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2025-04-29 14:06:09

윤문영

어머니는 어항을 사 오셨다

그 속에 금붕어 두 세마리를 넣으시고

틈만 나시면 금붕어를 흰 눈 가장 자리로 바라보셨다

어머니는 금붕어 모이를 주실 때가 가장 아름다웠다

어머니는 주름 치마를 자주 입으셨다

회색 주름 치마를 입으시고

우아하게 옆으로 삐딱하게 앉으시고

한 손으로 언제나 한 손으로 가볍게 먹이를 던져 주셨다

오직 이 세상에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금붕어한테 먹이를 주는 일뿐이라고

그 때가 가장 나다라고 말씀 하시듯

야릇한 미소와 함께.

가장 거만하게

금붕어에게

먹이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주셨다

그 순간은 세상아 멈추라고 하셨다

힘든 순간은 잠시 그만이라고 하셨다

헤엄을 치면서 가는 금붕어처럼

나도 헤엄치고 유유히 걷고 싶다고 하셨다.

금빛 흐르는 금붕어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마음이 물에 와 닿아 고요한 어항 속에 물을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