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9일 월요일Contact Us

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23

2023-09-12 02:18:35

니카라구아 (Nicaragua) 커피를 아시나요

오늘은 중남미 나라 중에서도 가장 대중에서 덜 알려진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나라는 여행객에게도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언급이 덜 되고 커피로써도 아직까지도 덜 알려져있다.

바로 Nicaragua (니카라구아)다. 나도 처음 들었을때는 사실 좀 생소한 나라였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파나마 같은 중남미 나라는 커피를 알기 전부터 들어본 나라들이었는데 니카라구아는 커피를 알고나서 듣게 된 나라 이름이었다. 이름만 들으면 파라과이도 비슷한 것 같고 이구아나랑도 비슷한 어감도 있고… 아마 꽤 많은 분들에게도 아직까지도 생소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오늘 같이 알아보도록 하자.

니카라구아는 주변 중남미 국가 보다는 다소 늦은 19세기 중반에 커피 경작을 시작했다. 당시 브라질에서 촉발된 생두가격의 폭등이 주변나라였던 니카라구아의 커피 재배가 시작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장기간의 독재정권과 대규모 지진이 자주 발생했고, 설상가상으로 공산혁명과 내전 등이 이어지면서 니카라구아의 커피발전은 정체기에 빠지게 된다. 1990년대 민주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불안과 부패에서도 서서히 벗어나고 커피산업이 다시 발전하기 시작했다. 니카라구아도 주변 중남미국가와 비슷하게 가족형 커피농장이 주를 이루었고 그로 인해 약 3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되는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 숲과 자연을 보호하는 범위내에서 커피 농사를 하려는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니카라구아 커피의 대부분은 중북부 산악지역인 히노테가, 마타갈파, 노에바 세고비아, 이 세곳에서 주로 커피재배가 번성했다. 커피의 특징은 중간 정도의 바디감, 깔끔한 뒷맛, 그리고 훌륭한 밸런스다. 과하지 않은 산미나 약간의 과일향도 특징이다. 아무래도 커피농장이 산악지역에 분포 되어있다 보니 다른 중미국가 보다는 재배지역의 고도가 낮은 편이어서 그 산미가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나카라구아 커피생두는 주변국에 비해서 변질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다른 중남미국가 보다 커피재배 농장이 대부분 낮은 고도에 위치해 있어 생두가 습기를 많이 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수확 후 바로 드라이밀을 사용한 빠른 건조 때문이 원인중에 하나라고 한다. 보통은 커피체리 수확 후 과육만 제거한 후 파치먼트 (커피콩에 붙어있는 얇은 막)는 남아있는 상태에서 건조를 한다. 건조가 끝난 생두는 출하 전까지 파치먼트가 있는 상태로 보관하게 되는데 이는 수분을 유지해주고 생두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출하 일정이 잡히면 드라이밀에서 탈곡과 파치먼트를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 후 출하를 하게 된다. 하지만 니카라구아는 습도가 높은 탓에 수확 후 바로 드라이밀 공정까지 하는 것이다. 또한 영양분이 적은 척박한 토양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것도 빠르게 변질되는 원인인 중 하나라로 파악되고 있다. 대량으로 수입하는 업체에서는 구매 시 이러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폐기율이나 고객 불만율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니카라구아 커피는 100% 아라비카종이며 모두 유기농으로 재배가 되는데, 이 배경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다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니카라구아는 중미 중에서는 1인당 GDP는 2,000불 정도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게 살아가기 때문에 비료를 사서 농장에 사용할 입장이 못된다고 한다. 그러니 최대한 자연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재배하다 보니 자연스레 유기농 재배가 된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배경은 여행자 입장에서는 경비 부담이 적은 굉장한 장점이기도 하다. 해가 진 이후에만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치안에도 큰 문제는 없어서 한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기도 하다.

니카라구아를 여행하다 보면 동네마다 야구 시합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는데 이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축구보다는 야구가 훨씬 인기가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인구 700만명에 등록된 야구팀만 4,500개. 그러니 인구 10명당 1명 꼴로 여러 수준의 야구팀에 소속이 되어있는 셈이다. 남미 하면 축구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데 니카라구아는 특이하게도 야구라니… 커피이야기로 시작했다가 끝은 야구이야기로 마무리가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좀 가벼운 바디감 때문에 싱글로는 잘 안 마시지만 또 그런 커피를 좋아한다면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