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6일 FridayContact Us

“미안해 토론토, 이번엔 밴쿠버가 최고”

2026-06-26 17:00:59

돔 경기장인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는 쾌적한 환경에서 월드컵 경기가 진행된 반면, 야외 경기장인 토론토 BMO 필드에서는 관람객들이 우천 속 이동과 대기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월드컵 팬들이 뽑은 캐나다 최고의 개최 도시

경기장·접근성·관광 매력에서 밴쿠버 우세

 

밴쿠버와 토론토의 오랜 도시 라이벌전이 2026 FIFA 월드컵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의 두 개최 도시를 경험한 축구팬들은 경기장 환경, 교통 접근성, 도보 이동 편의성, 경기 전후 즐길 거리 등을 비교하며 밴쿠버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밴쿠버의 BC 플레이스는 돔 경기장이라는 장점 덕분에 비가 와도 쾌적한 관람이 가능했고, 다운타운 중심부에 위치해 호텔·식당·관광지와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개스타운, 콜하버, 캐나다 플레이스, 스탠리파크 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도시 구조도 해외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토론토의 BMO 필드는 야외 경기장 특성상 날씨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일부 관람객들은 경기장 이동과 대기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월드컵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시 경쟁력을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팬들의 평가는 분명했다. 캐나다 월드컵 개최 도시 경쟁에서 이번 승자는 밴쿠버였다.

■ BC 플레이스 경기장,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다

두 개최 도시를 모두 경험한 팬들에게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경기장 자체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경기 당일의 경험이었다. 마이크 리(46) 씨는 두 도시의 차이가 극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밴쿠버는 명실상부한 캐나다의 대표 경기장”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토론토의 엑시비션 플레이스 경기장(BMO 필드)은 FIFA 기준을 맞추기 위해 약 17,000석 규모의 임시 좌석을 증설했다. 이러한 증설에도 불구하고 이번 월드컵에서 사용되는 경기장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주 열린 캐나다 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경기를 2층 발코니석에서 관람한 리 씨는 토론토 경기장의 일부 좌석은 시야가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야가 부분적으로 가려져 경기를 제대로 보려면 경기 내내 서 있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그는 밴쿠버의 BC 플레이스를 대형 이벤트를 치르기에 완벽한 경기장으로 평가했다. 원형 보울 형태의 디자인 덕분에 시야가 훨씬 좋고 경기를 더 가까이서 직관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BC 플레이스는 52,497명의 관중을 수용하는 반면, 토론토 경기장은 43,036명에 그친다. 리 씨는 “밀폐형 구조인 BC 플레이스는 더욱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관중의 함성도 훨씬 더 웅장하게 울렸다”며 “개최지로서 밴쿠버의 역량을 의심했던 이들이 많았는데, 이곳에 와보면 그런 의구심이 싹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토론토 폭우로 행사 차질, 밴쿠버는 순항

토론토에서는 우천으로 인해 월드컵 축제 분위기가 일부 가라앉은 반면, 밴쿠버는 지금까지 훨씬 화창한 날씨 속에서 대회를 즐기고 있다. 토론토 FIFA 팬 페스티벌 개막일에는 낙뢰로 인해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포트 요크 국립 사적지에서 멕시코 대 남아공 경기를 관람하던 팬들은 긴급 대피해야 했다. ‘우천 시에도 진행’된다고 홍보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이튿날 10일에도 비로 인해 페스티벌이 2시간 늦게 문을 열었다.

반면 밴쿠버 해스팅스 파크에서 열린 팬 페스티벌은 날씨로 인한 중단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러한 대조는 경기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BC 플레이스는 개폐식 지붕을 갖추고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관람객들이 쾌적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반면, 토론토 경기장은 지붕이 없는 개방형 구조다.

■ 밴쿠버에서는 ‘걷는 것’도 축제의 일부

팬들은 경기 당일 이동 편의성에서도 두 도시의 차이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리 씨는 밴쿠버의 경우 BC 플레이스가 다운타운 중심가에 위치해 있고 스카이트레인 노선과 잘 연결되어 있어 호텔, 팬 존, 레스토랑, 경기장 사이를 도보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전 사이언스 월드에서 경기장까지 걸어가는 길은 인파가 이동하기에 충분히 넓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토론토 경기장은 다운타운에서 도보로 40~50분 거리에 있으며, 대중교통을 타고 엑시비션 역에 내린 뒤에도 제법 걸어야 한다. 온타리오 호수 위에 설치된 수상 축구장을 비롯해 해안가를 따라 다양한 FIFA 팬 행사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경기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행진은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고 리 씨는 전했다.

“주변이 온통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토론토 경기장으로 걸어가는 길은 매우 좁고 통제 구역도 많았다”며 “팬들을 위한 축제라기보다는 기업 행사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밴쿠버에서는 팬들이 사이언스 월드에 모여 폴스 크릭을 따라 BC 플레이스로 함께 이동하는 행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 경험이 되었다. 그는 “경기 표가 없는데도 이 행진에 참여해 축제를 즐기는 팬들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 산과 바다, 따라올 수 없는 환상적인 배경

밴쿠버 BC 플레이스는 산과 바다, 그리고 광활한 자연 녹지와 불과 몇 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는 월드컵 개최 도시로서는 매우 보기 드문 탁월한 입지 조건이다. 과거 독일 월드컵과 프랑스-포르투갈의 유로 대회 결승전까지 직관했다는 축구 팬 진 호 씨는 밴쿠버의 매력이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대자연의 스카이라인을 경기장 배경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