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코스타리카 땅에 내린 축복은 커피다
[커피 이야기] 20회
차를 타고 가다가 큰 아이에게 처음 듣는 어떤 단어를 이야기 해주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물었다. 아이가 이렇게 답했다. 멋진 해안가 (Coast)에 누워있는데 흔들면 소리나는 악기 소리 (Shaker를 말하는 것 같았다)가 주변에서 들려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단어가 왠지 스페인어 같다고 했다. 내가 물어본 단어는 코스타리카였다.
이번 서론은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을 하다가 아이에게 물었는데 의외의 답변을 들었던 것이다. 가끔 뭔가를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재밌는 답들이 나오는 데, 역시 어른들보단 참 순수한 것 같다. 사실 난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쓰는 언어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찾아보니 신기하게도 큰아이가 말한 것 같이 스페인어다. 코스타리카… 오늘 커피문화를 알아볼 곳이다.
코스타리카에서는 1700년 후반에 쿠바로부터 묘목이 들어와 재배를 하기 시작했다. 코스타리카는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정부에서도 커피산업이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제도적으로 커피농가를 돕기 시작하였다.
이후 1848년 푼타래나스로 가는 주요 도로 공사가 완료되어 전국적인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주었다. 이 도로를 통해 농부들이 우차(소달구지)등을 이용해서 커피를 시장으로 운반하기 쉬워짐으로 커피유통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커피 시장의 농업, 상업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1933년에는 코스타리카 국립커피협회 Icafe(Instituto del Café de Costra Rica)가 설립되었으며, 코스타리카 정부는 커피 수출세(1.5%)를 부과하여 자금을 구축해 아라비카 커피재배에 필요한 연구 개발, 토양분석, 식물병리학 등 국가커피산업 발전에 필요한 모든 것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또한 코스타리카 정부는 1989년 이후 커피의 질이 비교적 낮은 Robusta 품종의 재배를 법으로 금지하였으며 오로지 아라비카종 만을 재배하도록 정책을 세웠다. 커피의 양 보다 질로 승부해야만 그로 인한 부가가치를 높이고 코스타리카 커피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약25%가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쥬라기공원의 배경에 걸맞게 11개의 화산과 4개의 활화산이 있다. 좋은 커피가 나오는 곳은 대부분 비옥한 토양이 조건이 되는데, 화산토양도 그 중 하나다. 또한 온화한 기후 덕에 단위면적당 커피생산량도 높은 편이고 품질이 우수하다.
코스타리카도 중남미의 커피생산국과 마찬가지로 고도에 따른 등급 분류법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 고도1,300m 이상에서 생산되는 커피빈을SHB(strictly Hard Bean), 1,200m이상 1,300m 미만은 HG (Hard Bean), 900m 이상 1,200m 미만은 GHB (Good Hard Bean), 500m 이상 900m 미만은 MHB (Medium Hard Bean)으로 구분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내에서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이 SHB, GHB일 정도로 품질이 매우 우수한 편이다. 산호세 남쪽에 있는 따라주 (Terrazu)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스페셜티 커피를 생산한다. 그 중 라미니타에서는 매년 131 톤을 한정 생산하고 있다.
코스타리카인 들은 주로 아침식사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전통적으로 오후 3시경 휴식과 함께 커피를 즐기는 시간을 갖는데 이때 “초레아도르 (Chorreador)” 라는 추출기구를 사용한다. 보기에는 핸드드립 기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드리퍼 (깔대기 역할)가 없고 그냥 길쭉한 필터를 지지해주는 나무 홈이 있다.
“신이 코스타리카 땅에 내린 축복은 커피다. 사람들은 죽어서 천국에 가길 원하고 커피 애호가들은 죽어서 코스카리타를 가길 원한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한다.
코스타리카는 군대가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나라다. 생활환경과 안전한 치안은 미국인들이 은퇴 후 이민해 살고 싶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힐 정도며 국민성은 인생의 즐거운 면을 바라보고 낙천적이고 예의 바르며 친절한 국민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