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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한카문학상 시상식 성황리에 열려…

2017-03-23 00:00:00

으뜸상 이상목(운문), 권은경(산문) 이외의 시상자들 수상

캐나다 한국문인협회(나영표 회장)가 주관하는 제5회 한카문학상 시상식이 지난18일 오후 3시 밴쿠버 한인회관에서 김성구 경찰영사, 이세원 한인회장 대행, 장민우 뉴비스타 이사, 으뜸상, 버금상, 돋움상 시상자들과 가족들 50여명이 참석해 축하의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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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부분 으뜸상에 이상목씨의 시 ‘떨잠, 그리고 이방인 눈물 한 줌, 산문부문은 권은경씨의 ‘별과자의 추억’이 수상했다. 그리고 김정숙씨의 ‘옥수수빵’, 전재민씨의 ‘맛있는 밥상’, 류제항씨의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각각 산문부문 버금상, 김도형씨의 ‘산길을 거닐며’, 이진종씨의 ‘겨울풍경’, 이정조씨의 ‘차마고도’, 한부연씨의 ‘태양의 소리’, 정태원씨의 ‘푸른지대’ 등이 각각 운문부문 버금상을, 안정희, 정재욱씨가 문협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각각 돋음상을 수상했다.

이원배 문협 이사장은 심사평을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한카문학상공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타국에 살면서 그만큼 ‘자아’를 표현하고싶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응모대상을 캐나다 전역으로 확대함에 따라 토론토, 몬트리올, 캘거리, 에드먼튼 등에서도 작품응모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캐나다 한국문인협회는 향후로도 캐나다 전 한인 문인들과의 작품교류 및 공동행사를 통해 한국문학의 발전을 도모해 나갈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상식후 시상자들의 작품 낭독 후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화기애애한 문학도들의 모임을 가졌다.

 

제5회 한카문학상 종합심사평

예술은‘자기표현의욕구’에서비롯된다. 기쁜일, 슬픈일, 억울한일, 참담한일—세상사에서야기되는모든감정을사람들은외부로표출하고싶어한다. 그래서음악, 미술, 문학등이비롯되었다. 해를거듭할수록한카문학상공모에대한관심이고조되고있는것은타국에살면서그만큼‘자아’를표현하고싶은욕구가강해지고있다는의미이다. 바람직한일이다. 그들의내밀한이야기를해마다접할수있다는것은참기쁘고보람되다. 같은길을함께걸어갈참신한문우(文友)들을만나는설렘때문이다.
제5회한카문학상작품공모부터는캐나다거주자면누구라도응모할수있게하였다. 이제는인터넷세상이되었고, 홈페이지나웹카페를통해얼마든지문학활동에의참여가가능하기때문이었다. 이에따라캘거리, 에드먼튼, 몬트리올, 토론토등지에서작품이응모되었다.
심사위원들이 평한 부문별 작품평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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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부문 심사평

으뜸상 작품 <별과자의 추억>
토론토에서 아동문학가로 활동하는 권은경 당선자의 발굴은 뜻밖의 수확이다. 한카문학상 응모자격을 캐나다 전역으로 확대한 첫 결실이다. ‘별과자와함께하는나의노란색추억여행은언제나소소한일상의행복과소중함을일깨워준다. 남보다많은것을소유하고, 경쟁에서앞서야만만족이있을거라는세속적인생각이얼마나천박한가를새삼느끼게한다.’작품말미에서보듯이작가는무슨말을하고싶은지극명하게표현했다. 수필은 ‘사유’와 ‘사건’이 적절하게 엮어야 하는데 권 당선자의 경우 거기에다 ‘소설적 전개’를 더했다. 이미 어린이를 위한 몇권의 책을 한국에서 발간하여서인지 문장도 기교를 섞지 않아 순수하고 담백하다. 이런 소이로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으뜸상 수상자가 되었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버금상 작품 1 <옥수수 빵>
유년시절에 즐겨먹던 음식은 하찮은 것이라도 소중하다. 자신을 성장시키고 뒤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미국의 원조로 받은 밀가루와 옥수숫가루로 옥수수빵을 만들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급식으로 한 덩이씩 주었다.(중략) 우리는 집으로 걸어가면서 내 어깨에 멘 책가방에서 솔솔 풍기는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먹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입안에 군침이 살살 돌며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고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면서 더욱더 허기진 배를 느끼게 했다. 집에 빨리 가서 꼬마 오빠와 같이 옥수수빵을 먹고 싶었다.’좋아하는 ‘꼬마오빠’와 나눠 먹고 싶은 마음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참는 소녀, 우리들 여동생의 모습을 본다. 제9기 문예창작대학을 수료한 김화숙 당선자는 수업때마다 빠지지 않고 열심이더니 좋은 열매를 거두었다. 아쉬운 것은 ‘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노력으로 극복하리라 본다.

