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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8 2025                                                      이민 기고                                          WWW.CANADAEXPRESS.COM 23










                       그리운 어머니 그리고 교회 청지기회 어머님들








                                                                                                                                    글 사진 양영승
                                                                                                        나는 어머니를 따라가면서 “엄마! 엄마! 저 넓은

                                                                                                       바다 아래 저 아래 밑에는 지금 해가 떠 있고 거
                                                                                                       기에는 미국이라는 다른 나라가 있다고 하데요”
                                                                                                       하면서  조잘대는 나의 재롱이 귀여우셨던지 어머
                                                                                                       니는 “무슨그런 세상이 다 있다냐?” 하셨다.
                                                                                                        나는 “엄마 나 이담에 크면 그런데 가서 살아보
                                                                                                       고싶어!” 하니 “아이고!,그럼 나는 죽어서나 가볼
                                                                                                       거나!” 하시며 나에 재롱을 받아주셨습니다. 그렇

                                                                                                       게 막연하게 조잘대던 나의 철없이 말하던 그 소
                                                                                                       원을 들어주시고 나를 이곳까지 보내주신 우리
                                                                                                       어머님 마음 속에 모셔져 있는 하나님께서 제 마
                                                                                                       음속에도 계셔서 역사해주신 것이라는 것을 늦게
                                                                                                       나마 깨달았습니다. 그때 우리 어머님께서 말씀
                                                                                                       하신대로 지구 반대편 캐나다에 와서 어머니의 그
                                                                                                       마음과 함께 살아가면서 교회 어머니들을 정성으
                                                                                                       로 모시며 교회에 다녔었다. 그 후 이날까지 35년

               2020년 1월 1일 새날이 밝았습니다. 기쁜 마음               님들께서 하늘나라에 가셔서 우리 어머님(성산 배                   이 넘도록 어머님들을 모시고 다니는 동안 한 분
             으로 예배를 드린 후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 본                    씨, 배 성심) 어머님을 뵙게 되시거든(사초리 동쪽                 떠나시고 작은 수의 어머님들께서 지금도 정정한
             교회에 이날까지 모시고 다니시던 청지기 어머님                    작은 동네 (양철) 영승)이라고 말하면 금방 알아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시는 청지기회 어머님들께서
             들께서 한 분 한 분 다 떠나시고 이제 남아계신                   들을 것입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해남군 북평면                   교회 앞자리에 앉아 계시는 것만 보아도 모든 교
             두 분을 오늘도 각각 집에까지 모셔다드렸다.                     에 예수 장로교회 교회를 돌보시는 외가집 가정                    우들 께서는 각자의 믿음 생활을 다시 한번 스스
               설날이라고 옷도 곱게 입으시고 오셨기에 사진                   에서 유교를 숭상하는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오                    로  점검해 보며 옷깃을 여미기도 합니다.
             도 찍어드리고 안아 드리며 차가 안 보일 때까지                   셔서 매달 모시는 조상님들의 제수를 준비하시느

             손을 흔들어 주시던 모습을 뒤로하고 오면서 제                    라 오일장 오십리길을 머리품으로 다니시면서 힘
              가 교회 어머니들을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였                   들게 사셨다.
              다. 그리고 저의 어머님의 생전의 모습을 떠올렸                   어린시절  어느 여름 초저녁  달 밝은 밤에 식사
              다. 일찍 하늘나라에 먼저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했                  후 어머니께서 나에 손을 잡고 마을 방파재 뚝길
              다. 제가 군대에 입대하기 전 어느 여름 주일날 낮                로 산책을 나가시니 동네 분들이 모깃불가에서
             에 동네 앞 교회마당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                   서로 담소하시다가 어머니를  보시고는 모두 반
              저의 어머님께서 예배를 드리고 나오시면서 어머                   쯤 일어 서면서 “아이고! 아짐씨! 어째 안주무시고
             님 친구분들에게 내 아들이라고 자랑을 하시더니                    이렇게  나오셨습니까요?” 하시니 어머님께서 “두
             “영승아 이제 네가 너에 새가정을 이루거든 너만                   세상 살아보려고 나왔지요”하시며 그들의 인사

             이라도 교회에 나가는 생활을 하거라” 하신 말씀                   를 뒤로하고 지나가셨다.
             을 잊고 살아왔다.
                캐나다에 와서 저를 이곳으로 오게 해 주신 분
             을 따라서 교회에 나오면서 부터, 나는 어머님의
             유언처럼 이제야 이루어지는구나하는 생각이 떠
             올라 교회 어머님들께 고백하는 마음으로 말씀
             드렸다.  “하늘 나라에 가신 어머님께 효도를 못

              해 보았습니다 하나님께 회개하는 마음으로 제
             불효를 용서받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이제부터 제
              가 힘 닿는 한 어머니들을 모시고 다니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15인승 VAN을 준비하여 공장에서 다목적
             용으로 탈 수 있게 개조하고 4급 면허증도 발급
              받아서 어머님들을 모셨다.  때로는 교회 여러 집
              사님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어머니들을 모셔온 세
              월이 어느덧 40여년이 되었다. 먼 훗날 교회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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