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0일 FridayContact Us

룰루레몬 창립자 칩 윌슨, 반 NDP 간판으로 600달러 벌금

2025-10-09 12:00:51

룰루레몬의 창립자인 칩 윌슨이 지난해 주의회 선거 기간 중 포인트 그레이 자신의 집 앞에 내건 반(反) NDP 정치 표지판으로 인해 600달러 벌금형을 받았다.  사진=DAVID CARRIGG

밴쿠버의 억만장자이자 요가 의류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의 창립자인 칩 윌슨(Chip Wilson)이 지난해 주의회 선거 기간 중 자신의 집 앞에 내건 반(反) NDP 정치 표지판으로 인해 600달러 벌금형을 받았다.

BC선거관리위 선거법 위반 벌금 부과

정치 표현의 자유와 선거법 규제 사이의 미묘한 경계 드러나

BC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B.C.)는 윌슨이 제3자 선거광고 등록 없이 정치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게시했다며, 선거법 위반 사실을 통보했다. 문제의 표지판은 윌슨이 거주하는 포인트 그레이 지역의 저택 앞에 세워졌으며, 강한 어조의 문구로 지역 주민과 보행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표지판에는 “이비는 보수당을 ‘극우(Far Right)’라 부르지만, NDP가 ‘공산주의(Communist)’라는 점은 말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큼직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검은 글씨와 붉은색 강조문으로 구성된 이 간판은, 작년 10월 주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NDP와 당시 주총리 데이비드 이비를 비판하는 정치 메시지로 해석됐다.

BC 선관위는 10월 초 이 간판의 존재를 확인하고, 윌슨에게 “제3자 광고주 등록 및 광고주 표기 문구가 필요하다” 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윌슨은 “누군가에게 부탁하지 않고, 직접 간판을 세웠다” 며 “내 돈으로 내 집 앞에 세운 개인적 표현”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표지판이 개인 주택에 설치되어 있더라도, 선거 기간 중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메시지는 모두 ‘공식 선거광고’ 에 해당된다” 고 설명했다. 윌슨은 통보 후 6일 만에 등록 절차를 마치고, 표지판에 광고주 문구를 추가했지만, 위반 사실 자체는 인정돼 600달러 벌금이 부과됐다.

그의 자택에는 이 간판 외에도 두 개의 추가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는데, 각각 “이비 총리가 우리에게 돈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미 우리 세금으로 받은 돈이다.”, “예산도 못 맞추는 NDP가 국민의 삶을 좌우할 자격이 있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윌슨은 세 간판 제작에 총 1,650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정치 표현의 자유와 선거법 규제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편, 윌슨은 최근 몇 년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세금 문제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이어왔으며, 밴쿠버 도심 재개발과 사회 정책에도 자주 의견을 내며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그가 세운 룰루레몬은 전 세계적으로 요가·스포츠웨어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창립자 개인의 직설적 발언과 정치적 성향은 종종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