙
출판사: 한그루책
김정숙 작가가 쓰고 그린 『아기 노리와 오두막 할머니』 그림 동화책이다. 한국 창작동화 책을 구하기 힘든 이곳에 책이 배달 되는 것은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이 기쁘다. 특히 그림동화는 더 그렇다. 이북을 많이 사보지만, 그림동화는 거의 이북이 없다. 책의 홍수 속에서 내 아이에게 유익한 책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필자가 추천하는 책들을 읽는다면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아기 노리와 오두막 할머니』는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도 훌륭하지만, 글 내용 또한 따뜻하고 유익하다. 아기 노리(노루)가 철조망 밖에 비친 거울에서 엄마를 본다. 한 번도 자신을 보지 못한 노리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엄마로 착각한다. 거울 속 엄마 몸에 있는 반달 점을 보는 순간 외친다.
“엄마다!”
아기 노리는 너무 놀랍고 기뻐서 가슴이 벌렁거렸어요.
아기 노리는 제 몸에 반달점이 박힌 것을 몰랐어요.
그래서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엄마라고 생각한 거였지요.-5p
거울에서 엄마를 본 이후 엄마를 더 그리워하다 엄마를 찾아 목장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높은 철조망을 넘기란 어린 노리에게는 무리다. 몇 번이나 철조망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본 노루 아저씨가 등을 내밀어 노리가 철조망을 넘게 도와주며 말한다.
“도와줄게. 대신 약속해, 꼭 돌아와야 한다.”
산길을 헤매다 길 위의 자동차 불빛을 보고 괴물이라 하며 무서워 길을 건너지 못한다. 고라니 아줌마의 도움으로 무사히 길을 건너지만, 전에 엄마가 백록을 찾아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고 했던 엄마 말이 생각나 백록을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매다 오두막의 불빛을 보고 상처투성이의 몸을 이끌고 찾아간다. 오두막 할머니는 노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따뜻한 호박죽을 쑤어 준다.
“따뜻할 때 어서 먹으렴.”
아기 노리는 허겁지겁 호박죽을 먹어 치웠어요.
혀를 내밀어 입 주위에 묻은 호박죽도 핥아 먹었어요.
할머니가 얼른 빈 그릇에 호박죽을 채워 놓았어요.-3p
그리고 오두막 할머니는 노리에게 왜 산속을 헤매었냐고 물어본다. 노리는 엄마를 찾기 위해 백록(하얀 사슴)을 만나 소원을 빌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기 노리와 오두막 할머니』 이 책에서는 흰 사슴이 산다는 한라산의 전설을 바탕으로, 할머니의 입을 통해 한라산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흔아홉 골짜기나 되는 한라산에서 백록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다음 날 아침 할머니가 깼을 때 노리는 엄마를 찾아 떠나고 없다. 과연 노리는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모험심을 심어주고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심어주는 따뜻한 이야기다.
요즈음 엄마가 없거나 헤어져 사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이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리를 통해 담아냈다. 참 따뜻하고 울컥하는 울림이 있는 이야기다. 아기 노리의 용감한 도전을 통해 엄마를 찾을 수 있기를 어린이 여러분과 함께 응원해요.
책 속으로
할머니가 물었어요.
“여긴 어떻게 왔니?”
“산을 오르고 있었어요.”
“이 밤에? 산은 밤에 오르는 거 아니야.”
“밤에 나온 건 아니에요.” _4p
“왜 백록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구나.”
“전에 엄마에게 들었어요.
백록에게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댔어요.”
할머니가 다정하게 물었어요.
“소원이 뭔지 물어봐도 되겠니?”
“우리 엄마 만나는 거요. _12p
김정숙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스토리텔링 학습지도로 공부방을 운영했고, 초, 중등, 인턴교사를 했다. 2008년 〈한라짱 몽생이〉로 등단하여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펴낸 책으로는 기행 수필집 《음악이 흐르는 바다카페》(2014), 동화집 《물결아줌마 치맛자락》(2015), 《구젱기 짝꿍》(2018), 그림책 《곶자왈 몽생이》(2020), 《마법을 부리는 지구별》(2021), 《구름 강아지》(2022), 《아기 노리와 오두막 할머니》(2025)가 있다. 현) 해동문학 회원,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