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3기 또는 4기까지 진행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일상적인 증상으로 여겨져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위암의 초기 증상은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배탈로 오해되기 쉽고,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기도 하여 수년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이상하다”고 느낄 즈음에는 이미 암이 3~4기로 진행되어 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잇몸질환(풍치)도 이와 비슷하게 1기부터 4기까지 단계가 나뉘며,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1기는 비교적 건강한 잇몸 상태로, 가끔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 2기는 염증이 시작되는 단계이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 3기는 잇몸뼈가 실제로 녹기 시작하는 단계로,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 4기는 잇몸뼈의 손상이 심해 더 이상 진행을 막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치아 발치를 고려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잇몸질환 초기(1~2기)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신호는 양치질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입니다. 이는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으로, 특정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피가 나거나 양치 시 자주 피가 난다면 잇몸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또한 질긴 음식을 씹을 때 시큰하거나 꽉 씹기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면, 역시 잇몸에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치를 열심히 해도 입냄새가 지속되거나, 전체적으로 개운하지 않고 아리고 욱신거리는 느낌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풍치가 3~4기까지 진행되면, 앞서 설명한 증상 외에도 잇몸이 붓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발생하며, 씹을 때 확실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잇몸에서 고름이 나거나 입 안에서 고름 냄새가 느껴진다면, 이는 이미 매우 심각한 상태로 즉시 치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본인이 느낀다면, 풍치가 4기까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추가적인 잇몸뼈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치아를 발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풍치는 한두 개의 치아에만 국한되기보다는 대부분의 치아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특정 치아에 고름이나 흔들림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다른 치아들도 이미 3기 이상의 진행 상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치아에 대한 정밀한 검사와 진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잇몸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는 위험 신호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풍치는 감기, 당뇨, 고혈압, 비염보다도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며, 특히 40대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글 밴쿠버 서울치과 강주성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