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그가 남긴 빚은 어떻게 될까? 재정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리우가 캐나다에서 법적 처리 방식과 가족이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캐나다에서 사망 후 빚의 처리 방식

캐나다에서는 가족이 자동으로 고인의 빚을 떠안지 않는다. 빚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생존 가족이 곧바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다. 빚은 고인의 재산(유산)에서 상환된다. 다만, 대출이나 신용카드를 공동명의 또는 연대 보증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사망 후에는 유언장에 지정된 집행인(또는 유언장이 없으면 법원 지정)이 고인의 자산을 모아 주 법률이 정한 순서에 따라 채무를 변제하고, 남은 재산을 상속인에게 분배한다. 유산이 빚을 모두 갚기에 부족하면 채권자는 잔여 채무를 탕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동서명, 공동계좌, 보증이 있는 채무는 생존자가 계속 상환해야 한다.

채무 유형별 처리 방식

▲주택 담보대출(모기지)

고인의 모기지는 유산의 채무로 포함되며, 공동 서명자나 배우자가 상환을 이어간다. 단독 명의일 경우 집을 매각해 대출을 갚을 수 있다. 일부 생명보험•모기지보험이 잔액을 전부 또는 일부 상환할 수 있다.

▲신용카드 채무

유산에서 먼저 상환하며 부족하면 채무가 소멸된다. 단, 공동명의 카드는 생존자가 전액 상환해야 한다.

▲자동차•개인대출

자동차 대출 등 담보대출은 상환 불능 시 담보를 압류한다. 상속인이 차량을 원할 경우 집행인과 협의해 상환을 이어갈 수 있다. 무담보 대출은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유산에서 상환한다. 공동 서명자는 전액 상환 의무를 진다.

▲학자금 대출

연방정부 및 대부분의 주 학자금 대출은 사망 시 탕감된다. 그러나 민간 학자금 대출은 유산 또는 공동 서명자가 상환해야 한다.

▲공동 계좌•공동 대출

공동 명의 채무는 생존자가 전액 상환해야 하며, 채권자는 유산과 무관하게 직접 청구할 수 있다.

가족 채무부담을 줄이는 대비책

•유효한 유언장 작성

재산과 채무 처리 절차를 명확히 하여 가족의 혼란과 법적 비용을 줄인다.

•집행인 지정

빚 상환 지침을 유언장에 포함해 신속하고 명확한 절차를 보장한다.

•생명보험 가입

모기지•개인대출 등 채무와 장례비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보장액을 설정한다.

•계정•결제 정보 공유

배우자나 가까운 가족, 집행인과 로그인 및 결제 정보를 공유해 사망 후 절차를 원활하게 한다.

죽음을 미리 생각하는 것은 불편할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가족을 위한 중요한 배려다. 채무, 재산, 보험, 유언장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는 가족과 공유하면 사망 후 재정적 혼란을 줄이고, 유족이 슬픔 속에서도 평온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