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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8. 2025                                               |  기고  |                                               <밴쿠버 시사 칼럼 7>



                                                        MZ 세대 한인회



                                                                                                                              글쓴이 | 이원배
                                                                                                                      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년회 회장/수필가


               2025년 7월 12일 오후 4시 버나비 노스로드 부
              근 한 중식당에서 제45대 강영구 한인회장의 이임
              식과 제46대 박경준 신임회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어느덧 밴쿠버 교민사회에서 두터운 시니어층으
              로 자리잡기 시작하는 베이비붐세대(1950년-1964
              년생)의 한 사람으로써, X세대(1965년-1979년생)
              도 넘기고 MZ 세대(M세대;1980년-1994년생, Z 세
              대: 1995년-2009년생)의 한인회장 등극(?)을 바라
              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 지면서도 한 편으로
              는 가슴 뿌듯하다.
               누가 명명하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6.25전쟁 이
              후 증가한 출생률에 근거하여 처음 베이비부머라
              는 세대가 탄생했고, 뒤를 이어 M세대(Y세대의 다
              른 이름), Z세대가 등장했는데, 46대 한인회를 구
              성하는 임원 및 이사진들이 모두 MZ 세대로 교체
              된 것이다.
                1966년 밴쿠버 연합교회 이상철 목사가 한인회
              를 설립한 이래 30대 후반의 한인회장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충격적이면서 신선
              하다.
               필자가 밴쿠버로 온 것은 2003년이지만 한인사
              회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00년대 후반이었다.
               그때부터 한인회 관련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나
              더니 나중에는 점입가경, 서로 법원에 고소하고, 헤
             이스팅스에 있는 한인회관에 누군가 무단 침입하
             여 기물을 파괴하고, 주요 자료들을 훔쳐가고, 난
              장판이 벌어지더니 나중에는 노인회까지 가세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교민들이 모두 등을 돌
              리게 되었다.
               선대들이 피땀 흘려 쌓아놓은 공든 탑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지는 못할 망정, 뿌리 채 흔들지는
              말았어야 하는 데 작금의 현실은 버젓한 건물이                   은 노력을 했는 데 괄목할만한 업적 중 하나는                   나로 합칠 예정이다.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 한인회 행사는 동가                  2024년의 밴쿠버 주요단체 연합 송년회였다.                     박물관 따로, 문화회관 따로 하면서 서로 힘겨
              숙 서가식하는 처지에까지 와버렸다.                          한인회를 비롯, 민주평통, 서부캐나다 무역인협회                 루기 하듯 한 양상은 절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한 줄기 서광이 보인 것은 2023년 당시                (OKTA), 국제한인여성네트워크(KOWIN), 한인장                 전후세대라고도 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높
              30대 후반의 MZ세대인 강영구 회장이 제45대 한                학재단 등이 함께 한 송년회는 주최측징 여섯 단                  은 교육 수준의 고학력세대이자 다양한 사회운동
             인회장에 취임하면서 부터였다.                             체는 물론 밴쿠버 한인 단체가 총체적으로 참여                   및 문화운동을 주도한 세대이다.
               교민들이 외면하던 한인회의 신뢰회복을 위해 많                  한 화합과 단결의 장이었다.                              그리고 80~90년대 한국 경제를 크게 발전시켰던
                                                           안타깝게도 필자가 봉사하는 늘푸른 장년회는                    세대이기도 하다.
                                                          당시 1년전부터 장소예약이 되어 있어 부득이 따로                  그리고 MZ세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인
                                                          송년회를 가졌지만, 2025년도도 연합송년회를 하                 터넷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로, 모바일 활용 능
                                                          게 된다면 필히 함께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력이 뛰어나며, SNS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왜냐하면 인간관계란 함께 식사하며 웃고, 떠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소통하는 세대. 동시에 불
                                                          들고, 여흥을 즐기고 하는 가운데 쌓였던 미움과                  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시기와 분노의 장벽들이 눈 녹듯 사라지기 때문                   명확하고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세대. 자신의
                                                          이다.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강영구 회장의 뒤를 이어 박경준 회장도 참신한                  경향이 있어서 회사나 CEO에게도 피드백을 요구
                                                          기획력과 젊은 투지로 한인사회를 한 걸음 더 발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으며, 불만이나 의견을 솔직
                                                          전시켜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게 표현하는 세대. 이 두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늘푸른 장년회와 청년회가 주관하는 ‘캐나다                   협동하고 후원하게 될 밴쿠버 한인사회는 이제 통
                                                          한인 문화유산 박물관’ 건립 추진도 한인회에서                   일한국을 염원하며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 나갈 인
                                                          구상하는 ‘한인 종합 복지문화회관’ 건립과 맥락                  재를 양성하는 요람이 됨과 동시에, 상경하애上敬
                                                          을 함께 하기로 신임 박회장과 약속했다.                      下愛 하는 한국인의 미풍양속을 지키며, 높은 문
                                                           즉 한인회가 추진하는 한인 종합복지문화회관                    화수준을 자랑하는 일등시민의 자랑과 긍지가
                                                          이 어느정도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 두 사업을 하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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