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말이 되면 밴쿠버에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은 지 45일을 넘긴다. 캐나다환경청 발표에 따르면 밴쿠버국제공항은 6월15일에 마지막으로 비를 본 지 45일이 지났다. 환경청은 밴쿠버 지역의 기상을 밴쿠버국제공항의 자료를 이용해 집계한다. BC주의 최장 건기는 1951년에 세워진 58일이다. 이 해에는 6월14일부터 8월10일까지 건기가 이어졌다.
잎 마르고 죽어가는 나무 늘어
평년에도 7월과 8월의 BC주 남부는 건조하지만 올해에는 우기가 일찍 멈추었고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점이 예년과 다르다고 했다. “6월중순부터 비 한방울 없이 건기가 이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장기화되는 건기와 혹서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우기인 겨울과 봄을 지나 건조한 여름을 견디도록 적응된 남부해안의 나무와 식물들도 고통받고 있다. 잎들이 말라서 떨어지고 죽어가는 나무도 늘고 있다.
UBC대학 산림학과 셀리 에이컨 교수는 식물들이 저장된 에너지로 얼마간 생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충격이 축적될 수 있다고 했다.
물 부족은 식물에 두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끼친다. 단기적으로 가뭄은 식물의 기존 세포를 유지하는 능력을 방해하고 장기적으로는 광합성 과정의 일부로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충분한 물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성장할 수가 없다.
그러나 더글라스 전나무 같이 밴쿠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많은 큰 침엽수들은 가뭄에 잘 적응되어 있으며 “괜찮을 것”이라고 에이컨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바닷가 바위 벼랑의 나무처럼 얕은 토양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물을 찾기위해 뿌리를 더 깊이 보낼 수 있는 선택권이 없어서 가장 먼저 죽는 나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부내륙과 마찬가지로 남부지역도 대부분이 가뭄을 겪고 있다. 에이컨 교수는 연구진이 밴쿠버섬 동부의 얕은 토양에서 자라는 서부 적목과 대초들 사이에서 이미 일부 ‘고사’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 나무들의 죽음은 기후 변화와 함께 더 보편화될 것이라고 했다. “숲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할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분명히 누적된 영향이 발현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나무는 일생 동안 많은 역경을 견뎌낼 수 있다. 나무들은 수명이 길지만 한 곳에 갇혀있고 평생 동안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너무 빨리 쌓이거나 너무 자주 반복되면 죽어가는 나무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밴쿠버공원관리단은 인력과 트럭을 늘려가며 공원 나무 물주기를 두배로 늘리고 있다. 현재는 가장 취약한 어린 나무와 다운타운 가도에 고립된 나무 물주기에 집중하고 있다. 다운타운 거리 전체의 가로들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고엽화되고 나무들이 아래에서 위로 갈색으로 변했다.
관리단은 주민들에게 집 근처 나무들이 변화를 보이면 호스가 줄줄 흐르게 하거나 나무 줄기에 물을 천천히 부어줄 것을 당부했다. 뿌리가 물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는 나무 줄기의 가장자리에 물을 주는 것이 효과 적이다.
기상청은 주말 또는 다음주경 흩뿌리는 정보의 비예보가 있지만 건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학자들은 일단 비가오면 그동안 부족했던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충분한 비가 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