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891(0411)
P. 52

24    CANADA EXPRESS / LIFE                                     INTERVIEW                                                    APRIL 11 2025





                                 홍창화 작가 소설 ‘지평리에서’ 출간




                                     일상이 모여 애틋한 사랑을 담다







        삶과 이별, 추억, 그리움 담은 단편소설 7편

        교보문고, 영풍문고, YES 24 판매 중




                                                          Q 소설 출간까지
                                                          신춘문예 등 여러 곳에 글을 출품해 소설가로 등단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물론 저도 글을 출품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같이 나이 든 사람이
                                                        낄 자리가 아니란 걸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
                                                        으로 신춘문예는 작품을 뽑는게 아니고 작가를 뽑
                                                        는다고 합니다. 젊고 참신한 인재를 찾아내어 키워나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제 작품은 주로 60대
                                                        전후의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다양한 독자
                                                        를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밴쿠버의 은행 지점장으로 잘 알려진 홍창화 씨                      렇다고 저의 꿈을 포기하기 보다는 유명하지 않아도
        가 소설 ‘지평리에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평범한                    저만의 작가의 길을 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순간 순간의 기억들을 모아 인생이라는 그림 속에                        Q 글쓰기의 시작
        서 삶과 이별, 추억이라는 소재로 불빛/Nights in                   낮에는 바쁘니까 주로 밤중에 혼자만의 시간을
        white satin/그리움/재회/경국이 형님께/지평리에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쓸 때는 몰두하니                       Q 인생의 작은 꿈을 이루다
        서/회상/인권이 단편소설 7편을 담았다. 홍 작가                     까 모르는데 하나를 끝내고 나서는 오밤중에 한                         제가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아내와 우리 아들
        는 어린 시절부터 이민생활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참을 혼자 멍하니 있기도 하고  혼자 울다가 자기                      들 외에는 알지 못합니다. 아주 가까운 친구들도
        회한까지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평범한 우리                       도 했습니다. 그런 나만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                      문학을 좋아하는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사
        의 삶을 그려내고 일상의 흔한 장면 속에서 빛나는                     아보고 사색하고 글로 정리해 가는 과정이 아름다                       실 저도 내가 책을 출간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작은 기쁨과 아련한 그리움을 통해 인생이라는 긴                      웠습니다.                                            했습니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했고 그 결
        여정의 가치를 되새기고 싶었다고 했다.                              Q 소설의 내용과 소통                                  과로 책이 나왔습니다. 누구든 자신만의 경험, 잘
         홍창화 작가는 1957년 충남 예산 출생으로 성균                     애틋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어린시절 추억이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
        관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외환은행에                       나 젊어서 한참 일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 한 구석
        서 펀드 매니저, 시카고지점 근무 후 2002년 캐나                   한인 사회가 워낙 좁다보니 누구를 빗대서 쓴거 아                      늘 남아있는 꿈을 펼쳐보는 것은 도전이고 용기입
        다로 이민왔다. 밴쿠버에 정착한 그는 KEB 하나                     냐? 하는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겠다 싶으니까                      니다. 저는 죽기전에 한번은 해보고 싶은 일을 이루
        은행 코퀴틀람 지점장으로 10년 6개월 근무 후 은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두번째 수록된 소설 ’                     었고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다른 많은
        퇴했다. 홍 작가는 “소설집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그리움’ 은 원래 배경이 밴쿠버였는데 한국을 배경으                     분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
        들은 주위 사람들이 모두 놀랐습니다. 축하한다는                      로 썼습니다. 이번 소설은 60대 전후의 독자들에게                     니다. 공개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에 시간을
        말보다 언제 글을 썼냐고 되물어 옵니다”라며 “글                     공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세대별로 공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쓰기는 인생에서 저를 성장시키는 활력소였고 늘                       감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층이 탄탄합                                     이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함께 한 동반자입니다. 다만 글을 쓴다는 것을 주                     니다. 아직도 기죽지 않고 할 말 다하고 경제력도 든
        위에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용기를 내어                     든한 경우도 많습니다. 아울러 아직도 실제로 책을                                        책 속으로
        그 결과물이 탄생한 것입니다”고 설명했다. 홍창화                     읽는 세대입니다.  제가 그 나이이고 그 분들과 대화                      다음날은 햇살이 환히 비추고 있는 전형적인 봄 날씨였다.
        작가 ‘지평리에서’ 소설집은 현재 교보문고, 영풍문                    를 해보면 아직도 소설 소재가 무궁무진합니다. 평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퇴원절차를 마치고 모두들 커피를 마
        고, YES 24에서 판매 중이며 4월 말경에는 밴쿠버                  탄하기 보다는 얘기거리를 많이 만들어 가며 나름대                        시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소파에 길게 앉아 무
        에서도 만날 수 있다.                                    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하신 분들                        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를 보자 일어
                                                        은 그 분들 대로, 성공하시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                        나 고쳐 앉으며 반가워했다.
                                                                                                          “좀 늦었네요.”
         Q 글을 쓰게 된 동기                                   분들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얘기들은 의미 있습니다.
                                                                                                          “아니다. 우리도 이제 막 끝났어. 때 맞춰 온 거다.”
         잠시 무역업에 종사한 것 이외에는 한국에서나 밴                     그런 각자의 경험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쉽습
                                                                                                           어머니가 내게도 커피를 한 잔 내밀었다.
        쿠버에서나 은행원이었고 지점장에서 은퇴했습니                        니다. 그러면서 세대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
                                                                                                          “아버지가 너하고 갈 데가 있다고 기다리셨다. 세수도 말끔
        다. 누구나 마음 한 곳에 작은 꿈을 꾸며 살아가                     문에 나름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서로를 이해해 가는
                                                                                                           히 하고.”
        는데 저는 글쓰기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쓴다면 어                      과정까지 그려내고 싶습니다.
                                                                                                          “예. 아버지 모시고 드라이브하듯이 잠깐 다녀올게요.”
        떤 줄거리를 쓰겠다 하는 소재도 머리속에 있었습                        Q 소설집 속의 수필
                                                                                                          “그래라. 산소가 뭐 그리 급하다고. 그냥 집으로 가셨으면
        니다. 그런데 항상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꿈                     이번에 수록할 걸로 6작품을 골랐습니다. 원고지                        좋으련만….”
        을 마음 한구석에 남겨두었습니다.  2019년에 은                    로 600매 정도 되고 그러면 책이 220페이지 정도 된                   “얼마나 갑갑하셨겠어요. 휑하니 다녀올게요.”
        퇴했는데 바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로 집에 있는 시                     다고 생각했습니다.  250페이지를 채우자 해서 맛보                     “나는 희경이하고 갈테니 조심해라. 길도 익숙지 않을텐데….”
        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때 한번 써보자 했고 천천히                     기로 수필 2작품을 넣었습니다. 처음 읽을 때 가볍게                      어머니는 왠지 마뜩잖다는 표정이었다. 아버지는 편하게 쉬
        글이 완성되어 갔습니다. 그렇게 2021년부터 2023                  시작하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수필은 이민 초창기 적                       시라는 뒷자릴 마다하고 조수석에 앉았다.
        년 3년 동안 소설을 준비했습니다.                             응하지 못하고 있던 시절의 이민의 애환입니다.                         “일단 경춘가도로 나가야는데 알겠니?”90p


         본 지면에 게재된 기사, 사진, 그리고 광고 등에는 오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게시자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The information on this page might contain typographical errors or inaccuracies, please verify through the publisher.
   47   48   49   50   51   52   53   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