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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고’에 직면한 소상공인 “돌파구가 있나?”

2023-06-06 10:13:58

중소기업은 캐나다 기업의 98%를 차지한다. 고금리로 경제가 침체의 문턱에 선 지금 이들은 문 앞에 ‘폐업’ 표지판을 붙여야 할 지 모를 경제적 불확실성의 긴 길을 직면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토론토에서 보울앤스낵 식당을 운영하는 라스미 슈레샤 씨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어왔다. 그녀는 작년 9월 자신만의 식당을 여는 꿈을 마침내 실현했다.

인플레이션•경기침체•팬데믹 대출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우버로 통근자들을 직장까지 운전하는 부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전 10시에 식당으로 출근한다. 그녀는 “집에 있으면 잡념이 많아져서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식당은 주중에 밤 10시까지 주말에는 9시까지 문을 여는데 그녀는 하루 14시간 매장에서 주문받기, 요리, 청소, 코스코에서 재료 장보기까지 여러 업무를 혼자 해 낸다.

15년 전 네팔에서 이민 온 그녀는 직원을 추가 고용할 여유가 없다. 직원 한명의 월급을 주고 나면 아직 자신의 월급을 챙길 수 없어서 23세의 아들에게 가끔 도움을 요청한다. “지금 소상공인들은 모두 힘들죠.”고 그녀는 한숨어린 말을 내쉬었다.

실제로 캐나다의 소상공인들은 물가인상, 고금리, 인력부족의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봉쇄로 영업에 직격탄을 맞았던 이들에게 삼중고는 정상 운영을 회복할 겨를을 주지 않고있다. 게다가 많은 소상공인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팬데믹 지원금을 올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한다.

 

비용상승

임금, 재료비, 대출상환일자부터 간접비용까지 사업운영비가 코로나 전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게다가 사업체들은 아직 코로나19 봉쇄로 손실한 매출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캐나다민간사업연맹(CFIB)조사에 따르면 11월기준 50% 이상의 소상공인이 팬데믹 이전 상태로 매출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 팬데믹동안 받은 정부보조금CEBA를 연말까지 전액상환 해야하는 압박감도 있다. 연말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이자부담을 안아야 하고 최대 2만 달러의 대출금 면제혜택이 사라진다.

중소기업은 캐나다 기업의 98%를 차지한다. 고금리로 경제가 침체의 문턱에 선 지금 이들은 문 앞에 ‘폐업’ 표지판을 붙여야 할 지 모를 경제적 불확실성의 긴 길을 직면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제구조 (2020 12)

비지니스 규모별 직원분포

경제가 불황의 위기에 처하자 중소기업들은 기반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캐나다상공회의소 마르와 압두 연구이사는 중소기업들이 팬데믹 여파가 끝나기도 전에 인플레이션, 인력난, 고금리라는 추가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이런 도전은 박리로 버티고 있는 사업체들에게 큰 압박이 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사업체 일수록 예상치 못한 비용은 감당하기 더 힘들다.

슈레샤 씨의 경우 고객유치를 위해서 식당 브랜딩을 다시 디자인하고 싶지만 비용이 2천 달러에서 5천 달러로 불어났고 그녀의 장부는 식당을 연 이후 계속 적자이다. 또 지금까지 사업을 지탱해준 대출금 7만5천 달러는 이달부터 갚아야 한다.

 

다가오는 CEBA대출 만기

팬더믹 초기 거의 90만개의 소규모 법인들이 2020년과 2021년에 CEBA를 통해 최대 6만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당시 사업주들은 정부 대출을 코로나와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선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 대출금 상환 마감일 2023년 12월31일로 다가오고 있고 이 때 전액을 갚지 않으면 최대 2만 달러의 상환면제 혜택을 놓치게 된다.

자동차 저항 용접제품을 제조하는 토론토 휴이즈 인더스트리는 봉쇄기간동안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 대출금을 받은 CEBA 수혜자였다. 이 지원금은 회사가 공급망 혼란과 반도체칩 부족으로 인한 매출 하락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클레어 스카치머 부사장은 말한다. 그러나 현재 수익은 프리팬데믹 보다 14%낮은 상태이다. 회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CEBA를 상환해야해서 투자자금이 나올 곳이 없다. 또 불확실한 경제상황도 투자결정을 어렵게 만든다.

 

숨 쉴 틈?

CFIB 경제학자 사이먼 고드레는 8일 캐나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거의 1년만에 처음으로 동결했기 때문에 앞으로 몇달간 소상공인들도 숨 쉴 틈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효과가 느리고 목표물가로 돌아가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때까지 중소기업은 고금리의 부담을 안고 가야한다.

 

1월 고용은 15만개를 추가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근로자가 늘고 숙련된 근로자가 부족해서 빚어진 경색된 노동시장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고용시장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탄력성을 보이고 있으며 고용주의 고용 의지도 매우 강하다.

1월에는 15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경제학자 예상치의 10배를 훌쩍 넘겼다. 실업률도 역대 최저에 가깝고 늘어나는 빈 일자리는 기업들이 사람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입증해 준다.

결과적으로 임금이 올라 지난 하반기 임금 상승률은 5%대를 기록했다. 물가인상률보다는 낮지만 고용주들에게는 높은 상승폭이다.

압두 이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력난이 장기화되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시나리오는 15년 최고치로 금리를 올리면서 경제침체를 감수한 캐나다중앙은행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노동력 부족

토론토에서 애완견 제품과 서비스 매장을 2곳 운영하며 3호점을 준비중인 키에런 버거-더닝은 노동력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팬데믹동안 애완동물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 다른 소상공인과 달리 그의 상황은 좋은편이다. 하지만 토론토의 인력난 때문에 3호점에서는 매출견인 제품인 그루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빈 공간을 현지 배달 및 이-커머스를 지원하는 작은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CFIB가 1월에 실시한 조사에서 팬데믹의 타격으로 10개중 1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향후 10년 안에 사업을 접을 계획이고 5분의 1 이상이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사업에서 떠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관론

하지만 고드레 경제학자는 지금은 미래가 걱정되지만 중소사업자들이 낙관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했다. 소상공인과 기업가들은 새 모델을 만들고 쌓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들로, 캐나다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힘들어 보이지만 중장기 전망은 밝아질 것이며 거시적으로 경제압박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슈레사 씨도 새 메뉴를 개발하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를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여러 역할을 혼자 해내며 어려운 시기를 버티면 언젠가는 지점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미래를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