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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시인이 보는 세상 COLUMN MAY/6/2022
음식에도 영혼이 있다.
글쓴이 | 전재민
시인/ 수필가/ 조리장
문학사랑협회 회원, 캐나다한국문협 회원
음식도 유행을 타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답은 방에서 뒤집개로 반으로 접은 오물렛을 봤을 때 웃 있는 커다란 통에 소스를 계속 끓이고 있었다. 양
예스다. 겼다. 저것도 오믈렛이야 하고 말이다. 홀랜다이 파를 까고 그 껍질도 넣고 당근 껍질 벗기고 그 껍
오늘 위슬러에서 내려온 전 직장 동료와 이야기 소스도 가루로 된 것을 뜨거운 물에 타면 되는 세 질도 넣고 닭 손질하고 나온 뼈도 넣고 소 손질한
하던 중에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특히 상업용 음 상에 살고 있다. 그레비 소스도 뜨거운 물에 가루 뼈도 넣고... 이것 저것 심지어 밥까지 넣었다. 그러
식을 조리하는 조리사는 조리에 대한 애정 또는 사 만 잘 풀어 주면 된다. 으깬감자인 매쉬포테이토 면 따로 밀가루 루를 만들어 넣을 필요도 없이 농
랑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을 만 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변했고 내가 그렇게 힘들 도가 맞았다.
들 때 느끼는 행복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게 배웠던 것들은 박물관에 놓인 박제품같다. 좀 양파 꽁지와 껍질. 양파 껍질 몸에 좋은 약이라 한
직업을 못 구해서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 한가하고 시간이 나면 당근 샷또를 만들었다. 호 참 유행한 적이 있다.
는 일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음식을 만드는 일을 박 샷또도 만들었다. 접시에 나가는 음식은 공식적 양파 껍질은 보관하기 전에 뿌리 끝의 흙을 헹구
그만 두기를 권한다고 말이다.음식을 만드는 것을 인 룰대로 왼쪽엔 흰 밥이나 감자 샷또를 2개씩 놓 고 쓴다. 양파 조각들도 쓰려면 소스와 함께 끓인
즐기지도 좋아 하지도 않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게 고, 가운데엔 당근을 오른쪽엔 호박을 놓았다. 물 다.물론 따로 끓여 두고 스톡으로 사용하는 것을
되면 전염병처럼 옆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까지 힘 론 그 아래엔 주 메뉴인 스테이크나 생선, 닭 가슴 추천하지만 주방 용 천으로 싸서 소스에 던졌다
들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음식을 먹는 고객은 살이 놓여지고 소스로 장식을 한다. 그것이 우리가 빼는 방법도 있다.
정말 억지로 먹는 음식 배고파서 끌어 넣는 음식 요리를 배울 때 호텔 요리였다. 한식 요리를 전시하 당근 꽁지나 남은 조각들. 이 소중한 야채는 약간
이 되는 것이다.뭐 거창하게 사명감 씩 이나 들먹 면서 작은 종지에 각종 젓갈과 나물을 삼베를 깔 의 단맛을 더한다. 그들은 볼로네이즈 소스에서 특
이지 않더라도 최소한 사랑하고 즐길 줄은 알아 고 정갈하게 담아낸 상차림에 신선함이 느껴지던 히 환상적이다.
야 한다. 시기였다. 새우 껍데기나 랍스터 껍질. 우마미를 원하십니까?
내가 처음 요리를 배울 때만 해도 코팅 후라이 팬 요즘은 총천연색의 컬러 풀한 색감과 케찹 병 같 이 껍데기들이 감칠맛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약간
이 없었다. 무쇠로 된 후라이 팬을 기름을 넣고 불 은 소스 통을 활용해서 점을 찍기도 하고 붙으로 비린 맛이 나고 깊은 맛이 나는 멸치나 새우 페이
에 달구어서 기름 코팅을 해서 계란 요리가 잘 달 소스를 그래 내기도 한다. 다양한 식재료는 물론이 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 멸치처럼 먹지는 말
라붙지 않도록 했다.물론 계란 요리 이외에 다른 고 다양한 국적의 요리들이 한 접시에 올라 오기도 라. 불쾌할 수 있다.)
