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진대회서 1위 차지, 1만 달러 상금 받아
“‘거대 호박’은 지역 자부심이자 축제의 상징”
리치몬드에 거주하는 전직 치과 의사 출신의 데이브 첀(80)은 자신이 직접 기른 거대한 호박들을 출하하느라 아직도 일손을 놓지 못 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6일, 미국 워싱톤주 켄트 지역에서 진행되는 수확한 호박의 크기 경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두 개의 거대한 호박들을 차에 싣고 미국 국경선 육로를 넘어야 했다. 올 해 2월부터 시작된 미국 측의 관세 전쟁 여파로 그는 국경선을 넘는 일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국경선 미국 검문소 측이 미국 입국을 불허하거나 그에게 특별 세금을 징수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였다. 그러나 검문소 측은 그의 미국 방문 이유를 몇 마디 묻고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통과시켜주었다.
이틀 후에 치러진 대회에서 그의 2,088파운드의 호박은 영예의 1위를 차지했으며 그는 1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오리건주 제르바이르 지역에서 열린 또 다른 경연대회에서 그의 1,708파운드의 호박이 3위를 차지해 그는 상금 4천 달러 부상도 받았다. 그는 지난 해 2,252.5파운드의 호박을 수확해 국내 사상 최대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 편, 지난 주에 세계 최대의 호박 크기 경진대회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 영국 출신의 한 농부 형제들인 스튜어트 패톤과 이언 패톤 형제에 의해 갱신됐다. 이 호박의 무게는 2,819파운드였다. 첀이 초대형 호박 농사에 첫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80년대 초반으로 노바 스코시아주에 사는 하워드 딜 농부가 미국의 한 TV 토크쇼에 나와 대형 호박 농사를 설명하는 장면을 보면서부터였다. 호기심을 갖게 된 첀은 당시 온라인이 없던 시절이라 딜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농사법을 소개 받았다.
1982년, 첀은 당시 각각 4살, 5살이었던 두 아들들과 함께 자신의 집 뒷마당에 대형 호박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형 호박을 키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첫 10 여년이 흘러서도 별 효과는 보이지 않았으며, 더구나 매우 넓은 농지가 필요했다. 18년 전, 그는 마침내 1에이커반 정도에 달하는 큰 농지를 매입해 다시 대형 호박 농사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상금으로 내년 아내와 유럽 여행 일정을 앞둔 그는 향후의 호박 농사에도 진심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