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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2 2025 | 기고 |
한국을 다녀와서 1
윤문영
존재 중심, 글쓰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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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다녀온 것은 꿈이었다 천천히 걷다가
나의 어머니가 안 계신 한국은 더 이상 나의 고향이 아닌 듯 진즉에 알아야 할 것을
나를 밀어 내었다 놓치고 마는,
그리고 그 한국이 나에게 물었다 눈 치 빨라야 하는 형국,
그래도 나는 너에게 무엇이냐고. 여기 한국에서 깨닫는다.
23 년 전에 떠난 한국은 낯설었지만 어려서 부터 내가 제일이라고 여겼던
군데 군데 오뎅집 떡볶이 집에서 나를 반겨 주었다 그 맹랑 함이
지나가다 훅 하고 들어가 훅하고 나온다 가끔씩 시도 때도 없이 구석구석에서 뛰쳐 나온다.
지하철은 나를 더욱 밀어 내었다 다 둘째 언니가 나를 오냐 오냐 키웠던
많은 인파들이 나는 이방인이라고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다 댓가를 내가 받는 것이다.
천천히 지하철 문에 걸려 있는 시 몇조각 들이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한 곳이라고
틈틈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천천히 걷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지하철 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나처럼 천천히 걷다 다른 생각에 빠져서
번번이 일반 열차와 급행 열차를 헷갈려 놓쳐서
빙돌아서 다시 타곤 한다.
천천히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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