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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5 2025                                                       기고                                           WWW.CANADAEXPRESS.COM 25







                                                   이민 수기 양영승의 ‘태극기가 나 영승이를 알아보는가?’




                                              로타리 클럽 그리고 태극기  두번째 이야기





                                                                                                                                     글 사진 양영승
                                                          여 O,CANADA 를 Bag pipe의 큰소리 반 주에 맞            body Shop 에서 일만해 오다가 산행을 시작한지
                                                          추어 부르는 동안 나의 뺨에서 내내 흐르는 눈물                   여러 해가 지나면서 건강도 차츰 좋아지는 것 같
                                                          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아 매주 한번씩 산을 오르게 됩니다.
                                                            오른편에 있는 어느 현지 로타리안 여자 회우                    어느날  Grouse Mountain Guest Service
                                                          는 날 더러 왜 우느냐고 물어도 대답을 못하고                    Roof 에 여러 나라 국기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내내 울다가 그날 저녁 Flag 쇼가 끝이 나고 말                 데 태극기가 보이지 않아 사무실에 물어보았더
                                                          았다. 우리 클럽 회우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모두                   니 담당자가 휴가중이라 하고 때로는 주중에나
                                                          불참석하여 나 홀로 쓸쓸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오라 하여 여러 날이 지난 후에 아! 이건 아니 다!
                                                          총회 주최 측에 알아보았더니 태극기가 없어서 그                   나 개인 보다는 내가 속해 있는 캠비 로타리 클
                                                          리 되었노라는 정중한 변명을 들었다. 나는 우리                   럽 사회 봉사부장 이름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허
                                                          클럽에 돌아와 총회참석 보고 후 태극기를 보내                    락해 주면 태극기를 기증할 터이니 지붕에 세워줄
                                                          도록 결의하여 곧 바로 실행하여 이날까지 각 대                   수 있겠느냐 고 하였더니 흔케히 가져오라고 했
               사회적으로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소속된                    회때 마다 선명한 태극기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다.  1999년 6월25일 경에 태극기를 기증하였으나
              단체들인 (Cambie Rotary Club)이나, 기독실업인          도 위안이 되어 각 대회에 참석한 회우들과 함께                   5,일 이 지나도 태극기가 안 세워져 있어 섭섭하였
             회 (KCBMC), 밴쿠버한인교회 그리고 떠나온 나의                때로는 우리 클럽과 인연이 있는 현지 회우들과                    었는데 7월1일 은 CANADA  Day 휴일이라 아침
             조국에도 귀를 기울이며 강진Rotary Club을 통하               도 함께 태극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마치 서러                   에 산을 올라 갈때에도 보이지 않았던 태극기가
             여 현재까지도 주어진 사명과 삶에 충실하게 살아                   웠던 그날을 보상 받는 마음으로 위로를 받으며                    곤도라를 타고 내려 오면서 혹시 오늘은 태극기
             가고 있다. 그것이 나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나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가 세워져 있을까? 하고 국기들이 세워져 있는 지
              하나님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붕을  곤도라 창 너머 로 고개를 빼고 내려다보
               나의 이민 생활 15년째 되던 무렵인 1990년 2월               산행 중의 태극기                                   니  다른 국기들 사이로 유난히 태극기만 펄럭거
             23일경  밴쿠버에도 한인들 숫자들이 많아지면서                    태극기에 대한 에피소드 중  North Vancouver             리며 마치 나를 반기어 주는 듯 했다. 아니 왜? 점
              재외동포분들도 이 지역 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                   에 위치한 Grouse Mountain 에서의 일이 떠오릅             점 곤돌라가  아래로 내려 올때도 저 많은 다른
              다. 현지인들 및 타민족과 어깨를 나란히 사회봉                  니다. 세계 각처에서 찾아온 관광객들과 함께 천                   나라  국기 들은 모두 축 늘어져 있는데 우리  태
