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3일 TuesdayContact Us

북극 식물, 기후 변화에 빠르게 적응… 생태계 재편 우려

2025-05-13 14:16:15

일부 관목류 식물은 따뜻해진 기온과 길어진 성장기로 인해 빠르게 번성하고 있는 반면, 꽃식물 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키 큰 관목이 늘어나며 그늘이 생기자, 그 아래서 자라는 식물들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Judith Winkler/UBC handout

기후 변화로 급속히 따뜻해지고 있는 북극에서 식물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북극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목 증가·꽃식물 감소 확인

생물 다양성 위협 우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와 에든버러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캐나다 고북극과 알래스카, 스칸디나비아 등지의 45개 지역에서 40년간 2,000개 이상의 식물 군락을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부 관목류 식물은 따뜻해진 기온과 길어진 성장기로 인해 빠르게 번성하고 있는 반면, 꽃식물 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키 큰 관목이 늘어나며 그늘이 생기자, 그 아래서 자라는 식물들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BC 임업대학의 아일라 마이어스-스미스 교수는 유콘 북극 지역 ‘퀴킥타룩Qikiqtaruk’에서 진행된 현장조사에서 “관목과 풀의 증가, 맨땅의 감소 등 눈에 띄는 변화가 동물의 서식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목이 우세해진 지역에선 꽃식물의 종 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식생 변화는 탄소 저장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북극 툰드라의 영구 동토층은 지구 전체 탄소의 약 3분의 1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이 변하면 동토층이 녹고, 저장되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외에도 순록의 주요 먹이인 지의류가 줄고, 벌처럼 꽃에 의존하는 곤충의 생존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특히 북극 벌은 여름철 다양한 시기에 꽃이 피는 식물에 의존하는데, 이들 식물이 사라지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기간도 줄어든다.

연구진은 식물 변화가 조류나 포유류의 분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측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리아나 가르시아 크리아도 박사(에든버러대)는 “이번 연구는 지구 평균보다 4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는 북극 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