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여명 거주할 곳 없어 길거리 배회…“생이 막막”
61-65세 연령층의 증가 가장 높아
로저 오크(71)는 낮이 되면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에 위치해 있는 유니온 가스펠 미션 건물 앞 벤치에 앉아 있다. 노숙자로 살아온 지 몇 년이 지난 가운데 그는 자고 쉴 곳이 없어서 낮에는 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점점 고령화 돼 가면서 앞으로의 생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는 자신이 거지가 아니기 때문에 남에게 구걸하는 경우는 없지만 거처가 없으니 미래가 불안하다는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크 씨와 같은 노숙자들의 연령이 점차 고령화 돼 가면서 이들의 생활고는 큰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유니온 가스펠 미션의 닉 웰스 대변인은 “연 간 1천여명이 이 건물을 임시 숙소로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그 수가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특히 61-65세 사이의 연령층들의 증가가 가장 높다고 말한다. 이 연령층들의 이 건물 숙소 이용은 현재 전체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를 잃은 상태에서 노후 자금이 부족할 뿐 아니라 그나마 살고 있던 오래 된 임대 숙소가 보수공사에 들어가 거처 장소가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또한 임대비를 제 때에 지불하지 못해 거주지에서 퇴거 당하는 노인들은 졸지에 노숙자로 전락되고 만다. 이 같은 경우에 처한 노인들이 이 곳에 들어오게 되며 이곳에서 생을 마치기도 한다. 자신의 정부 관련 연금 신청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웰스 대변인은 이들을 위한 온라인 신청을 대행해 주고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약도 공급해 준다. 일부 노인들은 화장실 및 욕조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이 건물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그는 덧붙인다.
BC주를 비롯해 알버타주와 싸스콰치완주 등 국내 여러 주들에 속한 관련 숙소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연령층이 점점 고령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들 주에는 747 개의 침대, 12 개의 24 시간 운영하는 비상 대피소가 있다. 이들 기관이 제공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캘거리 여성 보호소에서 51 세 이상 비율은 2024 년 25.4%에서 올해 28.4%로 증가했다. 레드 디어의 보호소에서는 55 세 이상의 비율이 2023 년 12%에서 2024 년 29%로 증가했다.
이는 예전에는 65세 이상을 노년층으로 불렀지만 거주용 임시 공간 서비스 분야에서는 55세 이상이 노년층이 돼 가고 있다고 관계 전문가인 사만다 로웨는 말한다. 즉 흔히 말하는 ‘시니어’라는 개념이 65세에서 55세로 내려가고 있는 셈이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노숙자를 경험하고, 그 인구층에서 빠르게 노령화 된 사람들에게는 좀 더 이른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