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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밴쿠버 노숙자 20년 새 2배 이상 증가…인구 증가보다 3배 빨라

2025-08-05 14:05:09

밴쿠버 다운타운의 노숙자 텐트촌. 메트로 전역의 노숙자 수는 5,200명에 달한다.

팬데믹 이후 노숙자 수 급증

2023~2025년 9% 증가

메트로밴쿠버의 노숙자 수가 지난 20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 수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루마 원주민 주택협회(Lu’ma Native Housing Society)가 발표한 최신 노숙자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 기준 주거 공간이 없는 사람은 메트로 전역에 최소 5,200명에 달했다. 이는 2005년 2,200명과 비교해 1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루마 협회는 2020년부터 메트로 지역 노숙자 집계를 주관해 오고 있으며, 그 이전에는 메트로밴쿠버 당국이 담당했다.

그레이터 밴쿠버 원주민 노숙자 위원회 의장 데이비드 웰스는 “경제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노숙 상태에 빠지게 되는 요인들이 심화되고 있다”며 “연방과 지방 모든 정부가 주거 유지와 재정착 지원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숙자 수는 2023년 4,800여 명에서 2025년 5,200명으로 다시 증가했으며, 이는 불과 몇 년 만에 약 9%가 늘어난 것이다. 루마 협회 조사를 감독한 ‘리칭홈’ 지역 자문위원회 의장 로레인 코파스는 “노숙자 증가 속도는 지역 인구 증가율보다 훨씬 빠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BC통계청에 따르면, 메트로 인구는 2005년부터 2025년까지 4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노숙자 수는 140% 급증했다.

코파스 의장은 “이 문제는 특정 도시가 아닌 메트로 전역의 문제”라며 “많은 이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만, 막상 가보면 기대했던 만큼 저렴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숙자 증가세는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2023~2025년 사이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한 지역은 △델타(71% 증가) △화이트락 △핏메도우·메이플릿지 등이었다. 델타의 경우, 2023년 44명이던 노숙자 수가 2025년엔 75명으로 늘었다.

코파스 의장은 “일부 지역은 노숙자을 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가장 많은 노숙자이 보고된 도시는 밴쿠버(2,715명)와 써리(1,078명)였으며, 전년 대비 각각 12%, 2% 증가했다.

또한 매년 반복되는 경향처럼, 원주민 비율은 전체 인구 대비 과도하게 높았다. 메트로 지역 노숙자 중 34%가 원주민이라고 답했지만, 원주민은 지역 인구의 3% 미만에 불과하다. 웰스 의장은 “비원주민 노숙자과 달리, 원주민 노숙자의 대다수는 쉘터가 아닌 거리 생활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역 노숙 실태를 보여주는 시점 조사(point-in-time count)로, 2~3년마다 한 번씩 실시된다. 올해 조사는 3월 11일 8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