              사를 통해 교제도 하며 문화 교류도 하고자 뜻                   국이라 불려지는 밴쿠버에서 명산을 오르는 즐거                    극기만 유난히도 양팔을 내저으며 마치 나를 반
             을 같이 하는 동료들 52여명이 모여 Sponsored               움을 맛보며 함께 오르고 있다. 처음 등산을 시                   겨 주고 있는 것처럼 팔락이고 있었다.약 25여년
             by Arbutus Rotary club의 도움을 받아 R I,          작할 무렵에는 잠깐씩 떠오르는 옛 노래나 때로                    동안 낯설은 캐나다에와서 이민생활 하면서 나
             DISTRICT  5040  Rotary club of Vancouver     는 찬송가를 부르거나 성경 말씀 시편1편이나 23                  도 다른 사람 들처럼 잘 살아 보겠다고 그 동안
             Cambie 라는 이름으로 시카코 Evanston IL 본             편이나 때로는 주기도문을 외우며 오늘에 감사                     탁한공기 속에서 일만하느라 좋은 시절 다 보내
             부에 등록되어 있는 클럽이 창설되었다. 그 후 국                  하는 마음으로 산을 오르고 있다.  종종 동네 할                  고 앞만 보고 가는 그곳에는 과연 그 무엇이 나
              제적으로 크고 작은 봉사 활동에도 참여하며 북                   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서로                    를 기다리고 있기에  이날까지 달려온 영승이가 ”
             미주 에서는 유일하게 한인들만이 주멤버가 되어                    어울리어 산행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어                   태극기” 하나를 다른나라 국기들 사이에 세워두
             있는 클럽으로써 널리 알려졌다. 그 당시 해외에                   떤 젊은 아빠는 5개월된 아기를 등에 지고 큰 아                  게  했더니 “태극기가 한국 사람인 나 영승이를
              서 밴쿠버로 여행 오는 타국 로타리안들이 밴쿠                   이는 손을 잡고 산을 오르는 가족들과  앞서거니                   알아보는가!? “나 혼자 오로지 내가족만” 생각하
              버에 가서 캠비클럽에 참석하면 한국의 정서를 느                  뒤서거니 하며 오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                    고 한국을 멀리하고 떠나온 부족한 것이 많은 이
              껴볼 수 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우리 클럽을 방문                  떤 이는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올라가는 젊은 연                   민자인 영승이에게! 우리 대한민국 태극 기가 마
              하며 현지 타 클럽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보                   인들 때로는 한국에서 여행 오시는 분들이나 여기                   치 (나) 여기 세워주어서 고맙다고 환영해주는 것
              람 있는 Cambie Rotary Club 으로 인정받았다.           한인들과도 부담 없이 만나며 함께 산을 오를 때                   처럼 반가워해 줄 줄이야! 내가 거기 세워둔 태극
             1999 ~ 2000 년도 제 회장 임기 중에 Whistler           의 경험들이 소중합니다. 가끔 나름대로의 취미로                   기 앞에 갈때면 날보라는 듯이 태극기만 나부끼
             에서 열리는 5040 지구 Conference에 참석하               만든 노래 가사에 곡을 붙여 가며 혼자서 흥얼거                   곤 하였 다.  나는 지금도 그때의 감격 을 생각
             여 타 지역 300 여 명의 로타리안들과 함께 행                  리며 산을 올라 다니곤 하였습니다. 때로는 타지                   하며 때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어느 곳을 가던 여
              사를 하기도 했다. 그 다음날 저녁 행사를 진행                  에서 특히 낭만의 고장 유럽에서 온 등산객들과                    러 나라 국기들과 나란히 서서 나부끼는 “태극기”
              하는 순서에  International Flag Show 시간에         3-4명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울 때면 나의 자작                  앞을 지날 때마다 태극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
             는 각국 나라 국기가 알파벳 순으로 무대로 입                    곡인 Grouse Mountain G,G hiking trail course   는 행복한 습관이 또 생겼다.
              장을 하는데 A, B, 순으로 JAPAN 까지 나오고,              를 노래 한 “The Peak of heavenly Vancouver”
              다 음에 K 이므로 마땅히 KOREA국기가 들어오                 를 불러주고 나면 그 다음 첫소절 부분은 금방
              며 애국가 반주가 나와야 할 줄 알고 기대하고                   따라 부르면서  어느 사이에 하이킹 코스 옆 작은
             있었는데 한국 태극기가 안 들어오고 건너뛰어                     공간에는 미니 콘서트장이 되었다.  서로를 흉내
             Mexico ,Spain, Singapore,이 들어오더니 United      내며 즐거워하는 시간은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되어
             Kingdom 하고는 끝이 나는 듯 했다. 그러나 잠                다음주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등산할 수 있는 기
              시후 주최 국인 캐나다 국기가 중앙 J 옆에 우리                 회가 더욱 감사하며 다음 산행이 기다려집니다.
             K 자리에 캐나다 국기를 꽂아 놓고 모두 기립하                   미세먼지 보다도 더 탁한 공기가 자욱한 A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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