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테(Équité) 협회는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한 해 가장 많이 도난 된 차량은 도요타 RAV4로, 2,000대 이상이 도난 신고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RAV4가 “높은 수요, 글로벌 정비 용이성, 높은 중고 가치” 로 인해 범죄조직에 가장 높은 수익성을 제공하는 차량이라며, 해마다 도난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고가 SUV·픽업트럭, 전국적 표적

상위 10위 안에는 혼다 CR-V, 지프 랭글러 등 SUV와 함께 닷지 램, 포드 F-150 등 픽업트럭이 대거 포함됐다. 혼다 시빅(5위·약 1,800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SUV 또는 픽업 중심이다.

도요타는 하이랜더와 툰드라도 10위권에 오르며 올해 최다 모델이 도난된 제조사가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개 차종의 도난 건수만 1만5,700대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차량 도난이 지속되는 이유로 키리스 시스템 해킹, 차량 전자 시스템 무력화, GPS 제거 기술 고도화 등 절도 기술이 빠르게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근 캐나다-미국 국경과 동부 항만의 감시 강화를 포함한 대규모 대책을 발표했지만, 협회는 “조직범죄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이상 근본적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차종에서 2020년식 이후 모델이 도난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으며, 범죄자들이 키리스 방식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더 높은 중고가격을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렉서스와 메르세데스-벤츠 일부 모델은 도난율(보유 차량 대비 도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지난해 캐나다 전체 차량 도난 건수가 2023년 대비 19% 감소했지만, 에퀴테는 여전히 자동차 절도로 인해 해마다 10억 달러 이상의 보험금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가스트 에퀴테 수사서비스 부사장은 “범죄조직이 노리는 돈 규모를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 라며 “범죄자들은 계속 적응하고 있으며, 이 분야를 떠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트는 범죄 유형의 지역별 차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온타리오와 퀘벡은 고가·신형 차량을 훔쳐 해외로 불법 수출하는 범죄가 많고, 알버타는 2006년식 실버라도·시에라처럼 구형 차량을 국내 범죄에 사용 후 폐기하는 사례가 더 흔하다고 한다. 다만 최근 알버타 에서도 신형 차량을 훔쳐 철도로 동부로 보내 수출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연방정부는 2023년 도난 차량 급증에 대응해 마련한 자동차 절도 대응 국가 행동계획의 진척 상황을 지난달 공개했다. 이 계획을 통해 RCMP와 CBSA의 화물 검색이 강화되고, 연방·주·지방 경찰과 국제 파트너 간 정보 공유가 확대됐다고 한다.

CBSA는 도난 차량 검색 강화를 위해 차량 식별번호(VIN) 수입·수출 정보를 에퀴테, 카르펙스 등 기관과 공유하고 있으며, 항만·국경 검색 기술의 향상도 검토 중이다. CBSA는 올해 5월까지 도난 차량 666대를 압수했으며, 2024년에는 2,277대를 적발했다.

보험사들은 제조사들에게 보안 기준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차량 소유자들에게 가능하면 실내 주차, 밝은 곳 주차, 핸들락·페달락 등 추가 방범장치와 위치추적기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가스트는 “범죄자들이 차량을 노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게 만드는 모든 조치가 도움이 된다”며 “조직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위험은 낮고 수익은 높은 범죄이기 때문에 마약·총기 밀매에서 테러자금 조달까지 다양한 범죄 자금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결국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2024년 ‘최다 도난 차량 Top 10 (에퀴테)

1.도요타 RAV4 — 2,080대

2.닷지 램 1500 시리즈 — 2,018대

3.혼다 CR-V — 1,911대

4.포드 F-150 시리즈 — 1,833대

5.혼다 시빅 — 1,797대

6.지프 랭글러 — 1,491대

7.쉐보레/GMC 실버라도·시에라 1500 시리즈 — 1,192대

8.도요타 하이랜더 — 1,141대

9.도요타 툰드라 — 1,129대

10.렉서스 RX 시리즈 — 1,124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