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Colombia) 커피 문화
[커피 이야기] 19회
대학교 1학년 시절 영문학 수업에서 에세이 과제를 준비하던 때였다. 주제가 뭐였는지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은 안 나지만 퇴고를 하다가 철자가 틀린 단어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BC 주, 영문으로British Columbia 라고 쓰는데, 이것에 익숙해서 인지 실제 나라 콜롬비아도 나는 당연히 Columbia라고 표기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내 과제를 읽어 보던 콜롬비아 출신 유학생이 너무나 어이가 없다는 듯 바로 Colombia 로 고쳐 써줬고 난 약간 민망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아직도 콜롬비아 생두만 보면 생두자루에 새겨진 Colombia를 제차 확인하고 되새김을 하곤 한다. 여러분들은 다 이미 아셨으리라 생각 하고 오늘은 콜롬비아 커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콜롬비아에서의 커피 재배는 18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안데스지역에서 소규모로 재배되었지만, 점진적으로 커피재배에 좋은 기후를 가지고 있고 고도가 적당한 곳이라면 어디든 새로운 농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세기에는 철도와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재배지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오늘날의 가장 큰 커피 수출국 중 하나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농부들의 노력으로 콜롬비아 커피의 품질이 높아졌다.1958년에 국가 커피생산자 협회인 “콜롬비아 커피 생산자 연합”이 설립되면서 체계적인 품질관리와 유통관리가 발전하면서 해외 수출이 본격화되었다.
콜롬비아는 남미대륙의 북쪽 끝에 위치하여 태평양과 카리브해에 인접해 있고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커피 재배에 최상의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수프리모를 비롯하여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커피 벨트이기고 하다. 이 지역이 바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콜롬비아 “커피문화경관”이 위치한 곳인데 이곳에 대하여 조금 더 알아보기로 하자.
19세기 중반에 칼다스(Caldas)에서 시작된 커피 경작은 곧 그 높은 품질로 인해 인근 지역인 틴디오(Quindio), 리사랄다(Risaralda)까지 확대되었고, 20세기 들어서 커피 삼각지대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후 바예델카우카(Valle del Cauca)까지 포함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게 되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져온 특유의 커피생산문화를 인정받아 “콜롬비아 커피문화경관(Coffee Cultural Landscape of Colombia)이라는 독특한 문화유산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 곳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온 고지대 재배에 적응하기 위한 농부들의 노력과 땀이 고스란히 담긴 경관을 감상해 보기 바란다.
A B C D E F 총 6개 구역으로 구분하는 문화경관은 18군데의 도심지를 포함한다. 도시 지구는 가파른 경사면에 위치한 커피 밭, 위쪽으로 평평한 산등성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특유의 지리적 특성은 건축학적 아름다움과 생활방식, 그리고 농부들이 땅을 이용하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직각의 땅뙈기들이 옹기종기 모인 조화로움, 커피나무와 그늘을 위한 가로수가 들어선 거리가 이 지역 경관의 독창적인 대칭 구조를 만들고 있다. 도시지구의 건물들은 콜롬비아를 식민지로 지배하였던 에스파냐의 영향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전통건축 재료인 옥수수속과 주름진 등줄기를 배합하여 격을 세우고 진흙 기와로 지붕을 덮은 가옥이라 운치가 있고 아름다운 동네라고 한다.
오늘날 이 커피문화경관 지역에는 소규모 경작인들이 주를 이루는 약 2만4,000개의 커피농장이 있고 약 8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콜롬비아 연간 커피 총 생산량의 35%를 재배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