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함에 대하여

2025-07-03 17:14:12

글 윤문영

나는 내가 미성숙하다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 생각에 이르기까지 아픔이 계속 꼬리를 물고 다녔다
아직 여물지 않은 열매가 이러했을까

나 자신을 생각 하기 전에
상대편의 허물을 보고
나의 서글픔을 먼저 보았으니
어리석은 것도 있고
제 철이 아닐 때 따 먹는
시큼 털털한 파란 사과일 수도 있다

미성숙과 철이 없다는 것은 같은 의미일까

철이 없다는 것은 애교가 조금 섞여 있다
미성숙 하다는 것은 아직 내 몸과 마음에
깊은 따뜻함이 들어올 시간도 없이
햇살이 문틈으로 들어오는 문을 차단한다.

미성숙은 차가움과도 같을 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따뜻함은 그저 녹여 주고 만져 주고 안아주고

나이가 들면서 차가움보다는 따듯함으로 바뀌고 싶다

오히려 옛날에는 따듯함보다는 뜨거움이었으니

사람이 다가오는 대신에 뜨거워서 달아났을 수도.

그러나 이제 나이로 하여금 따뜻한 문을 열어 주는

또 다른 문을 연다

오늘은 따듯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