버금상 작품 2 <맛있는 밥상>
전재민 당선자는 밴쿠버 유명 레스트랑의 현직 쉐프이다. 그런 그가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엄마가해준수수콩 등여러가지넣고고다시피 한범벅이가장맛있었고요. 불 때서검정가마솥에날마다밥하고된장찌개에 두부도가끔부녀회 가게에가서사와야넣는그된장찌개가가장맛있었던 거같아요.그리고밥 위에얹어서쪄주신감자 개떡 맛은정말잊을수가없어요.’라고 대화체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덧붙여 음식에 관한 사연을 편안하게 열거하였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한 작품에 담으려다 보니 ‘기승전결’이 사라져 버렸다. ‘사유’의 부족도 아쉽다. 가끔 부적절한 단어의 선택도 보이지만 문학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본인의 의사가 강해서 향후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버금상 작품 3 <며느리와 시아버지>
글로벌 시대에 이방인 며느리를 맞는 것은 이제 한국에서는 신기한 일도 아니다. 밴쿠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말이 바야흐로 실감난다. 타국생활 25년차인 류제항 당선자도 브라질 며느리를 맞았다. 이국 며느리의 시부모에 대한 공경이 살갑다. 한국말을 배우려 노력하고, 친정부모보다 시부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예쁘다. ‘교민문학’은 대부분 ‘고국에 대한 향수’에서 주제를 찾지만 ‘현지 삶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인 만큼 적절한 이야기를 엮어 나갔다고 본다. 다만 문단정리와 어휘 선택, 문학으로서의 수필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정진이 기대된다.

운문부문 심사평

으뜸상 작품 <떨잠, 그리고 이방인 눈물 한 줌>
기성작가의 한카문학상 응모는 심사위원을 긴장하게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응모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목 당선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항상 겸손하면서도 작은 것에서도 배움을 찾으려는 자세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시조시인으로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그는 에드먼튼에 산다. 한때 우리 문협 부회장을 하다가 수년간의 공백기간을 가졌다. 그러나 그의 실력은 여전하다. ‘삭이고 다독이며 홀로선 유배의 성/초라한 자존심에 중년은 구겨지고/떨잠에 배어 나오는 푸른 빛 눈물 한 줌’‘떨잠-조선시대 왕족이나 귀족 여인네들이 사용하던 머리 장신구’에서 ‘이방인 눈물 한 줌’을 빚어낸 그는 과거의 화려함은 밀어두고 이제 ‘곰삭은 옷 칠조차/향기로/번져나오며 지친 나를 달랜다’며 내려놓음의 평안을 즐긴다. 재기를 축하드린다.

