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순 동화작가 추천도서 19《가짜 뉴스의 비극, 간토대학살》

2025-09-24 13:22:30

제목: 『가짜 뉴스의 비극, 간토대학살』
지은이: 함영연
그린이: 배중렬
출판사: 내일을 여는 책

9월이면 꼭 기억해야 하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있다.
함영연 작가의 신간 『가짜 뉴스의 비극, 간토대학살』은 잊혀가는 우리의 역사를 주제로 이 시대를 사는 어린이들에게 가짜 뉴스가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역사를 바탕으로 일깨워 준다.
1923년 간토대학살 현장과 오늘날의 어린이들이 연결되는 소중한 다리 역할을 하는 책이다.

작가의 말
끔찍한 죽임을 당한 영혼을 달래기 위해 아라카와강에 6,661장의 종이 인형이 걸린 넋전!

히로시는 일본인 아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기 전까지는. 수업 시간에 역사 놀이를 했다. 같은 반 타쿠미가 그 역사 놀이를 본따 한일관계 역사 놀이에 히로시를 끌어들이려고 한다.

“히로시, 우리가 조센징이 만세 부르는 걸 하려고 해. 책만 보지 말고 네가 조센징 해라.”
역사 시간에 배운 3.1만세운동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타쿠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네가 조센징으로 딱 맞는걸. 우리 대일본에 대항해서 만세 불러 봐.”

하지만 히로시는 한일관계의 복잡한 역사에 별 관심이 없다. 더군다나 대한이라는 축구동호회 한국인 친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날 타꾸미 패거리를 피해 도망을 가다가 아라카와강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을 겪는다. 히로시는 아라카와강에 걸린 수많은 종이 인형 사이에서 한 아저씨를 만난다.
아저씨는 그 종이 인형을 넋전이라고 말한다. 넋전은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저씨와 함께 역사 속 어느 식당으로 떨어졌다.
그곳 함바식당 아주머니는 고생하는 조선인 노동자들을 이해하고 보살피는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다.
그 이후로 넋전 아저씨를 만날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이 왜 여기 왔는지 모른다. 다만 한국인 노동자 창녕 아저씨와 박씨 아저씨, 식당 아주머니로부터 기억을 되찾지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1923년 9월 1일 11시 58분, 간토대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대한이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날이 9월 1일, 7.9 강도의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날이라는 것을 알고 아주머니한테 불을 끄라고 일러준다.
지진으로 엄청난 사람이 죽자, 일본을 페허로 만든 간토대지진을 조선인이 저주해서 일어났다고 일본인들은 가짜 소문을 낸다.
또한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탔다고 황당한 가짜 뉴스까지 퍼뜨렸다. 그 가짜 뉴스에 분노한 일본인들이 수많은 조선인을 끔찍하게 죽인다. 히로시도 자경단원의 죽창에 찔려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긴다.

“조센징은 다 죽여야 해!”
죽창이 내 목을 겨누었다.

왜 조선인들이 죄 없이 끔찍하게 목숨을 잃었는지, 당시 일본으로 건너온 조선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역사 속 이야기가 2025년의 일본 소년 히로시의 특별한 경험과 함께 펼쳐진다.
-출판사서평발췌

-책속으로-

“9월이 되면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일이 있어. 1923년 9월 1일 간토대학살, 우리나라에서는 관동대학살이라고도 하지. 그때 희생된 억울한 영혼들을 위로
하기 위해 넋전을 걸고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어.”
“관동, 간토대학살? 처음 들어 보는데?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건 알지만….”
“밝히고 싶지 않은 역사니까 너희 일본 정부가 숨겨서 그러지. 이제부터라도 알았으면 좋겠어.-25p

“히로시, 보았지? 이 일은 후손들이… 기억해야 해. 절대로 잊어선… 안돼.”
창녕 아저씨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제가, 제가 기억할게요. 제가 꼭 기억할게요. 제가, 제가요….”
나는 창녕 아저씨에게 약속했다. 조선인 아저씨들에 대한, 역사에 대한 내 다짐이었다._84p

과연 히로시는 과거를 경험하고 무사히 현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왜 과거로 가야 했을까?

함영연 작가는…

작품집으로 『석수장이의 마지막 고인돌』 『가자, 고구려로!』 『아홉 살 독립군, 뾰족산 금순이』 『채소 할아버지의 끝나지 않은 전쟁』 『아기 할머니』 외 여러 권이 있어요.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강원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어린이문화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콘텐츠, 세종도서, 아르코 문학나눔 도서로 다수 선정되었어요.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어요.

그림/만화 배중열 작가는…

대학에서 만화예술학을 전공한 뒤, Mnet과 애플, 에피톤 프로젝트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한 작업을 포함해 단행본 표지, 사보, 동화책 등 여러 매체에서 일러스트 작업을 해 왔어요. 2015년에는 제주의 풍경과 감성을 담은 에세이 『제주 담다, 제주 닮다』를 펴냈으며, 『동백꽃, 울다』 『궁금했어, 우주』 『오늘은 다 잘했다』 등에 그림을 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