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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ANADA EXPRESS / LIFE                                        기고                                                       AUGUST 7 2026




                                            북한에서 8박 9일의 기록 2










         2007년 3월 24일 토요일                               정도의 여객 전용버스)로 승객을 터미널로 이송한다.                     지배인, 이렇게 5명외에 몇 테이블 건너 3사람이 앉은
         안내원이 고려항공 비행기표와 비자가 붙어있는                       착륙한 비행기를 터미널로 유도하지 않고 이곳 평양                      두 그룹이 전부다. 식사가 거진 끝날 때쯤에 이 아가
        내 여권을 갖고 왔다. 황사는 여전하고 센양 비행장                    뿐아니라 센양 공항에서도 진입로(taxiway) 밖에 정                  씨들 모두가 무대로 올라가더니 악기 하나씩 들고
        은 무섭게 붐빈다. 인구가 많은 중국을 실감케 한                     차하는 이유를 나중에 알게 되었다. 버스에서 내려 터                    나온다. 기타, 아코디언, 또 한 아가씨는 드럼 세트를
        다.  출국장으로 들어가 출국 수속을 하는데 내 여권                   미널로 한참 걸어가니 민경련(조선민족 경제협력 련                      옮겨와서는 즉흥의 3인조 밴드가 된다. 사실 서울 말

        을 보던 직원이 중국 입국비자도 없이 들어온 사람이                    합회)의 부경리(부장급)와 참사(보위부에서 보낸 정                     로 치면 “라이브 노래방”이다. 노래라고는 몇 개의 옛
        어떻게 출국을 하느냐면서 따지는 것 같다. 한참 실                    보원으로 보임)가 나를 맞는다. 모든 여객 중 나 하                    날 노래 외에는 뽕짝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강성대
        랑이를 하는데 정말 의사가 통하지 않는다. 북한 비                    나만 VIP실 통과로 입국수속은 아주 간단히 끝냈다.                    국” 어쩌고 하는 것들뿐이다.
        자를 받아 온 안내원은 이미 문 밖으로 떠났다. 큰일                   내 “빽”이 세긴 아주 “쎈” 모양이다. (고려항공 여객기                  참 이슬보다 더 독한 들쭉 술을 몇잔 한데다, 몽골
        났다. 센양이 국제 공항이라는데 영어하는 사람이 없                    에는 비지니스 좌석은 없지만 출입국 관리소에는 VIP                    로부터 계속한 여행이라 이제 그만 쉬자고 그랬더니
        나 보다. 졸지에 어제 오후 중국 입국 비자도 없이 중                  실이 있다).  공항에서 평양 시내로 오는 인근에는 비                   오늘 밤으로 현장에 가야 한단다. 밤12시가 조금 지
        국에 입국한 불법 입국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닐하우스는 한채도 보지 못하였다. 남한에는 너무나                      나 보통강 호텔을 나와 평양을 떠나 소위 평양-개
        북한으로 가는 연계 여행자임을 손짓 발짓해가며 영                     도 많은데, 이곳에서는 싱싱한 채소는 어떻게 해결하                     성 고속도로 간다. 평양 시내에서는 간혹 몇 100메타
        어로 얼버무려 간신히 통과하였다. 다음 북한으로부                     나 궁금하다. 시가지는 색채가 있는 간판들이 없어서                     떨어져 불빛이 보였는데, 교외로 나오니 아주 암흑이

