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저소득층은 이용도 어려운데 고소득 가정이 혜택”
보육 지원의 형평성 쟁점 부상
보수당 공세와 정치권 파장
데이비드 이비 수상이 자신의 자녀를 주정부의 ‘하루 10달러 보육 프로그램’에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인 BC 보수당은 많은 저소득층 가정이 보육시설 부족 등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비 수상의 가정이 혜택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비 수상은 13일 소셜미디어(X)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자녀 중 한 명이 이미 다니고 있던 보육 시설이 사후에 하루 10달러 지정 시설로 전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비 수상은 “시설 지정이 이루어졌을 때 우리 가족은 해당 우수 시설에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할인 혜택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으며, 해당 보육원이 지역 사회의 다른 가정을 지원하는 데 기여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일한 시설에 다니고 있는 막내 자녀에 대해서도 유사한 방식의 기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비 수상은 구체적인 기부 금액이나 해당 기부금이 세금 공제 대상에 활용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BC 신민당 대변인은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비 수상 가족이 해당 데이케어가 10달러 시설로 전환된 이후 지금까지 총 3,200달러를 기부했으며, 신민당 소속 다른 의원 중 10달러 보육 시설을 이용하는 인원은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올해 말까지 이비 수상 가족의 총 기부액이 약 8,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비 수상은 “우리는 확실히 그 할인 혜택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하루 10달러 적용 전과 후의 차액을 직접 지불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조기 총선 레이스가 펼쳐지는 가운데 BC보수당의 집중 포화 대상이 되었다.
밴쿠버-예일타운 지역구의 BC 보수당 마가레타 돕갈 후보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 십만 명의 주민들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보육비로 고통받고 있는 와중에, 데이비드 이비 수상의 가족이 탐나는 하루 10달러 보육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BC보수당은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주총리로서 이비 수상이 받은 총상여금(보수)이 22만 6,000달러를 넘어선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조금 지원을 받는 보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그의 “부유한 가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13일 이비 수상의 기자회견 이후 돕갈 후보는 2차 보도자료를 내고 이비 수상이까다로운 질문들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돕갈 후보는 “이비 수상은 수천 달러의 보육비를 부담하며 고군분투하는 일하는 부모들에게 왜 자신의 부유하고 권력 있는 가정이 하루 10달러 보육을 먼저 누릴 자격이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이비 수상의 기회주의적이고 위선적인 실체를 목격하는 동안 그는 변명할 수 없는 것을 변명하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보수당은 첫 번째 기부금의 액수 및 증빙 자료, 세금 공제 여부, 그리고 계획된 두 번째 기부의 세부 금액 등을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 10달러 보육 제도의 현주소
주정부에 따르면 하루 10달러 보육 프로그램은 참여를 선택한 독립민간사업체에 의해 운영된다. 해당 시설의 이용은 허가된 수용 인원과 대기자 명단 순서에 따라 결정된다. 특정 보육시설이 10달러 프로그램으로 승인되면, 기존 재원 아동의 자리는 자동으로 10달러 프로그램으로 전환되는 구조이다.
신민당 측은 보수당 상대 후보들이 보육료 상한제를 철회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역공을 펼쳤다. 이비 대표 역시 보수당이 특정 보육 프로그램의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수당은 아직 보육 공약 전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으나, 돕갈 후보는 며칠 내로 관련 공약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루 10달러 제도를 삭감할 계획은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BC보육옹호연합의 하루 10달러 보육 캠페인 대변인인 샤론 그렉슨은 이비 수상의 개인적 상황보다는 보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렉슨 대변인은 “진짜 뉴스거리는 이 시스템의 확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이라며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양질의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제공받는 가정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당선자가 누가 되든 보육 공간의 10%에 불과한 현재 상태를 넘어 하루 10달러 시스템 전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BC주 내 하루 10달러 보육 공간은 약 1만 8,000개로 전체 허가 보육 공간의 10% 수준이다.
프레이저 밸리 대학교의 해미시 텔포드 정치학 교수는 이 이슈가 일부 주민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텔포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접하고 눈살을 찌푸릴 것” 이라면서도, 주총리가 차액을 기부하여 메웠다는 해명이 사실이고 주총리라는 직위를 이용해 특혜를 받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악의적인 문제는 없다고 보았다. 다만 이미지 차원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텔포드 교수는 “특권층이 특혜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형국이며, 이는 정치인에게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