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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3

2022-11-03 15:43:38

[커피 이야기] 3회

오늘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또 다시 지루한 커피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 혹시나 이 컬럼이 은근히 기다려졌다면 오히려 그나마 자는 그 시간마저 뺏길 수 있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니 염두 해 두길 바란다.
오늘은 일본 그리고 한국의 커피 전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이후로는 국가별 커피의 발전과 문화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약 170년 정도 앞서 커피문화가 처음 소개가 되었는데, 시기적으로 보면 1700년경 즈음이다. 이 시기는 에도시대 (1603 – 1867년) 초기로 일본은 엄격한 쇄국정책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지 않고 서로 통산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을 무렵이라서 특히 새로운 종교 전도 활동을 하는 나라와의 교역은 금지를 시켰다. 하지만 네덜란드와 중국은 이러한 전도 활동을 하지 않아서 특별 예외 국가로 분류가 되었고 계속해서 별다른 제지 없이 무역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해 나갔다. 아마도 이때 처음으로 유럽의 커피 문화가 일본으로 흘러 들어 갔고 커피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에도시대 말기 그리고 메이지시대 초기 (1868 – 1912년)에는 일부 한정된 사람들만 커피를 마셨고 이후 커피하우스들이 좀 더 생겨 나면서 지식인들이 정보를 나누는 공간으로 발전했다고 기록 되어있다.
현재는 일본이 독특한 핸드드립 (Pour over –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직전 손으로 뜨거운 물을 분쇄된 커피위에 부어서 만드는 커피추출 방식. 기본원리는 기존의 커피 메이커랑 같다고 보면 된다) 방식의 커피 추출법의 근원지로 이 분야에선 정말 가장 전문가가 아닐까 싶다. 재밌는 사실은 핸드드립 방식에 쓰이는 드리퍼 (Dripper – 드립 커피를 만들 때 종이 필터와 원두를 고정시키는 깔때기)는 독일에서 최초로 만들어 졌지만 일본이 이 기구를 가지고 특유의 다도 문화를 접목하여 현재의 핸드드립 추출방식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국 최초의 커피 전파는 고종 황제 시기라고 기록이 되어 있다. 1896년경 고종 황제가 거처를 러시아 공관으로 옮겼을 때 그곳에 머물던 러시아 공사를 통해 커피라는 음료를 처음 마셨다고 전해졌다. 그 후 고종은 “정관헌” 이라는 서양식 건물을 짓게 되는데 그곳에서 종종 커피를 즐겼다고 한다.
처음 커피가 전파 되었을 때 한국에서는 서양에서 건너온 검은 음료라 하여 “양탕국”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후 6.25 전쟁 중 미군이 가져온 전투식량 안에 들어있던 인스턴트 커피가 시중에 몰래 조금씩 유통되면서 커피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이 때문인지 아직도 한국인의 인스턴트 커피, 믹스커피의 사랑은 여전하다. 사실 커피의 풍미, 신선함 등의 기준으로만 본다면 고급 커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커피, 설탕, 그리고 프림의 적절한 비율과 휴대성, 그리고 가격을 따져 본다면 이렇게 훌륭한 커피는 또 없을 수도 있다. 요즈음은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만의 이 독특한 믹스 커피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제는 해외에서도 인기제품이 되었다. 또한 인스턴트 커피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 역사, 추억이 녹아있어 한국인들에게 커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원두 커피는 1990년경부터 일본을 통하여 급속하게 유행하였고 현재는 핸드드립 (Pour-over) 방식의 커피까지 발전되어 지금은 미국, 중국에 이어 커피 수입량이 세계 3위까지 올라 갔다 (2021년 자료). 또한 한국인 한 명당 카페에서 지출하는 수준도 일년에 약 10만 4000원으로 세계 3위라고 한다. 이처럼 처음엔 인스턴트 커피로 그냥 잠을 쫒기위한 목적으로 커피를 마셨다면 이제는 여러 나라 산지별 커피에 관심을 갖고 각자 취향에 맞는 커피를 골라서 즐기는 수준으로까지 올라갔다.
다음화에서는 이탈리아 커피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재미가 없어야 하는데 재밌다고 느끼고 있다면 너무 부담스러우니 앞으로 좀 더 주의해서 쓰도록 하겠다.

 

글 A Cup of Heaven Coffee 로스터리 대표: Joseph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