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캐나다 익스프레스 - 밴쿠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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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29/2022 여행 기고 WWW.VANLIFE.CA 23
남미지형은 안데스산맥을 경계로 아르핸티나 쪽과 칠 들어지고 걸으면 걸음만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래쪽이 서로 크게 다르다. 칠레쪽은 빙하기 시대에 만들 빙하로 만들어진 이 마을은 빙하의 움직임이 여름 과 겨
어진 빙하가 생성한 대규모 피오르드가 펼쳐진다. 아르 울의 이동 속도는 서로 다르지만, 연간 평균100m에서
헌티나 쪽의 북부 콜로라도강과 네그로강 사이의 지역 200m사이의 속도로 움직인다. 페리트모레노 빙하를 시
에는 초원이 펼쳐져 있고, 농경도 이루어지고 있다. 아르 작으로 빙하붕괴현상을 관찰하기 쉬운것도 빙하가 바
헨티나 쪽 남부는 메마른 사막이 있다. 야생 구아나고 뀌는 속도 때문이기도 하다.
가 여기 저기 마른 풀사이에 부르러운 풀을 찾는다. 국 드디어 쥔장 없는 디아블러산장에 도착하니 미친 듯
경을 지나 다시 엘챨탠으로 가야했다 .코로나로 아르 한 바람을 피해 2팀이 산장벽에 달짝 붙어 있다. 간단
헨티나로 넘어가는 육로가 모두 닫히고 라고가예고스 하게 점심을 하고 빙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나중
로 가는 국경문만 열렸다고 해 택시를 타고 갔다. 정보 에 보니 사진속엔 무시무시한 바람은 안보이고 태평스
불충분으로 4시에 국경이 닫쳐 잠시 허허벌판에 어디로 러운 빙하와 낮선 이방인만 있다. 마지막 밤에 유투브
가나 당황했다. 다행이도 국경사무실에서 복도를 잠자 에 소개된 이 곳 아사도를 찾아 나섰다. 바람속에서 30
리로 내주어 갑자기 아르헨티나 이방인과 함께 국경에 분 줄을 서 밤8시 가게문이 열기 기다렸다. 긴 인내심이
서 하룻밤을 보냇다. 필요했다. 어두워지니 배도 고프고 춥고 바람때문에 기
코로나로 인하여 복잡한 절차를 거쳐 국경통과하고 다리기도 힘들고 서서 먹어야하고 모든게 싑지않다. 힘
3일째는 로스페로스산장 새벽 6시 출발 해뜨기 전 검 라고가예고스에 도착 환전소를 어렵게 찾아 환전하고 든 아사도가 숯불에 까맣에 익어 나온다 겁나게 불어대
은 숲을 빠져나오니 상상할 수 없는 바람이 다가오는 3시간 버스를 타고 엘칼라파테를 거쳐 다시 1시간 30 는 바람에 고소한 고기 냄새가 훨훵 날아 더 배고픔을
소리가 폭포처럼 들린다. 레이니어 정상을 올라 갔을 분 북쪽 엘챨텐으로 간다. 길가에 자주 보이는 fino del 느낀다. 맛있다는 말도 못하고 밀맥주와 바람에 날리
때 그런 칼바람의 맛이 여기서 느껴지고, 비와 눈, 우박 mundo(세상의 끝)이라고 쓰여진 팻말에 쓰인 끝이란 는 먼지 그리고 길거리 개들과 함께 노상 테이블에서 딱
이 번갈아 얼굴을 때려도 힘들수록 포기보단 이겨내고 글자가 신경 쓰이고 가족이 보고싶다. 엘챨텐에 도착 딱해진 고기를 나누어 먹고 그렇게 마지막 엘챨텐의 밤
싶은 생각이 도전으로 전이되 상쾌함의 극치를 느낀다. 하니 오후 6시가 되었다. 갑자기 떠나게 된 여행이라 숙 은 간간이 터져나오는 젊은이들의 탄성에 새로운 도시
이래서 우린 자연에 도전하길 좋아한다. 이겨내고 견디 소예약을 하지 못했다. 숙소마다 들려 방을 찾고 지금 로 태어난다.
어 내고 미치듯 홀린 듯한 바람에 죤 가드너 패스를 넘 은 코로나로 예약없이 가능하지만 보통은 예약이 필수. 이제부터 집으로 가는 터닝 포인트가 시작이다. 다음
고, 지나가던 길동무들이 환갑과 칠순이 넘은 우리가 다시 짐을 풀어 내일 산행준비를 하고 남는 짐은 숙소 날 맨도사로 떠나는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아르헨디타
불안한지 긴 빙하길과 급내리막 길이 위험구간이라고 에 맡긴다. 파란 호수는 넓고도 길다. 파타고니아 특징은 빙하다.
