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캐나다 익스프레스 - 밴쿠버 라이프
P. 53

DECEMBER/2/2022                                                   COLUMN                                                WWW.VANLIFE.CA 23
















                                                         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5







                                                         글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



                [커피 이야기]  5회


                지난주에는 출장차 토론토에 다녀왔는데 퀘벡에                  여인들을 파티에 초대하여 커피를 대접한 것이 시                  향을 미쳤고 아직도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가
              서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작이었다. 처음 커피를 접해보는 귀족 여인들은 커                 크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서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하다가 퀘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곳은 캐                 피의 쓴맛에 당황하다가 설탕을 넣어 마시니 커피                  마시고 바로 가는 문화와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나다가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프랑스 문화가 강                   의 향과 달달한 맛의 조화에 감탄하였다. 이 맛에                 커피만 take-out으로 사가는 모습은 모기 드물다
              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취한 귀족 여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커피가 대화의                  고 한다. 이웃나라라 하더라도 커피문화의 차이가
              거리의 간판, 가게의 메뉴, 그리고 정류장까지도 모                매개체가 되었고 그 대화 가운데 이런 저런 정치적                 확연이 다른 것도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두 불어로 되어있고 영어 표시가 아예 없는 곳도                  인 이야기도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여러 군                 프랑스 인들은 사회활동을 하면서 끊임없는 토
              많다고 하였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처럼 자신들                   데 카페가 생겨 나면서 일반 시민들도 커피를 즐겨                 론을 한다. 그들은 토론과 이야기를 통해 삶의 가
              의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에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치에 대해 생각 해보고 좀 더 멋지게 인생을 즐기
              비해 자부심이 크다고 한다. 오늘은 그럼 프랑스                   프랑스 하면 본래 와인의 나라로 인식이 가장 강                 려 노력한다. 꼭 격식이 갖추어진 컨벤션이나 세미
              커피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하지만 사실 커피의 나라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에                  나 같은 곳에서만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커
                프랑스에서 커피가 유행을 하게 된 시기는 루이                 서 커피 하우스를 지칭하는 카페 (Café)라는 단어               피 한잔씩 놓고 야외 테라스 카페에서 이루어지는
              14세때 (1643년)로 거슬러 올라 간다. 태양왕이라              도 사실은 프랑스의 커피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철학, 예술, 문화에 대해
              고도 알려져 있는 루이 14세는 사실 커피를 그리                 다. 보통 카페하면 한국에서는 커피샵이라고 떠올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표현하며 생산적인 토
              썩 즐겨 마시지는 않았지만 프랑스의 커피문화를                   리기 쉬운데 사실 프랑스에서의 카페는 조금 다르                  론으로 승화를 시킨다. 이렇듯 프랑스의 커피문화
              발전시키는 데는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해진다.                   다. 프랑스의 도심을 보면 길거리를 가득 메운 야                 는 카페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담론문화로 이
              잠깐 여담을 하자면, 모순적이지만 사실 나도 커                  외 테이블과 파라솔이 아름답게 펼쳐진 카페들을                   어졌고 17세기 이후로는 예술의 수준을 엄청나게
              피 로스팅에는 무척 열정적이나 정작 커피는 잘 못                 연상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많은 카페는 단순히 커                  끌어 올렸다. 커피라는 매개체가 없었다면 지금과
              마셨다. 카페인에 민감한 일부 사람들처럼, 커피                  피와 음료만 파는 곳만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                   같은 예술의 나라 프랑스가 있었을까?
              한잔만 마셔도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숨이 가빠                  다. 프랑스인들에겐 카페는 문화적 공간과 대화
              오는 증세를 보이곤 했다. 로스팅 회사를 처음 시                 의 광장으로써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책도 읽고
              작하였을 때 거의 매일 테스팅을 해야만 했다. 여러                여유를 가지며 야외의 햇볕을 즐기는 장소 이기
              종류의 커피를 짧은 시간에 마셔야 했을 땐 커피                  도 한다.
              숙취(?) 에 머리가 하루 종일 띵 했던 기억이 있다.                18 - 19세기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카페를 예술,
              이제는 하루에 한 잔 정도는 마실 수 있게 되었지                 정치, 사회의 전반에 걸친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공
              만 그래도 여전히 카페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                   간으로 사용하였다. 이때 많은 예술가들이 영감을
              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프랑스 커피 문화를                 얻어 훌륭한 작품들이 탄생하곤 했다. 몽마르트
                              이야기하자면, 커피는 처음으             카페에서는 르누아르, 로트렉, 피카소, 고흐가, 몽
                                    로 터키 대사가 프랑스          파르나스 카페에서는 헤밍웨이, 헨리 밀러가, 카페
                                                                                                                         A Cup of Heaven Coffee
                                        의 정치적 동정을         드 플로르에서는 장폴 사르트르 그리고 시몬 드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
                                          살피기 위해 베        보부아르 같은 예술가들이 함께 했다. 이러한 카                                     회사 정보
                                                                                                                         웹사이트:
                                           르샤유 귀족         페 문화로 지금의 프랑스의 예술과 문학이 큰 영                                     www.acupofheaven.ca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
                                                                                                                         acupofheaven.ca/






















         본 지면에 게재된 기사, 사진, 그리고 광고 등에는 오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게시자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The information on this page might contain typographical errors or inaccuracies, please verify through the publisher.
   48   49   50   51   52   53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