        터 돌아올 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밖에 나가지 않                     인지 어둡고 우중충한 회색이다. 넓은 길거리로 보이                     다. 고속도로라는데 차랑은 한 대도 볼수가 없다. 시
        고 비행장 안에서 연계 비행편을 기다려야겠다.  탑승                   지만 보행자는 드물고 자동차도 별로 없다.                          멘트로 포장된 도로인데 너무나 덜컹거린다. 이게 포
        번호가 있는 곳에서 잠시 기다리니 탑승구 안내원이                        남측(한국)에서 온 사람은 물론 외국방문객은 여                    장 도로인지 자갈 길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잠을 잘
        저 멀리 활주로 근처에 있는 버스를 타란다. 승합차                    장을 풀기 전 제일 먼저 들려야 하는 곳이 있단다. 안                   수가 없다. 한 4시쯤에 사리원을 지나 휴게소에 들려
        로 한참을 달리니 활주로 끝 근처 진입로에 있는 고                    내된 곳은 “만수대 김일성 동상”이다. 날씨가 차가운                    커피를 마시잔다. 휴게소인지 무엇인지 캄캄한 주위
        려항공이 눈에 들어온다. 층계를 올라가니 붉은 제복                    토요일 오후시간인지 방문객(참배객)은 몇명 없다.                      에 자동차 불빛에 상행선-하행선 도로가 합치는 넓
        을 입은 고려항공의 안내원이 남측 대표라고 맨 앞자                    반강제적으로 참배를 하라면서 프라스틱으로 만든                        은 광장 위 횡단보도 같은데 유리창 집이 보인다. 순

        리에 앉으란다. 내 신분이 제대로 털렀다는 기분이다.                   뻣뻣한 조화 한 뭉치를 안내소 직원이 얌전하게 건네                     안 비행장에서부터 나를 데리고 다니는 참사위원이
        제트기인데 비지니스 좌석이 없다. 있을 리가 만무하                    준다. 동상 앞으로 가서 프라스틱 꽃을 놓고 묵념 비                   (당에서 보낸 안내 겸 감시원?) 문을 쾅쾅 두드리며
        지. 공산사회에서는 만민이 평등인데 높고 낮음이 있                    슷한 것을 하고 내려오는데 어느 사이에 안내원이 쏜                     휴게소 직원을 깨운다. 큰소리로 “남측 대표단이야!!”
        을 수가 없지. 내 옆자리는 계속 비어있어 이상하다고                   살같이 올라가 내가 방금 놓고 온 조화를 들고 막                      몇 마디 하니 잠시 후 여인 몇 명이 눈을 부비며 문을
        생각했는데 의문 사항은 잠시 후에 저절로 풀렸다.                     뛰어간다. 헌화한 꽃을 공손히 얌전하게 회수하지 않                     연다. 부랴부랴 석유난로에 불을 부치고 커피를 준
          승객이 모두 탔는데도 문을 닫지 않고 한참을 기                    고, 그냥 누가 집어갈까 봐 하는 식으로 들고 뛴다.                    비한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고 길거리 여인숙에
        다리는데 난데없이 수십개의 크고 작은 박스를 출입                     나에게 건네줄 때와는 정반대로. 이렇게 생화도 아닌                     온 느낌이다. 잠도 못 잔 처지에 그나마 따뜻한 커피
        문 앞, 화장실 안, 복도, 승무원자리, 꼭대기까지 꽉                  조화를 아주 신속하게 재활용하는 모습을 본다.                       (?)를 마시니 피로가 조금은 풀린다. 아직도 3시간 정
        차게 놓고서야 문을 밖에서 닫는데 안에 있는 승무                       보통문을 옆으로 지나 보통강을 오른편으로 하고                      도는 더 가야 한단다. 덜커덩거리면서 말이다. 잠시후

        원은 짐 속을 헤치면서 허리를 꾸부리고 팔을 뻗어                     한참 만에 도착한 곳이 그 유명한 “보통강 호텔”이                     부터는 비포장 지방도로다. 포장(?)된 고속도로나 비
        간신히 문에 달린 손잡이를 작동하는 것 같아 마음                     다. 건물은 우중충하지만 보통강이 있고 강 옆으로                      포장 지방도로나 그게 그거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놓이지 않는다.  비행기가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을                    는 산책길이 있는 듯하다. 시내로 들어오던 중에 지                     북한의 왠만한 지위에 있는 사람은 커피에 미국담배
        간단히 한 안내양이 내 옆자리에 앉는다. 안내양과                     나온 보통문에 관해서 몇 마디해야 겠다. 서울에 있                    (주로 말보로)를 즐긴단다. 나를 지키는 참사위원도
        옆자리는 생전 처음이다. 북한 비행기라서 그런지 엔                    는 동대문, 남대문 같은 문화재인데 내 눈으로 보기                     어디서 낮는지(혹시 시공사에서 준비했을까?) 말보로
        진소리가 지독하게 요란한 느낌이다. 모든 안내는 몇                    에 어딘가 이상하다. 눈여겨보니 윗지붕, 아랫지붕 용                    를 피어댄다.  연안읍 부근의 현장에 도착하니 동녁이
        마디로 끝났는지, 아주 명료한 목소리로 “우리 공화                    마루마다 조명등을 설치한 것이다. 나중에 안 것이지                     밝아온다. 밤을 새워 평양 보통강 호텔을 떠나 밤새

