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3일 TuesdayContact Us

공식 로고 없이도 월드컵 특수 노린다

2026-06-11 08:50:20

FIFA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밴쿠버 로열 센터에 참가국 국기들이 장식돼 있다. FIFA 공식 라이선스 계약이 없는 일부 상점과 업체들은 공식 로고 대신 국기와 축구 관련 장식물을 활용해 월드컵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FIFA 라이선스 없는 지역 상권 ‘우회 마케팅’ 활발

축구 열기 활용하지만 공식 브랜드 사용은 제한 

2026 FIFA 월드컵으로 밴쿠버 지역 상권도 축구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FIFA의 엄격한 상표권 보호 정책으로 인해 상당수 지역 업체들은 공식 로고나 브랜드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 다양한 우회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밴쿠버 도심의 쇼핑몰과 상점들은 각국 국기와 축구공 장식, 응원용품 등을 내세우며 방문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FIFA의 공식 후원사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업체들은 ‘월드컵’, ‘FIFA’, 공식 엠블럼 등 보호받는 상업적 자산을 홍보에 활용할 수 없다.

5일, 로열 센터 쇼핑몰 로비 천장에는 거대한 대형 축구공과 함께 각국의 국기들이 걸렸다. 쇼핑몰 내부 벽면은 ” GO 캐나다” 라고 적힌 문구로 도배되었고,  어느 달러 스토어는 밴쿠버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인 벨기에, 이집트, 스위스 등의 국기를 매대에 가득 채워 놓았다. 인근 선반들도 축구 테마의 종이 접시, 냅킨, 그리고 미니 축구공이 달린 비눗방울 장난감 같은 파티 용품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장식 뒤편을 들여다보면, 이번 대목을 노리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복잡한 속사정이 숨어 있다. 수많은 현지 업체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축제가 가져올 특수를 누리고 싶어 하지만, FIFA의 공식 상업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공식 브랜딩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처지이다. 이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는 브랜딩 문구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대회를 연상시킬 수 있는 우회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개스타운의 기념품점 거리에서 이미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일, FIFA 공식 파트너사들의 매장 쇼윈도는 정식 라이선스 로고와 상품들로 가득 찬 반면, 다른 일반 업체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라이센스 없이는 ‘FIFA’, ‘월드컵’, 그리고 공식 로고 및 마스코트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까다로운 상표권 규정을 피해 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코르도바 ST.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대회를 앞두고 비공식 팬 의류를 직접 디자인해 판매하고 있다. 그가 만든 검은색 티셔츠에는 축구 선수와 참가국들의 국기가 뒤섞인 그래픽과 함께 “경기로 하나 되는  2026년”이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그는 “상표권 규칙은 모두 철저히 준수했다” 라며 이 티셔츠가 꽤나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념품점에서만 20년 동안 종사해 온 이 점주는 “지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와는 분위기가 아주 딴판”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당시에는 밴쿠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BC주에 기반을 둔 여러 현지 기업들에게 공식 기념품 제조 라이선스를 폭넓게 발급해 주었고, 공급업체들이 직접 밴쿠버 상점들을 찾아다니며 대목을 잡을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스타운 거리에서는 대규모 국제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징후를 시각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기념품점은 개당 20달러 미만의 머그잔이나 샷잔 등 극히 일부의 공식 FIFA 제품만 들여놓았을 뿐, 나머지는 일반적인 축구 테마 상품이나 비공식 월드컵 의류에 의존하고 있었다.

유일한 예외는 매장 전체를 피파 공식 라이선스 상품으로 가득 채운 ‘허드슨 하우스 트레이딩 컴퍼니’였다. 선반에는 폭신한 마스코트 인형, 스웨터, 티셔츠, 축구공을 비롯한 온갖 수집품들이 가득했고, 유리 진열장 안에는 약 100달러에 달하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 복제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기념품을 판매하지 않는 다운타운 밴쿠버의 다른 비즈니스들은 상품 판매 대신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축구 열풍에 동참하고 있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팬 퍼시픽 호텔의 간판 아래와 건물 전면 차양막을 따라 축구공들이 줄지어 매달렸다. 개스타운의 메이플 트리 광장의 돌담길 위쪽으로는 여러 참가국의 국기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BC 레스토랑·식품서비스 협회의 이언 토스텐슨 회장은 FIFA 공식 스폰서와 제휴하지 않은 일반 레스토랑이나 바들은 홍보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축구 팬들에게 “매장에 들어와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라”는 식의 안내 표지판이나 홍보물조차 마음대로 내걸 수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