우리에게 겁주지만, 되려 우린 자신있게 늘 하던대로 보 쎄래또래는 마을을 통과해 평범한 길을 따라 올라간 크고 작은 빙하가 50개 이상이 있으며, 그 크기는 남
란듯이 잽싸게 이동했다. 빙하를 통과할 때 썬글라스 다. 우린 이미 GPS에 산길을 저장해 놓아 찾아가 시간 극-그린란드에 이어 양이 많다. 파타고니아 빙하는 온
가 필요한 구간이지만 다행이 흐린 날 덕분에 진짜 그 을 절약할 수 있었다. 산행은 사람을 사람 답게 자유 난 빙하에 속하며 안데스산먁에 내리는 많은비가 빙하
레이, 그레이 빙하를 보게 되었다. 켐핑장으로 오던 중 롭게 자연속으로의 일부로 만드는 매력이 있다. 저녁후 를 만든다. 이지역의 빙하는 매우 빠르게 순환한다. 안
젊은 친구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우리 일행에게 힘든 죤 세레또래를 보려 갔는데 갑자기 시야가 열리더니 화면 데스 산맥의 아콩카쿠아는 맨도사를 거쳐간다. 산행중
가드너 패스를 해냈다고 박수를 보냈다. 젊은이들과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마법의 성처럼 커다란 바위와 칼 길위에서 만나 루펫란 이름을 가진 여인의 추천으로 바
함께 할 때 즐겁게 사진도 찍고 화이팅도 외쳤다. 집 같은 산들이 가지런이 빙하을 가지고 서 있다. 둥둥 떠 릴로체로 향하는 24시간의 동안 타야하는 버스를 포
나오는 순간부터 고생 시작과 자유로움도 좋지만 별 있는 여러 생김의 유빙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물속은 늘 기하고 맨도사 비행기를 타게된다. 그녀의 고향이기도
탈없이 살아서 돌아가야 하고 여행하는 시간은 새로운 영하의 온도 일 것이다. 밤새 상상할 수 없는 바람과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와인 중심지 맨도사 이곳은 15개
세계를 마주치는 순간순간에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먼지가 겁나게 만든다. 다시 보따리를 싸 등에 메고어 의 큰 포도밭이 있다. 우린 UCO Vellay 어마어마한 크
에너지를 재 충전하게 된다. 바로 여행의 참맛이다. 피츠로이를 만나러 간다. 바람이 다시 미친 듯이 불어도 기의 한곳을 방문했다. 머다란 보데가에 시큼한 포도
4일차 로스 파이네 캠프에서 7시에 출발해 O 트레일을 비는 살살 내려 다행, 오늘은 맑은 날. 다시 탠트치고 맛이 익어가는 냄새와 아르핸티나의 탱고가 잘 안어울
마치고 한구간 더 이동을 했다. 이 날은 거의 22키로 걸 물 길어다 놓는 일은 이제 하루 일과와 같다. 코앞에 있 린다는 생각이 사뭇 든다.