버금상 작품 1 <산길을 거닐며>
시는 ‘비유’와 ‘함축’이 어느 문학장르보다 강하다. 산문시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편히 다가오는 것은 길지 않으면서 비유와 함축이 조화를 이룬 시이다. 김도형 당선자의 시는 대체로 짧다. 함축미가 엿보인다. 산길을 거닐며 보는 정경을 소소하게 묘사하지만 인간 존재는 ‘저 풀숲에서 슬며시 운신대는/벌레와 다를 바 없는 존재였군요’라고고백한다. 수수께끼처럼 자기만 아는 표현에 익숙한 젊은이 답지 않게 꾸미지 않고 물 흐르듯 담담하게 시를 써내려 가지만 사람이란 아무리 잘난 체 해도 벌레와 다를 바 없다는 결론으로 우리를 사유케 한다. 그러나 ’휘발유 냄새에 젖어 있던/내 살결은’이라는 표현은 좀 어색하다. 구태어 설명을 할 필요는 없지만 독자가 짐작할 수 있는 시 언어의 선택만 연습하면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

버금상 작품 2 <겨울 풍경>
캘거리에 사는 이진종 당선자의 시에서 ‘추운 나라의 서정성’을 엿본다. 지난 해 응모에서도 캘거리 문인이 당선되었지만 밴쿠버에 비해 인구도 적고 기온도 낮은 곳에서의 낯선 삶을 문학으로 승화해 나가는 캘거리 문인들의 문학사랑에 감동할 뿐이다. ‘처마 밑의 고드름/입에 물고/ 낮에는 팽이놀이/밤에는 쥐불놀이/그 아득한 추억안고—(중략)— 함박눈 맞으며/가슴 깊이 꽁꽁 감추어 둔/빗장 문 열어본다’같은 나라, 다른 지역에 살아도 한민족. 같은 정서를 공유하며 빗장 문 열며 타국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시 속에서 움튼다. 사유를 분명히하는 좀 더 강한 ‘종장’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지 않으나 ‘백인백색.’향후의 왕성한 시작활동이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버금상 작품 3 <차마 고도>
TV 프로그램을 보고 희말라야 끝자락 차마고도의 네팔 사람들의 힘든 삶을 묘사한 상상력이 돋보인다.‘그들의희망은/다떨어진신발밑창으로돌조각밖혀/발이아픈줄도’모르지만‘집에와찢겨진발을감싸며눈물’흘리는부인이있어‘모두가행복한날이다.’그러기에남자는밖에서온갖질곡을격더라도행복하다. 그험난한순간조차영웅담처럼이야기전해줄수있는아내가있다면. 우리들의삶도다를바없다. 가정이행복해야만사형통이다. 시적구성도흠잡을데없다. 다만외래어를시어로선택할경우표준발음을사용하는훈련이필요하다. 시인으로서의발전가능성이기대되는재목이다.

버금상 작품 4 <태양의 소리>
한부연 당선자는 메타포에 대한 이해가 돋보인다. ‘가자/그림자가 먼저 설치고/망치의 발자국은/꿈의 소리 뜨겁게 뱉으며/쿵쿵 앞서간다.’끝없이 지속될 것 같은 어둠도, 태양이 있기에 ‘어느새 내 눈에/희망이 이글거린다.’한 당선자 역시 캘거리 문인이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그들의 정이 도탑다. 예전에 캘거리를 방문했을 때, 서로 화합하며 발전하는 교민사회의 모습이 부러웠는데 문인들도 그러한 영향을 받은 듯 하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메타포의 잦은 사용이 독자들의 이해부족을 불러 올 수 있는 만큼, 구태어 독자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시인의 시를 이해하고 감응하게 하는 기법을 사용한다면 금상첨화겠다.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고 본다.

버금상 작품 5 <푸른지대>
정태원 당선자는 산문시의 작법으로 행을 나눈 독특한 형태의 시를 선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수원 서호천 주변 푸른지대 딸기밭 정경을 잘 표현하였다. 7080세대라면 젊은 시절 연인과, 직장동료들과, 친구들과 한번 쯤은 직접 밭에서 딴 딸기를 입가에 벌건 딸기물을 바르면서 푸짐하게 즐기던 추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못 잊으면 ‘아줌마 딸기 한 팩에 $1.99이에요/싸니까 사세요 웃으며 권할 때/여기 딸기 맛 없어요/수원 딸기가 맛있어요’라고 할까. 흠이라면 초장, 중장이 계속되다가 갑자기 종장이 오니 시적 구성이 다소 불안정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삶의 연륜이 있는 분이니 약간의 문학수업을 받으면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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