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오셨다.
펜데믹이 끝나고도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국 방문을 못했는데 부모님은 벌써 펜데믹 이후 두번째 방문이다. 자식이 부모를 보고 싶은 것 보다 부모가 자식이 더 생각나는 건 일반적인 것일까? 나도 만약 내 아이들이 나중에 떨어져 산다면 내가 찾아가는 횟수가 더 많을 것 같긴 하다. 역시 부모가 되면 다 똑같나 보다. 오늘 같이 알아볼 나라는 우리 부모님 방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탄자니아다.
탄자니아라는 국가의 시작은 1886년 맺어진 영국과 독일 간의 협정에 의해 케냐와 탄자니아를 구분하기 위한 경계선이 나눠지면서 부터다. 독일은 1890년~1916년까지 탄자니아를 통치하였고 1916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어 영국에 양도하게 되었다. 독일이 탄자니아를 통치하였을 당시만 해도 농업이 주된 시대였기에 전 국토의 토질 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가장 적합한 농산물 중 하나가 커피였다. 커피 재배에 선봉에 선 부족은 부코바의 하야족 과 차가족이었는데 하야족은 로부스타 커피 재배에 성공하여 이후 아라비카 커피 등도 재배하여 부를 창출하게 된다.
커피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단체로는 KNCU, AKSCG, TCB 등이 있는데 그중 KNCU가 가장 역사가 깊고 공신력이 있다. 이러한 커피 단체를 통하여 품질관리 유통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좋은 품질의 커피가 해외로 수출되어지고 있다. 또한 탄자니아의 생두 등급은 케냐에서 쓰이는 분류법을 적용하여 스크린 크기 (생두 크기)에 따라 6단계로 나눠진다. AA, A, A (혹은AXEX), B, C 그리고 PB(피베리 – 커피체리에 보통 2개의 커피 콩이 반씩 있는 것이 일반적이나 피베리는 커피체리 안에 커피콩이 둥근 형태로 1개만 들어있는 콩을 말함) 이다. 가장 높은 등급인AA 의 생두는 실제로 공급양이 많지 않다.
킬리만자로 산과 메루산 주변 북부 화산 지대에서 생산되고 있는 커피가 탄자니아 대표 커피 원두라 할 수 있는데 길쭉한 모양과 회색 빛이 약간 도는 녹색이 특징이다. 또한 킬리만자로라는 이름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커피다. 탄자니아 커피위원회는 커피 재배, 생산 및 수확 후 가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커피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정부기구로서 고품질 다 수확를 위해 품종개량 연구와 영농기술, 방문 지도를 통하여 커피산업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1,100M – 1,900M의 고지대 재배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버본 (Bourbon) 품종과 켄트 (Kent) 품종이 교배 된 킬리만자로AA는 깊은 클래식한 커피맛이 특징이다.
탄자니아 커피 역시 아프리카 커피 답게 깊은 풍미와 진한 바디, 특히 신맛이 뛰어나며, 농도가 진하게 추출되는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가 뛰어나 스페셜티 아이스커피에도 잘 어울리는 커피라 할 수 있다. 지역적으로 나누어 보면, 남부 커피는 과일향, 꽃향기가 넘치는 산미와 중간 정도 의 풍성한 바디감이 특징이며, 북부 화산지대 토양의 커피원두는 와인향을 지닌 신맛이 강하여 좋은 로스팅에 따라 단정하고 깨끗한 뒷맛이 일품인 커피다.
탄자니아에는 아쉽게도 우아하고 편안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 아직 경제적으로 개발중인 나라이다 보니 아직은 커피 생산에 더 치중하는 중이라 아직 커피 소비문화가 발달되지 않은 것이 좀 아쉽다. 그래도 잘 찾아보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아담한 카페는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