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캐나다 익스프레스 - 밴쿠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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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통 도자기 통해 새로운 세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다”




















                                                                                                             한국 전통 도예 예술가로서 우리 둘은 서로의
                                                                                                            발전을 돕고 응원이 필요할 때 찾아 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Q 한국 도자기에 대한 관심
                                                                                                             저는 항상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을 좋
                                                                                                            아 했었고, 제가 에밀리 카 미대에 입학했을 때, 도
                                                                                                            예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이 아주 풍

                      한주연, 그레이스 한 작가의 한숨 도자기 전시회                                                            성하고 유구한 전통 도자기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에밀리 카의
                      내년 2월 5일까지 아트 갤러리 에버그린(코퀴틀람)에서                                                        담당 교수님은 한국 사람이 한국 도자기를 연구
                                                                                                            하는 것은 너무 전통적이라 흥미롭지 않으니 제
                                                                                                            가 무언가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
                                                                                                            셨습니다. 한국에서 성장하지 않은 터라, 저는 항
                    한인 여성의 손끝에서 아름다움을 살린 한숨 전                                                               상 저 자신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한국의 문화와
                   시회가 에버그린 문화센터(코퀴틀람)의 아트 갤러                                                               그 역사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한국 전통 도자
                   리 에버그린(Art Gallery Evergreen)에서 내년 2                                                     기를 한국 문화와 역사에 몰두할 수 있는 방법으
                   월 5일까지 열린다. 바로 그레이스 한 작가와 한                                                              로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한국 전통 도자기를 통
                   주연 작가의 도자기 전시회다.  그레이스 한 작가                                                              해, 어떻게 전통이 진화하고, 보존되며, 또한 전쟁
                   는 한국 단국대학교에서 예술학 학사학위를,  마                                                               과 제국주의 같은 혼란한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방
                   니토바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치되어야 했는지를 들여다 보는데 사용하고 있습
                   그레이스 작가는 도자기나 항아리를 모티브로 재                                                                니다. 전통의 생존은 전통을 사랑하고 그에 관심
                   해석한 현대 공예나 설치 미술 작품을 추구한다.                                                               을 기울이는 많은 사람들의 합심된 공동체적 행위
                   힌주연 작가는 캐나다 태생이며 에밀리카 대학교                                                                덕분입니다.
                   를 졸업할 즈음 캐나다의 김정홍 도예가에게서 한
                   국 전통 도자기를 배웠으며 시카고 순수예술대학                                                                 Q 전시회 작품 소개
                   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주연 작가는 한국                    한숨은 긴장을 풀어내는 안도의 숨 또는 분노                    전시된 작품의 대부분은 물레로 성형하고 청자
                   전통 도자기인 백자와 청자 등의 기본적인 한국                   를 덜어 내는 호흡입니다. 그레이스 한과 저는 백                  유약을 사용한 작품입니다. 회갈색으로 된 몇 작
                   전통 도자기를 추구하고 있다.                            인 위주의 사회와 환경 속에서 한국 도자기 작업                   품은 분청입니다. 짙은 갈색과 흰색을 띈 항아리
                                                               을 하는 한인 여성으로서, 우리 몸에 체화된 긴장                  두 개는 흙가래 기법(코일링)으로 사용하여 손으
                     한주연 작가 인터뷰
                                                               감과 그 원인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                  로 집어 성형한 것입니다. 이 두 항아리의 문양은
                    Q 한숨의 뜻                                    면, 인종차별, 성차별, 무지성, 그리고 우리 자신의                모두 고려 청자의 전통 꽃 문양에서 따 온 것입니
                    도자기를 만든다는 것은 항아리 안의 공간을 넓                  정체성 개발 같은 것입니다. 새로운 세대이자 한국                  다.  제가 항아리 만들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항아
                   혀 가며 비움으로써, 자신을 비워 가는 행위입니                  여성으로서, 우리가 긴장을 풀고 분노를 덜어 낼                   리가 풍성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아주 잘 표현해
                   다. 제가 둥그런 항아리를 만드는 이유는, 그 모                 수 있도록 해 주는 수많은 ‘한숨’을 자유롭게 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용성에 초점을
                   양이 열려 있으면서도 동시에 긴장감을 유지한다                   쉴 수 있는 우리 자신의 능력을 인지하고 또 연습                  둔 항아리를 만드는 것은 지금은 멀리 하려고 노
                   는 매력 때문입니다. 항아리 어깨 부분의 풍성함                  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여, 새로운 세                 력합니다. 밴쿠버와는 문화. 경제적으로 사뭇 다
                   을 좋아하는데 그 매력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제                  대의 보다 나은 미래를 다져가는 작업을 포기하지                   를 수 밖에 없는 한국에서 감당해야 할 생계와 생
                   가 작품을 만들 때는, 저의 호흡은 물레의 흐름과                 않고 계속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                   존에 대한 너무 큰 부담감 없이, 어쩌면 오히려 유
                   동기화되고, 저의 생각은 정지하는 것을 느낍니다.                 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면서 아마도 좌절도 많                   리한 조건에서 한국 전통 도예를 배우고 만들 수
                   긴장과 완화의 순간들은 마지막 불을 땐 후에 굳                  이 하였을 여성들의 합심된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                  있다는 것은 특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
                   어져 형체화됩니다.                                  마도 전통은 살아 남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 좀 더 야심적인 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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