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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다 최대 5배 비싼 북미 배송비…원인은 ‘만국우편연합’

2023-10-30 14:05:06

캐나다 내에서 물건을 배송 받으려면 큰 돈이 들 수 있지만, 중국에서 소포를 배송 받는 것은 훨씬 저렴하다. 캐나다 우편 배송료 계산기에 의하면, 1kg짜리 소포를 주 간 배송할 때 비용은 부피와 발송지에 따라 약 24달러가 들 수 있다.

압력솥의 부속품을 사려던 퀘벡주 셔브룩에 거주하는 닐 피트맨은 미국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때 배송비와 중국에서 발송될 때 배송비 차이를 믿을 수 없었다. 중국에서 발송될 때 부품 배송비는 1달러도 되지 않지만 미국에서 주문할 때는 22.99달러이다. 그는 eBay에서 물건을 자주 구입하는 편인데 중국에서 물건을 배송 받는 비용에 비해 미국 배송비가 얼마나 더 비싼 지 항상 놀란다.

“중국 배송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미국이나 캐나다 상품을 사고 싶지만 배송비 차이가 너무 크다.”

캘거리 대학의 하스케인 경영대학원의 운영 및 공급망 관리 조교수인 세라수 듀란은 중국에서 캐나다로 소포를 보내는 비용이 kg 당 5달러에서 6달러 정도로 “꽤 저렴하다”고 한다.

캐나다우체국의 운송료 계산표에 의하면, 무게 1kg의 소포를 국내 주 사이에서 배송할 때 약 24 달러, 캐나다에서 중국까지 보낼 때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약 28.50 달러가 든다.

이런 배송비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1874년 만국우편연합 이라는 국제기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체국 역사

스위스 베른에 있는 만국우편연합의 프로그램 책임자 겸 정책 및 규제 고문인 폴러스 스쿨에 따르면 당시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편지를 보내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특히 여러 나라를 거쳐 배달될 때는 우편물이 국경을 넘을 때마다 발송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해 큰 돈을 내야 했다.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때로는 다른 관할권이나 행정구역을 거쳐 편지를 보내는 것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웠다.”

이를 계기로 1874년 스위스 베른에서 대표자들이 모여 베른 조약을 체결하면서 만국우편연합이 탄생했다. 다른 나라의 편지와 작은 소포를 국가들이 무료로 운송하기로 한 협정이었다. 이 시점부터 모든 우편서비스가 세계적 서비스로 결정됐다. 각국이 서로 도와, 나가는 우편과 들어오는 우편을 무료로 한다면 결국 비용차이는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100년 후 불균형

이로부터 100년 후 변화가 생겼다. 이탈리아가 불균형을 느끼기 시작했다. 해외로 발송되는 우편물 보다 외국에서 오는 우편이 훨씬 많았다. 특히 해외에서 주문한 많은 무거운 잡지들을 무료로 날라야 했다.

이에 따라 1960년대에 만국우편연합 소속 국가들은 새 협정을 맺고 해외에서 받는 우편이 해외로 발송되는 우편보다 많을 때 그 차액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지불액은 1/2 금 프랑으로 결정되었는데 금 프랑은 당시 국제기구들이 사용하던 통화이다.

모든 나라가 이 금액을 감당할 여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연합은 부유한 나라들이 개발도상국들보다 국제우편물 배달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수수료를 책정했다.

스쿨 고문은 연합의 중심적인 생각은 모든 세계인과 사업체는 국제 우편 네트워크를 통해 우편 소포를 어느 목적지에도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시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다른 나라들보다 국제우편 요금이 적게 부과되었고 이 상태는 수 십 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중국의 우위, 그 후 변화

그러다 2010년대 들어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중국은 주요 경쟁우위에 서게 되었다. 중국은 저렴한 제품들을 저렴한 비용으로 북미로 배송하며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캐나다와 미국 우체국은 중국에서 오는 무거운 소포를 배달하면서 좋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수료 개편을 요구하며 연합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연합 측과 새로운 협상을 얻어냈다. 코펜하겐에서 우편 제도를 연구하는 경제학자 민다우구스 세르피킨에 따르면, 미국은 가장 큰 이득을 얻었다. 캐나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요금을 인상할 수 있었지만, 세르피킨 학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요금을 인상할 수 있었고 다른 선진국들보다 더 빨리 인상할 수 있었다.”

미국을 제외한 캐나다와 나머지 국가들은 매년 약 16% 요금인상이 허용되었다.

세르피킨은 “16%가 많은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캐나다와 같은 일부 국가들은 국내 요금과 국제 요금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200%에서 400% 사이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캐나다우편의 리사 리우 대변인은 국내 우편요금에 대해서 소포 요금은 규제대상이 아니며 우편 산업 내에서 완전 자유경쟁에 의해 책정된다고 밝혔다.

캐나다우편의 운송 요금은 인구밀도를 고려한 출발지와 도착지를 포함해 여러 요인을 근거해 책정된다. 소포의 무게, 부피, 처리비용, 운송비용, 배송비용 등이 요금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