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일 TuesdayContact Us

캐나다 해외송금 쉬워졌지만, 여전히 복잡해

2025-07-01 15:19:30

캐나다에서 해외로 송금하는 것은 아직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수수료가 높고 사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높다.

빅토리아 주민 딕 뉴슨이 스코샤 은행을 통해 프랑스에 사는 친구에게 1,000유로를 송금하려 했을 때, 그는 이렇게 까지 복잡할 것 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해외 송금 신청을 완료했고 화면에는 ‘완료됨’이라고 떴다. 하지만 2주 후에도 친구가 아직 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뉴슨 씨처럼 해외송금 과정에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은 많다. 한 금융 연구원은 캐나다 은행에서 해외송금이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렵거나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국제 송금은 수취인의 이름, 은행명, IBAN(국제은행 계좌번호), BIC(은행 식별코드), SWIFT(국제 은행 간 통신코드) 등의 정보가 필요하다.

뉴슨 씨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웹사이트가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 송금 웹페이지에 접속해서 정보를 입력하려고 했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스코샤 은행 웹사이트에서는 송금 수수료가 $1.99라고 광고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자 그 가격이 적용되지 않으며, 지점에 직접 방문하면 $25를 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후 뉴슨 씨는 이메일을 통해 CBC방송에 “은행 측에서 송금된 돈이 친구의 개인계좌가 아닌, 사업용 혹은 법인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코샤 은행은 24일 이메일 성명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뉴슨 씨는 단지 돈이 어디 갔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국제 송금 과정 자체가 국내 이체처럼 간단하고 저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랙(e-Transfer)처럼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캐나다 은행 경쟁 낮아 수수료 높다

국제 무역 경제학자 베르너 안트 와일러 교수는, 외화 취급 및 해외송금 분야에서 캐나다 은행들이 큰 경쟁에 직면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는 과점 시장이다. 소수의 은행만이 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매우 편한 위치에 있다.”

UBC 소더 경영대학 안트 와일러 교수는 “그래서 수수료를 높게 유지할 수 있고 특히 대부분 고객이 모르는 숨겨진 수수료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뉴슨 씨의 사례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 은행들은 유럽연합EU처럼 간편하고 저렴한 실시간 송금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EU는 송금이 거의 즉시 이뤄지고 수수료도 거의 없지만 캐나다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

 

오픈 뱅킹이 경쟁 촉진, 캐나다는 속도 느림

안트 와일러 교수는 “캐나다 은행들은 외화 계좌 운영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일부 캐나다 은행에서 미국 달러 예금 계좌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 계좌는 미국 결제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아 실질적인 거래가 어렵다. “미국 달러 계좌를 갖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송금이나 결제를 할 수 없다.”

 

수취 시에도 수수료 부과

캐나다 은행들은 해외 송금 시 최대 45달러까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 TD은행은 송금을 받는 입장에서도 1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캐나다은행협회(CBA)는 CBC방송에 보낸 성명에서 “국제 송금은 국내 이체보다 복잡하고 고정 비용이 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정액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트 와일러 교수는 “통화 변환 외에도 사기 방지 절차 등 복잡한 프로세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정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비용이 얼마나 합리적 인가이다” 라고 덧붙였다.

 

핀테크의 도전과 더 저렴한 대안

캐나다 핀테크 기업 EQ은행(EQ Bank)은 영국의 금융기술 회사인 와이즈Wise와 제휴해 저렴한 국제 송금을 제공한다. 이 은행은 대형 시중은행보다 더 낮은 환율을 적용하며 전체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EQ은행 댄 브로튼 부사장은 “예를 들어 $300를 보낼 때, 수취인이 실제로 얼마를 받게 되는지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은행들은 환율 속에 숨겨진 수수료를 포함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웰스심플Wealthsimple도 국제 송금 기능을 출시하며 일부 송금은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하나 자이디 부사장은, 회사는 지점 운영 등의 고정 비용이 없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중은행들도 변화할까?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 대형 시중은행들도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안트 와일러 교수는 설명한다. “더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면 시장 점유율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편 뉴슨 씨는 “은행이 열심히 도와주고는 있지만, 여전히 친구는 돈을 받지 못했다.” 며 다음 송금은 기존 은행이 아닌 다른 서비스로 송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