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5일 ThursdayContact Us

카니 총리 “트럼프 상대하기 쉽지 않다”

2026-03-05 13:39:15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4일 호주 시드니의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와 미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두 정상 간 관계와 협상 방식이 향후 양국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훨씬 더 직접적”

마크 카니 총리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과의 관계에 대해 “상대하기 쉽지 않다”고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다.

카니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 관계를 언급하며, 공개적인 정치 무대에서는 강한 메시지를 내놓는 경우가 많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솔직한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경제와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어려운 협상 상황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무역과 관세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국익을 지키면서도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호주 시드니의 한 싱크탱크에서 연설을 한 뒤 진행된 질의응답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중견국(middle power) 국가들이 미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 카니 총리는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 관련 질문을 받았으며, 특히 “그를 관리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그는 “와우”라고 반응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카니 총리는 행사 내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통령과 상대할 때는 상호 존중과 신중한 언어 사용, 그리고 공개 발언이 사적인 자리에서도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분명히 말하자면 쉽지 않다.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카니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 두 차례 백악관을 방문했다. 그 중 한 번은 지난해 총선 승리 직후였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경험을 강조했는데, 당시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하에서 캐나다와 미국 관계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야당인 보수당은 카니 총리가 미국의 관세 인하 또는 철회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대한 공동 검토가 올여름 예정돼 있어 양국 관계가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요령에 대해 존중은 하되 지나치게 아첨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가 대통령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 선거에서 당선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아마 세 번 당선됐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선거가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세계경제포럼에서 카니 총리의 연설을 비판한 사실도 언급됐다.

이에 싱크탱크 대표 마이클 풀릴러브는 “그가 비판한 건 아마 당신 연설이 기립박수를 받았고, 그의 연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겠죠?”라고 농담을 던졌다. 카니 총리는 이에 “그의 기립박수가 더 컸다”고 응수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공개적으로 보이는 모습과 사적으로 이뤄지는 대화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내가 느낀 바로는 그는 특히 사적인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문제를 논의하고, 상대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또 다른 세계 지도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도 언급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11월 한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을 때 시 주석이 첫 10분 이상을 두 지도자 간 개인적 소통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데 사용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요약하자면 ‘놀랄 일은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정말 중요한 문제가 있다면 분명하게 말하되, 공개석상에서 훈계하지 말고 직접 문제를 가져오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