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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10/2023                                                     COLUMN                                                WWW.VANLIFE.CA 13




















                                                        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11







                                                        글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



                [커피 이야기]  11회
                저번 화에서 입춘이라고 입방정을 떨었더니 이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 적으로도 꽃                 가득 퍼질 수 있도록 손님들에게 돌리며 손으
               번주에 바로 폭설이 내렸다. 역시 이래서 말조심                 향기가 나는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이디오피아                   로 부채질을 하기도 한다. 이후 커피를 지베나
               을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도 기온이 따뜻해서                 산 커피를 즐겨 마시곤 한다.                           (커피 주전자)에 약간의 소금과 함께 넣은 후
               금방 녹기는 했지만 차라리 개인적으로는 눈                     이디오피아 커피의 산미는 다른 지역의 커피                   잘 끓여서 스니 (Cini)라는 손잡이가 없는 커피
               이 오려면 날도 추워서 눈도 좀 제대로 쌓여서                  보다 높아서 보통 일반적인 쓴맛을 선호하거                    잔에 따른 후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이때 각 사
               아이들이 눈 사람도 만들고 썰매도 탈 수 있는                  나 좀 더 고소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람마다 세 잔의 커피를 앞에 주는데, 첫번째 잔
               게 차라리 더 좋다. 이렇게 어중간하게 눈 반 물                처음엔 호감도가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이디오                  은 처음 우려낸 커피 (가장 농도가 진한 커피),
               반 내리려면 오히려 비가 내리는 게 낫다고 생                  피아 커피가 가진 산미는 그냥 생각하는 단순                   마지막 잔은 마지막으로 우린 가장 연한 커피
               각 한다. 갑자기 추워진 이 기분을 좀 녹이고자                 한 ‘신맛 (식초 같은)’의 산미가 아니라 꽃 차                를 대접 한다. 첫 잔을 아볼 (Abol), 두번째 잔
               오늘은 좀 따뜻한 나라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                   (Floral Tea)나 과일향의 차 같은 뭔가 고급스             을 후앨에타냐 (Hueletanya), 마지막 잔을 베레
               록 하자. 생각만 해도 땀이 날 그런 나라, 이디                러운 산미를 내기 때문에 커피라고 생각 하고                   카 (Bereka)라고 한다.
               오피아 이야기다.                                  마시면 생소 할 수 있지만 차라리 차 (tea)를                 이러한 그들만의 특별한 “커피 세레모니”만 봐
                이디오피아가 커피의 발상지라는 것은 첫 화                   마신다고 생각 하고 마셔보면 그 매력에 깊이                   도 이디오피아에서는 커피가 단순한 음료의 개
               에서 잠깐 언급이 되었다. 이디오피아의 칼디 목                 빠질 수 있다.                                   념만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약간 흥미로
               동과 커피 열매를 먹고 춤추는 염소들이 커피                    이디오피아에는 특이한 “커피 세레모니” 라                   운 사실은 이디오피아는 국민의 60%가 기독교
               열매 발견의 기원이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예가                 는 커피 문화가 있는데, 이는 집에 귀한 손님                  인인데 커피를 나누어 마시는 과정에서도 손님
               체프, 시다모 등 주로 아라비카 종류의 커피가                  이 방문했을 때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우                   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 드리고 아멘 소리가 들
               생산되며 세계 4위의 커피 생산국이기도 하다.                  정과 환대의 표시로 행해진다고 한다. 바닥에                   린다고 한다. 어쩌면 “커피 세레모니” 안에 자신
               주요 수출국으로는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는 유기가 흐르는 케트마 (Ketma) 입사귀를 정               들이 한해동안 정성들여 키운 커피를 귀하게 여
               며 인구 전체의 25%가 커피 농장에서 일하거나                 성스럽게 깔고, 집안의 여성이 전통의상 네텔라                  기고 그 수확물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늘
               커피와 관련된 일에 종사 한다고 한다. 이 즈음                 (Netela)를 입는다. 손님이 올 시간이 되면 송진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는 기독교적인 마음가짐
               되면 거의 국영 사업이라고 해도 될 만한 규모                  향 혹은 유칼립투스 가루를 태워 연기를 피운                   이 바탕이 된 의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 절구로 파치먼트 (커피 열매 과육을 벗기면
                                                          커피빈을 감싸고 있는 미끈 미끈한 얇은 막)를
                                                          깐다. 그리고 손님 앞에서 그 생두를 씻은 후에
                                                          팬 모양의 철판 혹은 국자 모양의 용기에 담아
                                                          그 자리에서 커피빈을 볶기 시작한다. 이러한 퍼
                                                          포먼스는 모두가 앉아있는 자리에서 행해지며
                                                          그 동안 서로의 안부도 묻고 즐거운 시간을 보
                                                          낸다고 한다.
                                                           잘 볶아진 커피원두를 절구에 빻아서 커피를
                                                          추출하기 좋은 상태로 만드는데 커피향이 집안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
                                                                                                                       회사 정보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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