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중
무소유라는 개념은 소유하지 말라는 개념이 아니라
소유한 게 없다는 개념이다
무소유의 실천은 무소유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소유한 것이 없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미 무소유인데 무얼 다시 더 무소유 한단 말인가
Musoyu(no possession)
Is not a concept that you should not possess
But that you don’t have possession already
To realize Musoyu
Is not trying to reach the state of no possession
But realizing that you already in no possession
How can you possess nothing
When you already don’t have anything
소유한 것이 없다는 것은 내가 이 우주와 동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주와 동일한데 어떻게 소유가 있을 수 있을까?
이 우주 안에서 나를 별개로 보는 일은 이 우주를 자신과 별개로 보는 일이다.
물리학자의 머릿속에서 번쩍하고 새로운 생각이나 가설이 떠오르는 것도. 깨닫는 사람이 밑동이 쑥 빠지듯이 깨닫는 것도, 내가 새롭게 무엇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것의 보편적인 가치를 가능하는 일보다 내가 하는 이런 행동의 가치를 나는 더 비싸게 친다. 나의 머리는 숙제공책처럼, 화두를 적어놓은 메모지처럼 그렇게 움직인다. 때로는 미처 적지 못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머릿속에는 적혀있는 것을 내가 모르는 것도 있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고 나는 그것을 알 것이다. 내가 모르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나의 머릿속에 있는지 모르지만 항상 조금은 있다고 추측한다. 그것을 나도 모르는 나의 붙박이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꽤 부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모르는 나의 앎은 내가 나를 믿게 만드는 나의 재산이다. 언젠가는 그것이 나타나고, 그것이 나타날 때 나는 나에게 커다란 감동을 받는다. 나는 어리석은 나도 신뢰하고 가끔 똑똑한 척하는 나도 다독여주고 틀려도 그렇게 많이 나무라지 않는다. 소위 말해서 나는 나의 기를 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