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상 B 조민우 비 냄새 한국의 후덥지근한 장마철 어느 여름날, 공책이 가득 들어 어깨를 짓누르는 책가방을 메고 축 처진 슬라임 마냥 학원을 향해 걷는다. 시선은 약 45도 아래를 응시하면서 쭉 걷다 보면 하나, 둘, 야속하게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특유의 맞물린 패턴으로 빽빽이 박혀있는 빨간색 그리고 초록색 한국식 보도블록들을 추적추적 적신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습한 날 내리는 비에서만 느껴지는 특유의 비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 후끈후끈한 아스팔트가 식으면서 눅눅하게 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