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캐나다 익스프레스 - 밴쿠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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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VANLIFE.CA LIFE April 30.2021 13
학부모에게 직접 듣는 밴쿠버 학교 이야기
“조건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는 중입니다”
노스밴쿠버 린밸리 지역 아가일 세컨더리(Argyle Secondary School)
학부모 예계선 씨
1912년에 문을 연 린캐년 공원과 현수 절하게 챙겨준 아이들이 있어서 점차 나아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어요. 친 딸이 린밸리 엘리멘터리 다닐 때, 아가일
교(Lynn Canyon Park & Suspenion 졌어요. 아들은 한창 사춘기였고, 워낙 수 구 관계도 흐지부지 됐고요. 세컨더리도 언니 오빠들이 배구클럽 가입하라고 왔어
Bridge)로 잘 알려진 노스밴쿠버 린밸리 줍어 해서 적응이 더 어려웠죠. 아들 키가 원래는 1년에 8과목씩 배우는데, 10주동안 요. 딸도 신청해서 매주 화요일에 아가일
지역은 최근 몇 년 간 재개발로 인하여 신 180cm인데, 다 큰 녀석이 세 번을 울었어 2과목으로 바뀌었어요. 아들은 다른 한국 학생들에게 배구를 배웠어요. 재능 나눔의
축 콘도들이 많이 생겨났고 린밸리 엘리멘 요. 여기 와서 바보 된 것 같다고. 캐나다 아이들처럼 수학과 과학은 잘 하는데, 영 기쁨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세컨더리 학
터리(Lynn Valley Elementary), 바운더리 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의 의견 어와 사회 과목은 힘들어 했어요. 학교에 생들이 기특했어요.
엘리멘터라(Ecole Boundary Elementary), 과 감정을 어필하는 게 당연한데, 겸손이 상담 받으러 가니까, 과학선생님과 수학
올해 새로운 건물로 이전한 아가일 세컨 미덕인 한국에서 온 우리 애들은 부끄럽기 히 아가일 세컨더리 과학선생님은 몸은 아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린밸리에서의
선생님은 아들을 많이 칭찬하더라고요. 특
더리(Argyle Secondary School), 린밸리 도 하고 말도 안 통하니까 입다물고 가만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센터(Lynn Valley Centre), 린밸리 도서 히 있는 거죠.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점심 담하지만 에너지 넘치는 중년 여성인데, 한 A. 최근에 이 평화로운 동네와 어
관, 렉센터(karen magnussen community 도 혼자 먹고. 학교에 매일 가는 것만으로 국인을 좋아하는 유쾌한 분입니다. 울리지 않은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Recteation centre), 세이브 온 푸드, 세이 도 얼마나 고맙던지. 가끔 딸이 도시락으로 김밥 먹고 있으면 린밸리 주민들은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
프 웨이가 도보 10분 전후 거리에 있어 생 지나가면서 ‘김밥 먹을 수 있는 넌 진짜 행 며 지혜롭게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2019년 1월부터 자녀를 린밸리의 학교에 Q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예요. 권유로 아들은 저학년 수학교실에서 학습 있습니다.
활하기 편리한 지역 중 하나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민자라면 운아야’라고 농담도 한대요. 과학선생님의 저는 린밸리에서의 평온한 삶에 만족하고
보내고 있는 예계선씨에게 린밸리 지역과 A. 아이들이 이른 나이에 왔고, 영 보조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문제는 영 이웃들의 자녀 교육 방침이나 화목한 가
학교 분위기에 대하여 물었다. 어를 미리 준비 했더라면 덜 고생 했을까 어와 사회 과목이죠. 영어를 못하니까, 발 정생활을 지켜보면 배울 점이 많아요. 한
후회한적도 있는데, 초보이민자는 누구나 표할 엄두가 안 나겠죠. 쪽지시험을 아무 국사람들은 대게 자녀들을 아쉬울 것 없
Q 거주지로 린밸리를 선택한 이유 겪는 통과의례 더라고요. 이민 선배님들이 리 잘 봐도,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오지 이 키우려고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초등
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은 절대 주지 않고,
3년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해서, 시간이 지
않더라고요. 인종차별은 없지만 언어차별
A. 남편의 직장 때문에 2018년 12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은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돼요. 저녁 식사 준비도 가족끼리 순번을 정하더
월에 밴쿠버에 도착했는데, 린밸리는 남 라고요. 아들 친구가 저녁 당번이라고 서
로 출장 왔을 때 린밸리에 대한 인상이 좋 Q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시네 Q 아가일 세컨더리 학생들의 일상이 둘러 집에 가길래 메뉴를 물어보니 달랑
편이 주저 없이 결정했어요. 예전에 밴쿠버
요.
