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텔 르완다 (2004) 그리고 르완다 커피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 한편쯤은 있을 것이다. 나도 연말이 다가오면 생각 나고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 The Family Man 라는 영화인데 아직 본적이 없다면 꼭 보기를 추천한다. 주연은 니콜라스 케이지고 모두 같이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자세한 줄거리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한 줄로 요약하자면 정말 남부럽지 않은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 하지만 아내도 아이들도 없는 외로운 싱글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 니콜라스 케이지도 아주 오래전 결혼까지 할 뻔 했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자신의 공부와 성공의 기회를 위해 헤어짐을 선택했었다. 영화는 그 과거의 인생의 갈림길에서 성공의 기회 쪽으로 가지 않고 그 여자친구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선택을 했을 때의 삶으로 하루아침에 바뀌어 버리는 설정이다.
어느 천사(?)의 개입으로 말이다. 재밌는 것은 이 천사(?)역에 돈 치들 (Don Cheadle)이라는 흑인 배우가 출연을 하는데 천사와는 여러가지로 대조되는 이미지라 더 섭외를 한 듯하다. 이 돈 치들이라는 배우는 이름은 모른다고 해도 얼굴을 보면 ‘아, 이 배우!’ 라며 알정도로 유명한 배우다. 오션스 일레븐, 러시아워, 아이언맨 등 수많은 인기있었던 영화에 출연을 했지만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영화는 호텔 르완다 (2004)라는 작품이다. 사실 줄거리는 기억이 잘 나진 않는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래서 돈 치들과 영화 제목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그렇다…. 오늘은 르완다 커피 이야기다.
동아프리카의 내륙 국가인 르완다는 동쪽에는 탄자니아, 이디오피아, 케냐 등 커피로 유명한 국가들 옆에 있으며, 르완다 역시 유명한 커피 생산국 중의 하나다. 1904년 독일 선교사를 통해 커피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커피 재배가 시작되었다. 1962년까지 벨기에의 통치를 받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벨기에 총독부에 커피 생산량 일부를 빼앗겼기 때문에 커피의 품질 보다 생산량이 더 중요했던 시절이었다. 우리나라도 일본 강점기때 양곡을 일본에 빼앗겼던 슬픈 시절이 있었듯 르완다의 커피 생산은 벨기에에게는 그저 돈벌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후 내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했으며 황폐 해진 환경으로 커피재배와 수출이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내전 종료 후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으며 내전에서 남편을 잃은 수많은 어머니들이 가장 역할을 하기위해 커피 농사를 짓게 되었다.
이 때문에 르완다 커피는 “어머니의 눈물” 이라고도 불리워 졌다. 지금은 국민의 약 90%가 농업에 종사하며 소규모 농가에서만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르완다의 주 생산 지역은 Virunga, Muhazi, Akagera, Kivu, Kizi Rift Valle이렇게 다섯 군데로 요약할 수 있고, 고도는 해발 1,200m ~ 2,000m 정도이다. 이와 같이 커피 재배의 최상조건을 갖추고 있어서인지 르완다 커피가 점점 스폐셜티 커피 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추세다. 여기서 생산되는 커피의 95% 정도가 아라비카종, 그 중에서도 르완다 버번종이라는 최고급 커피다. 르완다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대부분 Washed process 방식으로 가공되며 이러한 가공방법은 르완다 커피의 생산량이나 품질을 계속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르완다에서 생산되는 커피도 지역마다 다양한 향기와 맛을 품고 있다. 특히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커피의 특징은 오렌지 꽃과 레몬향기, 부드럽고 풍부한 촉감, 비교적 바디가 강하면서도 신맛, 기분 좋은 단맛 등 왠지 에티오피아 커피 맛과도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르완다 커피는 로스팅에 대한 스팩트럼이 넓다. 약하게 볶으면 신맛과 단맛을 더 즐길 수 있고, 강하게 볶으면 강한대로 매력이 있는 커피다. 요새 더 느끼는 것이지만 확실히 아프리카 쪽 커피들이 확연하고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중남미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커피 맛에서 지역에 따라 약간의 특징이 각각 녹아있다고 하면 아프리카 커피들은 첫 모금과 향에서부터 존재감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