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문영
어머니는 어항을 사 오셨다
그 속에 금붕어 두 세마리를 넣으시고
틈만 나시면 금붕어를 흰 눈 가장 자리로 바라보셨다
어머니는 금붕어 모이를 주실 때가 가장 아름다웠다
어머니는 주름 치마를 자주 입으셨다
회색 주름 치마를 입으시고
우아하게 옆으로 삐딱하게 앉으시고
한 손으로 언제나 한 손으로 가볍게 먹이를 던져 주셨다
오직 이 세상에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금붕어한테 먹이를 주는 일뿐이라고
그 때가 가장 나다라고 말씀 하시듯
야릇한 미소와 함께.
가장 거만하게
금붕어에게
먹이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주셨다
그 순간은 세상아 멈추라고 하셨다
힘든 순간은 잠시 그만이라고 하셨다
헤엄을 치면서 가는 금붕어처럼
나도 헤엄치고 유유히 걷고 싶다고 하셨다.
금빛 흐르는 금붕어를 바라보면서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마음이 물에 와 닿아 고요한 어항 속에 물을
걷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