었다. 파이네 그란데 식당에 들러 먹을 것을 찾았다. 식 는 피츠로이에게 간다. 마지막 순간은 어디나 그 모습 도시에서는 차를 빌렸다. 랜트카를 몰고 안데스 산맥
당을 닫아 팔 빵은 없고 남은 빵 한덩어리가 있다고 을 쉽게 보여주질 않는지 오름이 쉽지 않고 가파른 돌 쪽으로 간다. 마치 말은 타지 않았어도 기분은 개척자
해서 얻어먹기도 했다. 나도 길거리 견공이 되어버렸다. 산을 기어가고 모레인에 올라서면 또 미칠듯한 바람이 의 눈으로 생소한 대지를 이리저리 다니며 자연이 만든
오늘은 구간이 길다. 오랫만에 하늘을 보고 사람 답 앞뒤에서 숨쉬기조차 어렵게 불어 댄다. 내 평생에 여길 창조물들과 마주한다. 계곡을 벗어 날때마다 확 달라
게 타박타박 걸었다. 이탈이아노 캠프에 도착해 다음 다시 올 리가 없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내 눈의 조리개 진 거대한 산맥에 나무들이 없는 풍경은 건조하고 메
날 길거리 견공과 나누어 먹을 고깃덩아리 덕인지 브리 를 열고 천천이 펼쳐진 물건들을 스캔 했다. 그냥 돌아 마른 산악지대 폭우가 만들어 놓은 산들이 여기저기 다
티니코 빙하를 정말 운 좋게 구름한점 없는 하늘과 함 가기 아쉬워 호수 아래로 내려가 역사를 가름할 수 없 른 모습으로 서있다. 잉카의 다리라 불리는 수천년전의
께 맞이했다. 우리가 하산하면서 구름이 올라오기 시작 는 시간속에 호수에 내 손을 담가도 봤다 어렵고 힘들 역사에 묻힌 온천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있듯 맨질
해 하늘이 어느새 닫친다. 게 여기까지 온 보람이주는 나만의 벅찬 감동이다. 맨질 물기가 흐른다. 유독 이곳은 화장실을 돈 내고 가
다음날 이쁜 꾸에노스 산장을 뒤로하고 칠래노에 도 해질녘에 하산 후 만난 산장주인이 추천한 디아블로 야했다 물이 부족해서 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착 또레스 파이네를 올라갔다. 입산이 통제되는 걸 모 그에 가보기로 하고 예약을 위해 여러번 전화 걸어도 바람을 맞아가면 28일을 지내보니 바람과도 친해져
르고 여유부리다 마지막 입산통제시간이 오후4시란 걸 연결이 안되 나중에 만난 국립공원 관리자에게 이유를 왠만한 바람은 그냥 보통 날씨. 이렇게 그 예날 사람
알게 되었다. 늘 같은 기회는 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포 물었더니 산장지기가 배탈이나 병원에 갔다는 말에 어 들도 애써 무시하면서 또다른 날들을 기다렸을 것 같
기할 수업서 힘을 내서 달리다 시피 바윗덩어리를 올라 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내일 즘 문을 열 것이라 다. 멀리서 보이는 진빵같은 아콩카쿠아 6800미터 남
가 결국 토레스데 파이네와 마주했다. 뛰어 달려 올라 고 했다. 불확실함 때문에 때론 감정이 흔들릴 땐 잠시 미의 최고봉이 가깝게 보인다. 베이스 캠프까지라도
가 거의 비틀비틀 지친 상태에 마주한 그녀는 단아하 휴식이 도움이 된다. 발로 걸어보니 안보이는 것도 보고 올라가려고 했던 계획은 꿈이 되었다. 바람이 몇칠 쎄
고 우아하며 화려하진 않지만 위풍당당해 보였다. 파 더 가깝게 크게 보인다. 넓고도 넓은 땅덩어리 두 발로 지다 어느날 잠잠할 때 때를 기다려 정상을 올라간다
타고니아의 대명사 파이내와 마주 선 난 전율을 느낄 걷고 걸으니 지리적 접근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또 고 누가 그렇게 말했다. 걸을 수 있는 곳까지 크레일
만큼 감동스러운 시간이였다. 두손모아 합장하고 고개 는 방향을 어디서 출발할지 머리속에 나만의 지도가 만 따라 걸어갔다 자꾸 갈아들어가니 동료가 불러 세운
를 숙이고 이자리에 서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게 충만 다. “그만가자”
했다. 지쳐있다 번개를 맞은 느낌으로 하산후 마신 와 꿈을 꾸고 있는 도시 파타고니아, 끝이 있다면 걸어
인도 맛이 너무 힘들어 맛이 없다. 우리는 매일매일 장 들어가고 싶은 곳 세상의 끝, 바람의 나라, FINO DEL
소를 옮겨야 하기 때문에 짐을 정리하는 일은 지루해하 MUNDO는 거친 대지만큼이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지 않고 있어야 할것들이 있는지 알아야 했다. 사람들 다시 오지 않더라도 떠날땐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을
이 많이 올라온다 오늘이 일요일 이란다. 토레스데 파이 한다. 걷는자는 길위에서 꿈을 꾼다. 28일 여정을 마치
네 마지막 날이 아쉬워 와인 한잔하기로 호텔 토레스에 고 무사히 집으로 되돌아와 꿈같았던 하루하루를 기억
서 들어가니 2일전에 만났던 네덜란드 의사 부부가 우 해내는 일이 누에가 실을 뽑아내 듯 힘든여정이 기쁨으
리들 반긴다. 길위에서 만나 친구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로 술술 마술처럼 풀렸다.
존재 잠시나마 아주 친한 친구가 된다. W 트레일도 우
린 이렇게 해냈다. 글 사진 오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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