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ThursdayContact Us

“이 바지 때문에 죽을 뻔했다”

2026-07-16 08:40:28

핑크색 플로우 와이드 레그 팬츠. 일부 이용자들은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고 넓은 원단이 걸을 때 발을 휘감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라 ‘죽음의 바지’ 유행… 넘어져 골절상 입는 소비자 속출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가 전 세계적인 유행을 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바지를 입고 넘어지는 사고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제품은 패션 브랜드 자라의 ‘플로우 와이드 레그 팬츠’다. 45달러에 판매되는 이 바지는 폴리에스터 소재에 신축성 있는 허리 밴드와 앞 주머니를 갖춘 평범한 제품이다. 하지만 SNS상에서 이 바지는 ‘치명적인 바지’, ‘살인 바지’ 혹은 ‘자라 죽음의 바지’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옷을 입은 소비자들이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제시카 피어스는  1일, 진입로에서 앞으로 고꾸라지며 비명을 지르는 틱톡 영상을 게시하고 “자라 바지는 위험물”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 카밀라 리베라 로카 역시 보도에서 걸려 넘어지며 피가 나는 팔꿈치를 보여주는 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은 12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홀리 길머라는 이용자는 와이드 팬츠를 입고 절뚝거리며 걷다가 결국 휠체어를 타고 병원을 나서는 영상과 함께 “자라 바지에 경고 문구를 넣어야 한다. 무릎이 골절됐다”는 글을 남겼다.

현재 각종 SNS 플랫폼에는 ‘자라 죽음의 바지’, ‘위험한 바지’ 등의 해시태그를 단 수천 개의 유사한 영상이 올라와 있다. 영상 속 이용자들은 바지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을 직접 인증하거나 타박상, 찰과상, 심지어 골절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엘린 코스타(50  씨는 몇 주 전 자라 바지를 입고 걷다가 넘어져 손목이 부러지고 얼굴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코스타 씨는  “그 바지 때문에 몇 주 전에 정말 죽을 뻔했다”며 “손목이 부러지고 얼굴이 찢어져 관자놀이 부위를 의료용 접착제로 봉합해야 했다. 얼굴 절반에는 여전히 피멍 이 들어 있고 6주 동안 깁스를 해야 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자라 측은 이 사안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패션 매체 ‘패션 타임즈’에 따르면, 문제는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고 폭이 넓은 원단이 걸을 때 발을 휘감으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패션 전문가들은 발목 주변의 원단이 펄럭이는 디자인의 바지는 모두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걸려 넘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자전거 체인, 기계 장치, 에스컬레이터 등에 옷자락이 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스타일의 바지는 현재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다. 자라 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패션 전문지 보그는 최근 와이드 레그 팬츠를 “거의 모든 사람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어울리는 보기 드문 필수 아이템”이라며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세련되고 날씬해 보인다”고 극찬한 바 있다.

퍼스널 브랜드 스타일리스트인 클레어 체임버스는 “와이드 팬츠는 직장 생활로 인해 스커트나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 없는 여성들에게 가장 우아하고 시원하게 하체를 커버할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작가인 앨리슨 페리는 지난 5월 “와이드 팬츠에 건강 경고문을 부착해야 한다”는 영상을 올렸고, 많은 팔로워가 ‘와이드 팬츠 트라우마’를 겪은 각자의 경험담을 댓글로 공유하기도 했다.

현재는 자라 바지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옷 때문에 신체적 부상을 입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가수 겸 배우 수키 워터하우스는 SNS에 “바지를 너무 끼게 입어서 탈장이 생겼다”며 타이트한 가죽 바지를 입은 사진과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2015년에는 호주의 한 여성이 ‘스키니 진을 입고 쪼그려 앉은’ 결과 양쪽 발목이 심하게 마비되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국제 의학 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학 및 정신의학 저널’에 보고됐다. 이 여성은 가족의 이사를 돕던 중 하루 종일 바지가 지나치게 조인다는 느낌을 받았고, 집으로 걸어가다 양발에 마비와 감각 이상이 와 결국 넘어진 뒤 몇 시간 동안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발견됐다. 당시 의료진은 가위로 바지를 찢어내야 했다.

또한 2023년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에 게시된 논문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성기 부상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바지 지퍼’로 조사됐으며 매년 약 2,000건의 사고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