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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5 2024                                                  INTERVIEW                                       WWW.CANADAEXPRESS.COM 23





         “새로운 나라에 산다는 것은 모든 것을 바꾸는 일입니다”









          오석중 시인 및 구두수선공


         Q 가게의 의미
         내가 내 가게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보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

        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시를 쓰고 신발을 고친다는 것
        의 만남을 사람들은 조금은 예술적으
        로 조금은 철학적으로 보았다고 생각
        합니다. 이민 1세대가 먹고 살아야 하
        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당시의 상황
        이나 분위기가 지금과는 퍽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에서의 부자와
        그 때 한국에서의 부자는 크기부터 다
        르고 세계적인 위상도 다릅니다. 지금
        이민자와 그 때 이민자는 그때그때 사
        람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목적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못사
                                             Q 칠리왁(Chilliwack)에 대한 애정           고 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쓰레                Q 삶 그리고 행복에 대해
        는 나라에서 잘사는 나라로 왔다면 지
                                             칠리왁은 나의 제2의 고향입니다. 이               기에 불과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                짧은 거리를 걷거나 긴 마라톤을 하거
        금은 잘사는 나라에서 잘사는 나라로
                                            곳에 산지도 40년이 넘었고 내가 한국               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사용하                 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 우리네
        오는 이민입니다. 나는 시만 쓰고 먹고
                                            에서 산 기간보다 깁니다. 이제는 한                는 물건, 그리고 사용할 것이라는 판단               인생은 이런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총 거
        살 수 없으므로 호구지책으로 직장을
                                            국에 가도 고향이라고 느끼지 못합니                 이 없는 물건은 버려야 합니다. 그 판단              리는 정해져 있지만 가는 사람에 따라서
        가진 것이고 구둣방은 적은 돈으로 가
                                            다. 가면 항상 좋은데 내가 살 곳은 아              도 자신의 몫입니다. 지역박물관 자원                그 거리가 길기도 짧기도 합니다. 어떻게
        게를 할 수 있는 직종이었고 사람들을
                                            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 칠리왁                봉사자들은 나의 가게의 기계와 물건                 사느냐는 모두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덜 만날 수 있어서 생각할 수 있는 시
                                            에 왔을 때 나는 여기 젊은 이민자였                을 걸던 벽(Slat wall)까지도 모두 가지          걷기 시작했을 때와 끝이 보이는 사람은
        간이 있었다는 점이 좋았지요. 100% 의
                                            습니다. 자전거를 상가 앞에 아무렇게                고 갔습니다. 나로서는 매우 다행한 일               그 전체를 보는 것이 다릅니다. 나는 지
        도하지 않았지만 바라는 대로 됐다고
                                            나 방치해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습                 이었지만 그 뿐이 아니라 그들은 자신                금 종착지에 가까워 가고 있고 그래서
        봅니다.
                                            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이곳에 오래               들의 가지고 간 기계와 물건을 어떻게                특별한 일이 생길 확률은 매우 적습니

         Q 은퇴 후 생활                          산 사람에 속합니다. 그리고 나는 노                진열하였는지 와서 보라고 권했습니다.                다. 과거가 길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
                                            인이 됐습니다. 구둣방을 34년을 하고               나의 가게는 한 순간에 쓰레기에서 과                로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보다 훨씬
         벌써 5년이 흘렀습니다. 나라에서 주
                                            은퇴할 때 지역 신문(The Chilliwack          거의 유산으로 남았습니다.                      많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예측이 다소 쉬
        는 연금으로 잘 살고 있습니다. 한 달
                                            Progress)에서 나의 은퇴기사를 실었습                                                워졌습니다. 좋기도 나쁘기도 합니다. 앞
        에 1000불 가까이 보태야 살 수 있다고
                                            니다. 구두수선이 사양길을 가는 업종                 Q 이민자들에게 한마디                       으로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
        생각했고 사람답게 사는데 그 정도는
                                            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도 고                요즘도 캐나다에는 이민자들이 옵니                 하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 점
        내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치지 않게 된 신발과 아무도 읽지 않게               다.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자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한 달 생활비의 거의 4분의 3은 나라가
                                            된 시가 비슷한 운명 같습니다.                   신이 살던 나라와 지역을 떠나 새로운                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내가 원하는 일처
        부담하니까 걱정이 없는 삶을 삽니다.
                                                                                삶을 찾아서 많은 사람들이 옵니다. 새               럼 오지 않을 수도, 빨리 올 수도 있습니
                                             Q 헤리테지에 가게가 남게 된 소감                로운 나라에 산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나는 내 역할이 있다면 하겠지만 그

                                             은퇴를 하려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한                바꾸는 일입니다. 거기에는 모든 일이                런 위치에 있지 않으므로 크게 상관하지
                                            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약간의 문                좋은 쪽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당                않고 살아갑니다. 이 일 말고 내가 할 수
                                            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가게 안에 있               연히 힘든 일이 많이 있습니다. 캐나다               있는 일도 수두룩하니까 내가 할 수 없
                                            는 기계였지요. 사양길을 가는 업종의                에 왔다는 것은 캐나다 국민이 되려고                는 일을 고민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거기
                                            기계를 아무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결                왔다는 뜻입니다. 어느 나라에서 왔던                서 찾으면 됩니다. 똑같은 일도 어떤 사
                                            국 돈을 들여 버려야 했습니다. 이 때               변하지 않는 일입니다. 그런 기본에 반               람에게는 행복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누가 조언했습니다. 칠리왁에 지역박물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               행복이 아니기도 합니다. 행복이 아니라
                                            관이 있는데 거기 주면 어떻겠냐는 것                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에도 자신에게                 고 불행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
                                            이었습니다. 물건이란 아무도 원하지                 도 손실이 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해               러나 나는 이것을 내가 정할 수 있는 것
                                            않을 때는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그것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여기 사               을 좋아합니다. 나는 나에 관한 모든 일
                                            을 버리는 비용은 그것을 가졌던 사람                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생각은 다                을 가급적 내가 결정하고 나의 삶이 나
                                            의 몫입니다. 노년이 돼서 집을 줄이려는              른 사람을 한다면 모두에게 불행한 일                의 주도하에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사람들도 버려야 할 물건이 고민이라                 입니다.                                    이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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