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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울리는 ‘슈링크플레이션’

2024-02-29 21:03:30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영국의 경제학자인 피파 맘그렌이 고안한 용어로, '줄어들다(shrink)'와 '지속적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페퍼브룩스씨는 설거지 준비를 하면서 무언 가가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새로 산 ‘던’ 플래티넘 주방세제 병에는 431mm 용량이 적혀 있었는데, 그녀가 이전에 구매해 가지고 있던 같은 제품의 용기보다 10% 줄어든 것이다. 용량이 줄어들었지만 두 병의 가격은 같다.

가격은 ‘동일’ 용량은 ‘절반’

‘축소 인플레이션Shirinkflation’에 진저리

일부 국가 규제, 캐나다 정부는 뒷짐?

온타리오주 미시사가에서 페퍼브룩스라는 별칭으로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는 그녀는 “회사가 아무런 통지 없이 같은 가격으로 제품을 덜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험은 불쾌하다”고 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식품과 필수품의 가격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기업들이 제품의 부피나 무게를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받는 이른바 ‘축소 인플레이션’ 또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 용어는 영국의 경제학자인 피파 맘그렌이 고안한 용어로, ‘줄어들다(shrink)’와 ‘지속적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대다수의 경우, 포장이 거의 바뀌지 않아 소비자가 용량 감소를 감지하기는 더 어렵다.

‘던’은 용기에 작은 활자로 밀리리터로 용량을 표기하지만 페퍼브룩스는 만약 자신이 오래된 제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새 병의 용량이 줄어 들었다는 것을 결코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이는 윤리적 문제로 회사가 정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슈링크플레이션에 좌절하는 것은 캐나다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최근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33개국에서 조사한 25,000명의 성인 중 48%가 이 관행을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캐나다 응답자는 64%가 용납할 수 없다고 답해 프랑스(67%)와 튀르키예(66%)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광범위한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경멸은 일부 국가들이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었다. 헝가리와 한국은 곧 기업들이 제품을 축소할 때 포장메모를 의무화하고 있다. 브라질이 합류할 것이며 프랑스도 이를 따를 예정이다.

일부 캐나다인들은 연방정부도 이 상황을 관여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인 자넷 더모디도 “규제가 필요하고 당장 필요하다” 라고 촉구한다.

 

“정부 이 상황 관여해야”

제빵사인 더모디 씨는 지난 달, 지역 월마트에서 레드 패스 설탕 꾸러미가 2kg에서 1.5kg으로 25%나 줄어든 것을 발견했을 때,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불만이 끓어 넘쳤다고 말했다. 작아진 레드 패스 설탕 꾸러미는 여전히 같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왜 설탕 0.5kg을 뺏아가죠? 기업이 하기에는 너무나 교활한 일이라고 느낍니다.”

이에 대해 월마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급업체 비용 상승으로 인해 캐나다 대서양 지역매장에서 1.5kg짜리 소형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사가 있은 후 월마트는 작은 용량의 가격을 17% 인하했다. 스테파니 푸스코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최근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월마트는 모든 매장에서 원래의 2kg 가방으로 다시 전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온타리오주 런던 외곽에 위치한 템즈에 거주하는 오네이다 원주민 부족인 케이트린 코네리어스는 정부가 기업들이 보다 투명하도록 슈링크프레이션 법안을 채택하기를 희망한다. 그녀는 지난 달 도리토스 나초칩이 80g에서 72g으로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가격과 봉지 크기는 예전과 동일했다. 그녀는 새 봉지의 소모 열량이 줄어든 것을 보고 나서 총 용량이 줄어든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 사이에 기업에 이렇게 바꾼 것은 말도 안 된다. 돈을 쓰는 소비자로서 이 제품을 계속 살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따라서 이런 변화를 통지 받았어야 마땅하다.” 한편 그녀는 구매 빈도를 줄일 계획이다.

도리토스 제조사 프리토-레이와 주방세제 던의 제조사 프록터앤갬블은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슈링크프레이션 입법

브라질은 2022년부터 제조업체들이 용량을 줄이거나 무게를 줄인 경우에 제품라벨에 이를 6개월 간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헝가리는 3월부터 용량변화를 2개월간 제품에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한국은 추경호 부총리의 최근 성명에 따르면, 곧 비슷한 규칙을 도입할 것이다. 프랑스는 용량이 줄어든 경우 3개월 동안 대형 소매상들이 쇼핑객들에게 알리도록 하는 계획을 승인해달라고 EU에 요청했다.

프랑스의 주요 식료품점 까르푸는 이미 고객들이 줄어든 제품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매장에 표지판을 붙이기 시작했다.

콩코르디아 대학 식품 마케팅 교수인 조단 레벨은 캐나다가 비슷한 법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기업은 포장 앞면에 작은 별표를 달고 용량이 바뀌었다는 것을 표시하는 간단한 일을 못하는가?”라며 반문했다.

업계단체인 캐나다 식품건강소비자제품FHCP에 따르면 이러한 계획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앤서니 푹스 대변인은 생산 비용이 오르면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제품을 축소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했다.

푹스 대변인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증거가 없는 추가 입법은 기업의 비용을 더욱 증가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벨 교수는 “제조업체들은 새 제품이나 개선된 제품을 홍보하고 싶을 때 라벨을 변경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하면서 “기꺼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를 알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정부가 라벨 표기 대신 다른 규제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슈퍼마켓이 상점에서 컬러 코딩 시스템을 사용해 용량 축소를 표시하거나 최근에 축소된 제품에 대해 온라인으로 목록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정부 조치는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는 현재 해로운 위축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소매 관행에 대한 여러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당장 조치를 원하는 월마트 쇼핑객 더모디 씨에게는 충분치 않다. “소비자들이 직접 피해를 보고 있다. 정부는 업체들을 쫓아서 규제해야 한다.”

소비자들과 지지자들은 가격을 인상하기 보다는 포장을 축소하는 ‘수축 인플레이션’ 관행에 대해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회사들이 제품 라벨에 무게 변화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페퍼브룩스는 규제가 최선의 접근법이 아니라고 믿는다. 대신, 제조업체들은 고객을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아직 던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졌고 대체품을 찾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고안한 용어로, ‘줄어들다(shrink)’와 ‘지속적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