궁금합니다.
‘스프’라네요. (웃음) 삶을 바라보는 기준
았나봐요. 시선이 닿는 곳 마다 그림 같은 A. 한국에서는 진짜 욕심 많고 조 A. 한국 학생들은 학원에 많이 다 과 방향이 한국 사람들과 달라요. 처음에
풍경이 펼쳐져 있고, 학교와 쇼핑몰, 주요 급했는데, 여기 와서 깨닫게 됐어요. 그동 니는데, 우리 아들은 절대로 가고 싶지 않 는 의아했는데, 살다 보니 일리가 있더라
생활시설이 도보 가능 거리에 모여 있어 아 안 나는 가짜 부모였구나. 아이들을 있는 다고 해서 집에 오면 한숨 자고, 게임하고, 고요.
이 키우기 좋은 것 같아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더라고요. 부 숙제하고, 무미건조하게 살아요. 아이들이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끄러운 고백인데, 한국에서는 아들이 학교 그래도 펜데믹 전에는 하교길에 친구들 기본 원리를 탐구할 줄 알고, 당당하게 의
Q 자녀들의 학교 생활은 어떤 가 에서 공부 잘한다고 칭찬 듣고, 상 받아올 과 도서관에 가서 숙제하고 놀다 왔죠. 한 견과 감정을 표현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때 예뻤어요. 지금은 애들이 건강하고, 마
요?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의 우선순위를
국인들이 린밸리 도서관 방문하면 심한
A. 2019년 1월부터 G9였던 아들은 음 안 다친 것 만으로도 예뻐요. 조건 없 문화충격을 받아요. 열람실에서 간식 먹 느긋하게 바라볼 줄 아는 여유가 생기고
아가일 세컨더리, G6인 딸은 린밸리 엘리 는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는 중입니다. 제가 고, 맨땅에 주저 앉아 책 읽고, 친구들과 시 있어요. 얼마전에 딸이 행복하다고 말했어
멘터리에 다녔어요. 남매가 적극적인 성격 종교는 없는데, 매사에 감사기도를 하게 끄럽게 토론하고, 튜터 수업도 받고… 누 요. 울컥 하더라고요. 사춘기 자녀와 부모
이 아니고, 영어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 되는 요즘입니다. 구도 조용하라고 지적하지 않더라고요. 가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에 갑자기 오게 된 터라 초반에 무척 고생 (웃음) 도서관에 갔다가 근처 공원에서 운 이 감사하죠.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힘든
이들 하교시간만 되면 심장이 쿵쿵했어요. Q 버팀목이 되어준 부모님 덕분에 동하고, 춤추고, 수다 떨고, 세컨더리 학생 일이 생길 때, 사춘기 시절의 좋은 추억들이
을 했어요. 딸은 한달동안 매일 울었죠. 아
자녀분들이 씩씩하게 학교생활을
어려움을 이겨낼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소
들은 방과 후에 그렇게 지내더라고요. 아
시무룩한 표정을 보는게 힘들었거든요. 딸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가일 학생들이 초등학생들 가르치는 봉사 망하고 있습니다.
아이 반에는 한국인이 없었어요. 다행히 친 A.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예요. 펜데믹이 활동도 해요. 김세라 STAFF REPOR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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