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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36

2024-03-21 09:58:37

커피 추출법 기초 상식 알고 각자의 취향에 맞게

모든 부모들이 기다렸던(?) 봄방학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앞으로 2주동안 모든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이 시기를 지혜롭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낯시간에는 아이들과 거리를 두어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저녁시간엔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 아이들과 맛있는 식사도 하고 좋은 곳도 놀러가서 추억을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에는 치밀하고 완벽한 계획이 있어야 가능한데…
당연하게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자연스럽다. 원하는 캠프 프로그램은 이미 인원이 차버렸거나, 아니면 가까스로 등록을 했지만 하루만에 아이가 재미없다며 가기 싫다고 이튿날부터 시위에 들어 가거나,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긴다거나…
변수는 늘 내 작은 머리로 다 대비(?) 했다고 생각한 조합들 이외의 상황이 펼쳐진다. 괜스레 내가 서론부터 독자분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킨건 아닌가 싶어서 얼른 오늘의 주제로 들어가자.
지난 화에서 예고했듯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커피 추출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오늘은 각 추출방법을 소개하기 앞서 추출에 관해 꼭 알아야 할 기초정보를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분쇄도: 입자가 고울 수록 그리고 물/고압증기의 온도가 높을수록 커피의 성분이 잘 추출된다. 같은 원두에 같은 레시피를 기준으로 분쇄도가 굵고 낮은 온도에서는 커피 성분이 물에 녹아 든 정도가 낮고 신맛이 부각되며, 분쇄도가 가늘고 높은 온도로 추출하면 수율이 높고 쓴맛이 부각된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용해성이 부족하고 산미가 강한 라이트 로스트 (약배전) 커피는 가는 분쇄도에 고온을, 용해성이 좋고 쓴맛이 강한 다크 로스트 (강배전) 커피는 굵은 본쇄도에 저온을, 미디엄 로스트 (중배전) 커피는 그사이 적절한 포인트를 쓰는 것이 각각 과소/과다 추출을 피할 수 있는 정석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마지막 커피의 농도 조절은 물의 양으로 조절을 마무리한다.
추출시간: 추출 시간에 따라 용출되는 맛의 순서가 있는데, 과일향과 신맛이 먼저 용출되고 그 다음이 단맛, 뒷부분이 탄닌 맛이 나오며 쓴맛과 바디감 순서로 용출이 된다.
이를 잘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리스트레토 (짧은 시간에 추출한 에스프레소 샷) 와 룽고 (비교적 긴 시간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 샷) 의 차이고, 적은 물을 써서 더 빨리 뽑은 리스트레토는 농도가 진하지만 쓴맛은 적고 산미가 더 강하고 많은 물로 느리게 뽑은 룽고는 농도가 연하면서 산미보다 쓴맛이 더 강하다.
이러한 원리는 바리스타에게는 상식적일 수 있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두면 훨씬 더 개인 취향에 맞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할 때 같은 커피 원두라 하더라도 머신을 잘 조작한다면 원하는 맛을 추출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추출시간을 짧게 셋팅을 하면 신맛과 과일향이 더 진해지고, 추출시간을 중간 정도로 셋팅을 하면 단맛이 좀 더 날것이며, 추출시간을 길게 셋팅을 한다면 쓴맛도 포함될 것이다. 그리고 커피 분쇄도가 가늘게 (fine) 할수록 추출할 때 고압이 가해져서 쓴 맛이 더 나고, 분쇄도가 굵을수록(Brown sugar 굵기정도) 신맛, 과일 향 그리고 단맛이 조금 더 나게 추출할 수 있다.
드립 (Drip) 커피를 추출할 때도 위에서 설명한 분쇄도나 추출시간의 정보를 염두에 두고 커피를 내리면 우리가 원하는 맛과 향을 더 즐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드립 커피로 추출할 경우 커피 입자를 Brown sugar 크기로 분쇄하여 사용하고 드립 시간을 적당히 조절을 한다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일본에는 핸드 드립이 많이 발달 되어있는데, 고객의 취향에 따라 커피빈을 선택하고, 커피 배전 정도, 드립 방법 등을 세분화해서 추출을 하면 어느 정도 범위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맞게 추출이 가능하다.
추출을 공부할 때 무조건 누군가의 방법만 따라 하는 것 보다, 앞서 배운 기초정보와 원리를 이해하면 자신이 원하는 커피 맛을 어느정도 범위내에서는 응용하여 더 본인 취향에 맞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