요리를 하지도 못하게 한 작은 후라이 팬도 있었 한다. 올가닉 식재료 사용과 비건 즉 고기를 뺀 음 마늘 껍질. 바깥 쪽 종이 층은 버리고 마늘 과육
다. 물론 우리 어머니들은 이미 오래 전 부터 무쇠 식도 다양하게 많이 다루어 지고 쥐는이콩이나 두 에서 직접 떼어낸 끈적 끈적한 껍질에 집중하라오.
솥 뚜껑을 뒤집어서 후라이 팬으로 사용하는 지혜 부등을 이용한 가짜 고기가 고기 대용으로 쓰이기 그들은 특히 보완적인 마늘 맛의 힌트를 원하는
를 발휘하고 있었다. 무쇠 솥 뚜껑에 돼지기름을 문 도 한다. 세상이 변하고 음식을 하는 방법이 달라 경우 간단한 마리나라 소스에 특히 좋다.
지르고 부침개를 만들고 배추 전을 부쳤다.지금은 져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 버릴 뻔 한 허브 줄기. 바질과 파슬리 줄기는 거의
시절이 하도 좋아져서 밥도 밥솥이 알아서 하고 에 사가 음식을 만드는 것이 괴로우면 음식에 그 괴 잎사귀만큼 많은 풍미를 제공한다. 작은 뭉치로
어 후라이기에서 감자 튀김, 닭튀김을 구어 내는 시 로움이 다 들어 간다는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조 스탁이나 소스에 넣었다 건져내라. 맛이 달라진다.
대에 살고 있다.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리사가 즐거우면 음식도 즐거워 지는 것이다. 그냥 파마산 치즈 껍질. 좋아하는 스파게티 가니쉬의
어머니들이 부쳐 주던 가마솥 뚜껑의 부침개와 가 모양만 비슷하게 만든다고 음식이 아니다. 정성과 단단하고 밀랍 같은 껍질은 마리나라 소스나 일
마솥에서 한 밥 내음 진한 밥은 잊을 수 없다. 영혼이 들어 가 있지 않은 음식이거나 긴 노동시간 요일 그레이비 소스 속으로 녹아 들어 갈 때 짠맛
예전 주방에서 코팅도 안된 그 후라이 팬으로 오 으로 힘겨워 하는 조리사의 음식은 음식에 그 모습 이 나는 크림 같은 글루타 메이트가 많은 풍미를
물렛을 만드는 연습에 실패를 거듭하고 소금으로 이 다 반영된다. 낸다.
연습하는 법을 배워 럭비 공같은 오물렛을 만들었 스파게티를 삶을 때 나온 물을 버릴 필요가 없
다. 호치드 에그 즉 수란에 올라가는 홀랜다이 소 음식물 쓰레기통에 들어 갈 뻔한 재료들로 토마토 다. 영업장에선 삶아서 일인분씩 분리해 냉장고에
스를 만든다고 화이트 와인과 양파 썬 것을 넣고 스파게티 소스 맛을 더 내는 버리는 것 없이 쓰는 법 보관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것은 맛을 없게 만드는
졸이다가 계란 노른자와 버터 녹인물을 넣고 쳐서 일이다. 찬물에 씻지 않고 바로 소소와 버무려 주
홀랜다이 소스를 만들었다. 마요네즈도 홈 메이드 옛날에 프라자 호텔 철도그릴 메인 주방에서 주 어야 한다. 삶고 소스와 버무릴 때 조금 넣어 주면
로 만들어 쓰던 시대. 하지만 이민와서 캐나다의 주 소스인 브라운 그레비를 만들기 위해 주방가운데 풍미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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