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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아트갤러리, 리처드슨 가문서 200만 달러 기부 약정

2026-10-21 14:56:51

예술 통한 건강·사회적 교류 지원…‘아트 오브 웰빙’ 프로그램 확대

밴쿠버 아트갤러리가 리처드슨 가문으로부터 200만 달러의 기부를 약정받아 예술을 통한 건강·웰빙 증진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갤러리는 10월 8일 이번 기부금이 향후 5년간 ‘아트 오브 웰빙(Art of Wellbeing)’ 프로그램의 연구와 지역사회 활동, 협력 사업을 뒷받침하게 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명칭은 기부자의 지원을 기려 ‘리처드슨 패밀리 아트 오브 웰빙 랩(Richardson Family Art of Wellbeing Lab)’으로 변경된다.
지난 2025년 4월 시범사업으로 출발한 이 프로그램은 예술을 통해 사회적 교류를 넓히고 회복력과 정신적 안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갤러리에 따르면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통해 2,280명 이상이 무료로 미술관을 방문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노인과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예술을 통한 자기표현 활동, 지역사회 단체의 관람 지원, 공개 토론, 의료 전문가 간담회, 사회적 처방 연계 사업 등이 진행됐다. 사회적 처방은 의료적 치료와 더불어 문화·자연·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연결해 건강과 삶의 질을 지원하는 접근 방식이다. 사업의 핵심 협력 기관은 BC공원재단의 자연 처방 프로그램 ‘PaRx’다. 캐나다의 전국 단위 자연 처방 프로그램인 PaRx는 의료진이 환자의 신체·정신 건강을 위해 자연 속 활동을 권하도록 지원한다.
밴쿠버 아트갤러리는 이 사업과 연계해 전시실에서도 예술을 매개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에밀리 카의 작품과 자연관을 다룬 전시 ‘That Green Ideal: Emily Carr and the Idea of Nature’가 대표적이며, 앞으로는 소장품전 ‘Highlights from the Collection’에 소개되는 BC주 풍경 작품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두 기관의 협력 사업은 예술과 보건 분야를 연결한 성과를 인정받아 캐나다 사회적처방연구소의 ‘2025 사회적 처방 체인지메이커상’을 받았다. 갤러리와 BC공원재단은 협력 기간을 3년 더 연장하고, 공원이나 녹지 공간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자연을 느끼고 사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시리시 라오 밴쿠버 아트갤러리 공동 최고경영자 겸 총괄디렉터는 “이 사업은 지역사회의 필요에 응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데이브 리처드슨의 지원과 오랜 헌신 덕분에 시범사업에서 배운 내용을 발전시키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데이브 리처드슨은 “예술과 자연은 마음과 몸, 정신에 활력을 주고,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 새로운 시각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며 “더 많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예술과 자연을 통해 기쁨과 유대감을 경험하도록 가족과 함께 지원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 2025년 4월부터 환자들에게 자연 처방을 해 온 밴쿠버 심리센터의 칼라 프라이 소장은 미술관이 일상의 부담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프라이 소장은 “숲이나 해안을 그린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에 몰입하게 된다”며 “외로움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이며, 누군가와 그림 앞에 나란히 서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이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환자들이 갤러리 방문 후 몇 주 만에 평온함을 느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