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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17

2023-06-08 19:10:38

[커피 이야기] 17회

[커피 이야기] 17회
연애시절 와이프가 Austin 길 선상에 살고 있어서 집에 바래다 줄 때면 Blue Mountain이라는 길을 거쳐가곤 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쪽에 살지 않지만 가끔 그쪽에 갈 일이 생기면 일부러 나는 Blue Mountain 길을 거쳐서 가곤 한다.
연애 때 기억이 떠올라서 좋은 것도 있지만, 커피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Blue Mountain 하면 고급 커피하면 떠오르는 Hawaiian Kona 커피와 양대산맥인 Jameica Blue Mountain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길 이름에서 느껴지는 뭔지 모를 친근함 때문에 그 길을 자주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말이 나온김에 자메이카에 커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다.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의 역사는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자메이카는 19세기 중반에 개발된 Washed Processing (커피체리를 수확한 후 처리하는 방식의 일종 – 수확한 커피체리를 1차 세척 후 물속에서 짧은 시간 발효를 시킨 후에 과육을 완전히 제거한 후 건조장에서 말리는 방식)의 세척 방식과 더불어 “블루 마운틴” 이라는 커피가 커피산업에서 원조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세계를 제패하던 유일한 국가가 영국이었고 정치 혁명, 산업혁명을 이루며 막강한 힘을 가진 국가였다. 이 시절 영국 커피는 정치, 역사, 문화가 함께 융성하게 되었다.
커피 생두 가공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Washed 처리 방법이 자메이카에서 시작이 되었고 자메이카에서 생산된 블루 마운틴은 영국왕식에서 주로 마실 정도로 최고급 커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자메이카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게 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일본이 자메이카와 수료를 맺고 블루 마운틴 커피를 선점하게 되었다.
블루 마운틴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일본의 공급 조절 때문이다. 영국 식민지였던 자메이카에 1728년 처음 커피가 전해지고 1800년대에 들어서는 블루 마운틴 커피는 많은 양이 유럽으로 공급되고 있었으나 1900년대 대공황과 커피의 공급과잉으로 많은 농장이 문을 닫게 되었다. 1960년대에 일본이 자메이카 정부에 외환 지원을 하는 대신 커피 농가 대부분을 인수하게 된다. 그런 후 일본은 재배된 커피 중 최상급의 커피생두 90%를 일본으로 보내고 나머지 10%만 다른 나라로 수출하여 지금도 한정된 양으로 인하여 지금도 가격이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블루 마운틴 커피는 부드러운 향미와 쓴맛이 덜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기로 유명하다. 생두의 사이즈는 큰 편이고 황갈색을 띠고 있고, 원두는 아로마가 풍부 하면서 달콤한 맛이 정말 환상적이다. 연한 과일의 신맛도 나면서 고소한 편이다. 또한 부드럽지만 가볍지 않은 바디감을 가지고 있고 쓴맛이 적고 스모키한 향을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00% 블루 마운틴 커피를 접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높은 가격대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일본외에 나라에 수출되는 생두 양이 많지 않아서 진정한 블루 마운틴 커피를 마셔보기란 쉽지 않다. 보통 식료품점에서 볼 수 있는 블루 마운틴이라고 적혀있는 커피는 보통 블루마운틴 ‘블렌드’ 이며 그 말은 블루마운틴 커피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온전한 블루마운틴 커피가 아니라는 뜻이다. 가격 때문에 블렌드를 해도 아마 굉장한 소량이 들어 간다고 할 수 있기에 진정한 블루 마운틴 커피를 마셨다고 하긴 힘들어 보인다.
블루 마운틴의 대부분의 농장주가 일본인이 어서 재배 방법도 철저히 관리되지만 수확된 생두의 등급도 철저히 관리한 후 최종적으로 정부에서도 인증서를 발급한다. 또한 세계최고의 커피 답게 포장도 멋진 오크통에 답아 전세계로 공급하고 있다.
내 생두 수입처중 블루 마운틴 커피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있는데 늘 범접할 수 없는 가격대라 멋진 오크통만 구경하다가 말곤 한다. 솔직한 이야기로 정말 훌륭한 커피 중 하나지만 가격대비를 생각 하면 망설일 수밖에 없고 좀 더 수용가능한 가격대에 신품종과 새로운 방식의 커피들이 많은 나라에서 생산을 하는 추세이다보니 그런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적은 공급과 상징성의 이유가 비싼 가격의 일부분을 차지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자메이카 킹스톤을 방문하게 된다면 한잔의 블루마운틴을 마다 하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