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요 도시들은 공실률 하락세
밴쿠버만 역주행,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우려
캐나다 주요 도시의 도심 오피스 공실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밴쿠버는 오히려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른 대도시에서 사무실 공실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밴쿠버에서는 공실률이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 CBRE의 블레어 퀸 부회장은 밴쿠버가 통상적으로 “불황 시장에 가장 늦게 진입하고 가장 먼저 회복하는” 특성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BRE가 집계한 2026년 3분기 밴쿠버 도심 오피스 공실률은 13.1%로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퀸 부회장은 “캐나다의 모든 도시가 도심 공실 문제의 고비를 넘겨 긍정적인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밴쿠버만은 예외”라며 “이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밴쿠버 도심 오피스 공실률이 여전히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7년 언젠가 되어서야 반전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밴쿠버의 회복 지연은 기업들이 주 정부 리더십의 변화 가능성을 주시하며 투자를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금 경기 순환의 바닥을 다지고 있는 과정이지만, 주 정부 정치와 연관된 수많은 불확실성 때문에 사람들이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즈니스 단체들과 협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듯, 퀸은 느린 경제 성장 인식과 불확실성 때문에 조성된 부정적인 투자 환경을 공실률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아비슨 영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현재 건설 파이프라인에 신규 AAA급이나 A급 오피스 건물이 전혀 없으며, 당장 오늘 공사를 시작하는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완공까지는 최소 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의 오피스 임대 속도가 과거 역사적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공실률은 약 10%로 떨어질 것이며, 만약 역사적 평균치의 150% 수준으로 가속화된다면 2029년까지 공실률이 2.3%까지 급감해 현재와는 극단적인 대조를 이룰 것이라고 추산했다.
CBRE의 퀸 역시 향후 5~6년간 신규 공급 물량이 전무하기 때문에, 오피스 공간 확보 경쟁이 붙어 공실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국면으로 상황이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관건은 임대 속도 증가를 견인할 촉매제가 무엇이며 그것이 언제 시작되느냐 하는 점이다.
그는 “사람들이 지출을 하고, 약정을 맺고, 고용에 나서도록 만드는 긍정적인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피스 공간을 임대한다는 것은 곧 경제에 투자하는 것이고 건설 관련 일자리가 돌아간다는 뜻이지만, 현재 우리는 대기 상태에 갇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밴쿠버 시장은 타 도시 시장들에 비해 회복력이 빨랐던 전례가 있기에 이번 정체기는 더욱 이색적이다. 토론토 도심이 금융업에, 캘거리 도심이 에너지 산업에 치중되어 있는 것과 달리, 밴쿠버 시장은 광업, 기술, 서비스업이 골고루 섞여 있어 “경기의 호불황에 따른 타격을 완화해 주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퀸은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에는 밴쿠버 도심 내 대형 오피스 두 블록이 비워졌다. 아마존이 웨스트 조지아 스트리트에 위치한 ‘더 포스트’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약 24만 평방피트 규모의 오피스 공간들을 반납한 것이다. CBRE는 이 공간들이 완전히 재임대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반등은 경제적 불확실성의 해소 여하에 달려 있지만, 최근 발표된 LNG 생산 관련 인프라 투자가 일부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비슨 영 측은 아마존의 이전으로 공실이 증가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고무적인 추세들도 관찰된다고 전했다. “임대 활동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6~12개월 내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되어 있고, 특히 고품질 공간 및 연 층 형태의 가용 매물은 계속해서 타이트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