        국”, 조국에 대한 설명과 저 아래 보이는 강이 압록강                  만 보통문은 북한의 국보 1호란다(최근 국보 2호로                     달려온 길이 고작 200Km 정도란다. 아주 이른 봄 아
        이라면서 “선생님 조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네다” 한                    바뀌었음. 1호는 평양성). 조명등이 켜있는 것은 보지                   침 7시를 가르킨다.
        다. 고려항공 안내양도 내가 어떤 용무의 사람이라는                    못하였지만 그 광경이 어떨가? 소위 보물 외부에 설
        것을 아나보다. 한동안 “우리 인민의 자유조국과 위                    치한 전선주가 아니고 국보 지붕에 구멍을 뚫고 철                         10여년이 지난 일이지만, 나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북한에 가
                                                                                                            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글로 남겨 두어야겠다고 생각하
        대하신 김정일 장군” 어쩌고 한다. 높은 곳에는 아직                   근으로 조명시설을 한것같다. 회손도 아주 큰 회손                         며 개칠하듯이 가끔 긁적거렸던 노트를 정리해서 순서대로 몇자
        도 눈이 덮인 3월의 북한 땅이지만, 눈 없는 낮은 곳                  일것 같은데.                                            적어본다. 현지에서 그때그때 간단히 일기처럼 메모한 것들 것 모
        은 싯뻘건 진흙색으로 나무가 없는 민둥 산야가 눈                        체크인하고 대충 씻은 후 먼저 온 공사직원 2명과                      아 보았다. 원래 글 재주가 없는데다가 우리말을 써 본지도 오래
                                                                                                            돼서 무슨 글인지도 모르겠다. 몇년 전의 사건이고 부분적이지만
        에 확 들어온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땔감이 없                   함께 나에 대한 환영 만찬은 호텔 구내 “은방울” 민                         북한의 상태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으니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하여 쭉쟁이라도 긁어 모아                    족식당에서다. 음식은 불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

        땔감으로 써야 한단다. 또 왠만한 언덕은 집단영농                     다양하지만 신선한 채소는 별로다. 평양의 김치는 먹
                                                                                                                                           글 김 주영
        으로 밭을 일구어서 작물을 생산한다.  낮은 산언덕                    을만 하다. 들쭉술에 그런대로 안주가 좋다. 더군다                        1966, 인하공대 졸업, 1969, University of Missouri-Rolla, Graduate School,
        에는 나무, 풀한포기도 없다. 여름철 장마 때 왠만한                   나 우리를 써브하는 30대 정도로 보이는 아가씨들                         공학석사, 1970-1972, 한국 KIST 제련연구실 연구원, 1973-2002, Noranda
                                                                                                            Inc.(현재 Glencore사) Senior Metallurgical Scientist,2003-2014, 대한광물
        비에 흙탕물에 산사태가 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 “예쁘다”기보다는 한복차림에 진한 화장기가 없                         자원공사(광진공), 삼성물산(해외자원사업), 고려아연,  Ambatovy사 기술고문.
          순안 비행장에 도착하니 여기서도 비행기는 활주로                    어 세련되 보인다. 이 보통강 식당에 손님이라고는 나                         서울공대, 인하공대, 한양공대, 전남공대,  POSCO E&C, 단기강좌(Short
                                                                                                                                         Course) 초빙교수
        부근에 세워놓고 버스 (우리나라의 60년도 시내 버스                   를 포함한 남측 3명과 북측으로는 참사위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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