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아트갤러리, 기후위기와 자연을 잇는 ‘지속가능성 프로젝트’ 확대

2026-07-15 09:56:50

예술과 환경을 연결…기후행동·친환경 전시·시민참여 프로그램 대폭 강화

밴쿠버 아트갤러리가 기후변화와 자연을 주제로 한 대형 전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실천을 한층 강화한다. 전시뿐 아니라 친환경 운영, 학계와의 협력, 시민 참여 프로그램까지 확대하며 예술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과 행동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시즌은 ‘That Green Ideal: Emily Carr and the Idea of Nature(그린 이상향: 에밀리 카와 자연의 개념)’와 ‘Future Geographies: Art in the Century of Climate Change(미래의 지리학: 기후변화 시대의 예술)’ 두 개의 대형 특별전이 중심이 된다. 두 전시는 인간과 자연, 예술과 생태계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며 관람객들에게 환경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에바 레스피니(Eva Respini) 밴쿠버 아트갤러리 공동 CEO 겸 큐레이터는 “예술은 우리가 자연과 맺고 있는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문화기관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뿐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UBC와 협력해 과학과 예술 연결
특히 ‘Future Geographies’ 전시는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밴쿠버 아트갤러리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기후행동연구소(Climate Action Lab)와 협력해 40여 명의 학생들이 전시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들은 지구과학 전문가들의 지도 아래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 영상을 제작했으며, 전시장에서 상영돼 관람객들이 예술 작품과 함께 과학적 배경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친환경 전시 제작도 확대
전시 제작 과정 역시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 갤러리는 SAGE(Sustainable Arts and Green Ecosystems) 프로젝트와 지역 업체인 Great Northern Way Scene Shop, Urbanjacks 등과 협력해 전시 자재를 재활용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순환형 전시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전시 벽체와 전시대를 최대한 재사용하고, 재활용 자재를 우선 사용하며, 작품 운송도 가능한 경우 항공 대신 육상 운송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1,800년 된 삼나무 숲을 체험하는 몰입형 전시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SANCTUARY: The Ancient Forest Experience’이다. 원주민 예술가 Dr. T’uy’t’tanat Cease Wyss와 다큐멘터리 제작자 Damien Gillis, 디지털 아티스트 Olivier Leroux가 공동 제작한 360도 몰입형 설치 작품으로, 약 1,800년 된 레드 시더(적삼목)를 모티브로 만든 돔 안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원시림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전시는 사라져가는 원시림의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태평양 북서부 원주민들에게 삼나무가 지닌 문화적·정신적 의미도 함께 소개한다.

자전거 이용 장려
무료 자전거 보관 서비스 운영
갤러리는 시민들의 친환경 이동도 적극 지원한다.
7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BEST Mobility가 운영하는 The Bike Valet과 협력해 갤러리 방문객들에게 무료 자전거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밴쿠버 여성 사이클링 브랜드 Samsara Cycle과 협업해 에밀리 카의 풍경화를 모티브로 한 한정판 친환경 사이클링 의류도 출시했다.
7월 25일에는 스탠리파크에서 밴쿠버 아트갤러리까지 시민들과 함께 자전거 라이딩 행사를 개최하고, 참가자들은 전시 관람과 갤러리 투어에도 참여할 수 있다.

가족 대상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 운영
매주 일요일 운영되는 가족 참여 프로그램 ‘The Making Place’에서는 환경과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활동이 진행된다. 에코 포스터 만들기, 캐나다 자연풍경 파스텔화, 자연의 소리를 활용한 사운드 조형물 제작 등이 마련되며, 갤러리 입장객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또한 18세 이하 청소년은 항상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밴쿠버 아트갤러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과 과학, 지역사회가 함께 기후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갤러리 측은 “지속가능성은 전시 제작 방식뿐 아니라 교육과 시민 참여, 지역사회 협력까지 아우르는 핵심 가치”라며 “예술이 기후변화 시대를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