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3일 TuesdayContact Us

한국·독일,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수주전 ‘초접전’

2026-03-03 12:03:00

2025년 10월 30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앞줄 왼쪽 세번째), 김민석 국무총리(앞줄 왼쪽 두번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네번째) 등이 한화오션이 건조한 잠수함인 장영실함에 올랐다./한화오션

한국, 자동차 공장 카드 빠지고 ‘수소 허브·NATO 네트워크’ 전면에

독일과 한국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둘러싸고 막판 수주 경쟁에 돌입했다. 당초 거론되던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카드는 양측 모두 최종 제안서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신 수소 인프라 구축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협력 네트워크 등 전략·경제적 유인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2일 오타와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의 타이젠크럽마린Thyssenkrupp Marine Systems(TKMS)와 한국의 한화오션Hanwha Ocean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건조 사업의 최종 제안서를 마감 시한 이전에 제출했다. 이번 사업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제안서는 더그 구즈만 국방투자청장이 이끄는 심사를 거쳐 내각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의회 여름 휴회 전인 6월 중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12척 도입…‘유지·보수’가 승부처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재래식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이다. 1번함은 늦어도 2035년까지 인도돼야 한다.

TKMS의 Type 212CD submarine와 한화오션의 KSS-III submarine는 모두 캐나다 해군의 기술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 기종 모두 어뢰와 지대지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공격 능력을 갖췄다.

평가 기준은 △잠수함 플랫폼(20%) △유지·보수(MRO)(50%) △재무(15%) △전략·경제 파트너십(15%) 등 네 부문으로 구성된다. 특히 유지·보수 항목 비중이 절반에 달해 장기 운용 역량과 현지화 전략이 수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잠수함은 해외에서 조립되지만 일부 캐나다산 부품이 적용되며, 전 수명주기에 걸친 장기 MRO 계획이 필수 조건이다.

납기 경쟁도 치열하다. 한화오션은 2032년 1번함 인도, 2035년까지 4척, 2044년까지 12척 전량 인도를 약속했다. 통상 잠수함 1척 건조에는 약 6년이 소요된다.

독일 측은 “생산 일정이 한국 측 주장만큼 뒤처져 있지 않다”며 세부 일정을 조만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TKMS는 기존 독일·노르웨이 물량보다 캐나다 물량을 우선 배정할 경우 독일 정부 지원을 통해 납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비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과거 척당 약 20억 달러 수준을 언급했으나, 초기 4척 이후 캐나다산 부품 비중이 확대될 경우 비용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TKMS도 구체적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車공장 대신 ‘수소 허브’…경제 효과 경쟁

자동차 공장 설립 제안은 빠졌지만, 경제적 유인책은 대규모로 제시됐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내 수소연료 인프라 허브 구축과 어뢰 국내 생산 공장 설립을 제안했다. 매니토바·노바스코샤·뉴브런즈윅·퀘벡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연간 2만5천 개, 2030년대 초반에는 최대 4만 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핼리팩스와 BC주 에스퀴몰트에 정비시설을 건설하고, 미사일 발사장치·통신체계 등 부품 생산도 현지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까지 17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추가 협약도 예고했다.

TKMS 역시 캐나다 조선·건설·장비 업체들과 팀 구성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212CD에 캐나다산 특수 자성(磁性) 강재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철강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NATO 프리미엄’ vs 한·캐 안보협력

외교·안보 변수도 남아 있다. 캐나다는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창설 회원국으로, 동맹국과의 방산 계약에 대한 외교적 고려가 작용할 수 있다. TKMS는 현재 NATO 잠수함의 약 70%를 공급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와 212CD 공동 전력을 구축 중이다. 기존 노르웨이 계약의 보안·검증 체계를 캐나다가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한국은 비(非) NATO 국가지만, 폴란드·노르웨이·핀란드·튀르키예·루마니아 등 NATO 회원국과 방산 협력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는 한·캐나다 간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군사 기밀정보 공유·보호 협정도 맺었다.

한화오션은 수주 시 한국 진해 해군기지 내 전용 교육시설과 전술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캐나다 승조원 200명(4개 승조원)을 우선 교육하겠다고 제안했다. 독일 측의 구체적 교육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양측 모두 기술·경제·외교 카드를 총동원한 초접전 양상”이라며 “6월 발표 전까지 막판 설득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